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18 01:02
또 다른 의미에서 국가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다큐입니다.
그닥 새로운 내용은 없습니다. 대부분 우리가 문자나 짤막한 영상을 통해 알고 있던 내용들입니다.
그런데 최승호 피디가 다큐라는 형식을 통해서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었던가 봅니다. 보도형식을 통해서 하지 못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요?
그가 왜 성공할 가능성이 거의 없으면서도 고생스럽고 수고스럽기만한 극장용 다큐를 제작하게 되었는지 미루어 짐작을 해볼만한 장면이 있었습니다.
국정원에 감금 당한채 조사를 받던중 자살한 탈북자의 (북한에 남아서 5년 넘게 아버지의 생사조차 모르던)딸과 어렵게 통화하는 장면에서 김기춘 앞에서도 눈썹 하나 꿈적 안하는 강철 심장을 갖고 있는듯이 보이던 최 피디가 심하게 감정적 동요를 하는 장면입니다.
최승호 피디가 하고 싶었던것은 말이 아니라 통곡이거나 고함이거나 비명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수십년간 남한에서 발생해왔던 간첩조작사건들에서 사건이 아니라 '사람'을 보게 만들고 생각해보게 해준 것도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엔딩크래딧은 참 특별합니다. 꼭 끝까지 지켜보시길 권합니다.
2016.10.18 01:23
2016.10.18 02:29
딸의 반응이나 그 상황이 너무 생각지도 못한 반응이라 더 마음 아픈 장면이었어요.
게다가 또다시 이놈의 정부가 간첩이니 내통이니 선전선동하면서 아직도 북풍몰이를 재가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끔찍합니다. 저만 해도 이런 느낌인데 젊은 시절을 안기부 때문에 처절하게 육신과 영혼을 갈갈이 찢겼던 그 피해자분들이 말년에 독재자의 딸이 대통령인 시대에 또다시 이 끔찍한 악몽을 또다시 겪으시면서 느끼실 좌절과 참담함이 진심으로 뼈아픕니다.
2016.10.18 09:55
최승호 피디가 굳이 다큐라는 형식으로 말하려고 했던 것은 올 초에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느 정도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왜 다큐를 만들었냐 라는 질문에 "예전엔 후배들이 다큐영화를 한다고 하면 '그럴 시간에 탐사보도물을 제대로 만들어 세상을 바꿔야지, 예술 하냐?며 핀잔주곤 했다. '황우석'이나 '검사와 스폰서'같은 보도물을 방송하면 다음 날 난리가 나고 세상이 바뀌는 게 팍팍 느껴졌다. 그런데 이번에 간첩조작사건인 '유우성 씨 사건'의 실상을 취재해서 다 밝혔는데도, 세상이 안 바뀌더라. 국정원이 변한 것도 없고 방송이 죽은 거다. 방송이 죽은 시대를 맞아 나는 비로소 영화에 주목했다.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강력한 여론을 형성할 수 있다." 그의 방송이 죽은 뒤 라는 말이 참 아프게 느껴집니다.
2016.10.18 13:31
어제 심야로 예매해두곤 깜빡 잠들어서 홀랑 표를 날렸네요-_ ㅠ 오늘 재도전하렵니다! ㅎㅎ 덕분에 엄청 기대기 시작했어요 사실 표가 좀 아까워서 그냥 나중에 볼까도 싶었었거든요 ㅎ
2016.10.18 16:45
오늘은 꼭 성공하시길~
2016.10.19 10:29
네, 어제 성공했습니다. ㅎㅎ 감사해용
2016.10.18 18:06
2016.10.19 10:26
모르고 갔는데 얻어걸려서 더 기뻤었습니다 >_< 전날 잠든 게 신의 한 수였어요 ㅎㅎ
2016.10.19 17:32
와! 전날 놓친 보람이 있으셨겠는데요! 'ㅁ' 부럽습니다. 댓글 달아놓고 저는 정작 못 갔습니다. 조만간 보러 가려고요. 다른 게스트로 gv 한다는 소식도 있어서 다시 기회를 노려봅니다.
2016.10.19 00:32
최승호 피디 영화 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