2016.07.27 12:53
조기 종영이 확정되면서부터 스토리 흐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가 무엇보다도 마음에 들었던건 마치 영화같은 연출 때문이었습니다. 같은 이야기라고 해도 장면 연출에 따라 정말 달라지죠. 이 드라마는 배우의 대사 하나 하나 동작 하나 하나가 정말 긴장감 넘치고 빈틈이 없더군요. 정말 오랜만에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깊이 빠져들고 있네요.
그리고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이 부자관계!
아버지 이건명 센터장 - 아니 지금은 병원장 - 이 한 마디 한 마디 뱉는 대사들은 어쩜 그리도 주옥같은지...저런 언어폭력 듣고 정신이 온전한 사람이 있을까 싶습니다. 그것도 상대가 아버지라면.
전 아주 유연한 사고방식을 지닌 부모님에게서 자랐기 때문에 사실 저렇게 엄격한 아버지나 혹 가족관계들을 보면 정말 낯설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난 12회에서 이들 부자에 얽힌 악연이 드러났죠. 13회가 정말 기다려지네요.
라이브 서저리를 전에 한번 본 적이 있습니다. 환자의 목에 구멍을 뚫어서 문제가 되는 조직을 떼어내는 수술이었는데...뭐랄까, 무슨 티슈 뽑듯이 환부를 제거하더군요. 예전엔 환자의 목에 가로로 길게 절개를 해서 수술하던 걸 이제는 이렇게 작은 구멍만으로도 수술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다큐였죠. 그때 든 생각은 사람의 몸도 마치 무슨 조립이나 기계의 일부같은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저 현수막 바라보면서 두 부자가 나누는 대화도 인상깊었습니다. 드라마 도입부에서 이렇게 재밌게 인물 소개를 하니 이 작품에 확 꽂히더군요. 이 작품이 스릴러든 심리 멜로극이든 말이죠.
장혁은 제게는 언제나 그저 그런 배우였는데, 이번 캐릭터에서는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건 좀 다른 얘기긴 한데, 얼마전 만난 선배가 말하길 "...이제는 영화나 드라마를 봐도 아무런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군요. 나이도 들었고 생활에 찌들려서 그렇게 된 것이긴 합니다만 안타까웠습니다. 생활의 큰 즐거움을 잃어버린것 아닙니까...
그런데 문제는 바로 이 분이죠....
박소담이 그렇게 충무로의 뜨는 귀재인 줄은 몰랐네요. 사정을 알아보니 캐스팅에도 적지 않은 무리가 있었더군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드라마의 암초역할을 하고 있으니....캐릭터의 정당한 행동도 민폐로 보이게 하는 이 황당한 연기를 대체 뭐라고 해야 할지...애초에 여고생 얼굴을 가진 이 젊은 배우를 40줄에 들어선 장혁의 상대역으로 세운 것부터 정말 에러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극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하니, 힘이 부치는 게 여실히 보이더군요. 진짜 이 사람 분량 때마다 핸드폰 뒤적거리고 있다니까요....ㅠ
수술 연기 지도를 받는 모습. 이런거 보면 진짜 배우들이 만능이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몸으로 표현하는 것에서는 말이죠.
문득 미드 E.R.이 생각났습니다. 에피소드 하나하나는 ER과 많이 닮았더군요. 종합병원만큼 사회상이 잘 드러나는 동네도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큰 논란이 되는 정리해고 문제부터 구의역 사고까지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