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0 11:05
눈물나는 일
생각보다 일찍 정권의 말로가 온다. 오늘 이대생들이 쟁취한 큰 승리에서 거대한 역사의 변동을 본다.
살짝 눈물이 나려 하니깐 슬프고 속상한 옛 일들이 떠오른다.
1. 2002년도 대선 당시 선거공영제도 없었고 펀딩제도도 없었다.
노무현 후보는 진짜 돈이 없었다.
국민후보 흔들기에 참여한 한
의원이 라디오방송에 나와 노무현이 설렁탕 한그릇 사준적 없다고
불평을 터뜨렸다.
미키형 등등의 제안으로 희망돼지 모금운동이
시작됐다.
72억인가 모았다. 후보도 놀라고 우리는 더 놀랐다.
중앙선관위는 보이는 족족 신고해 검찰에 넘겼다. 도무지 이해가 안
됐다. 뭐가 불법이야?
많은 이들이 기소당했고 유죄를 선고받았다. 공무원임용에 블이익을 당한 벗도 있었다.
노 대통령은 퇴임 직전 당시 기소당한 노사모 사람들을 초청했다.
님도 울고 참석자도 울고 그 날 뉴스를 본 나도 울었다.
서럽고 쓰라렸다. 대통령의 그 사진을 보면 늘 울컥한다.
2. 2003년12월19일 여의도공원 광장에서 리멤버 1219 행사가 열렸다.
어마어마하게 추운 날씨였다. 원래 약식으로
진행하려다가 오후에 대통령이 참석한다는 소식이
YTN을 통해 흘러나왔다.
많은 이들이 모였다.
오후 8시경 대통령이 오셔서 2급수
발언을 꺼내며 본격적인 정치자금법 개혁 등
정치개혁 화두를 꺼냈다.
뒤에서 영등포경찰서 서장이란 자가 현직 대통령이 말씀하는
중에 심야집회라며 마이크를
끄라고 지랄했다.
너무 황당한 일이었지만 노무현 시대니깐 법이 우선이니깐 아무나 아무 말이나 꺼낼 수
있는
민주주의 시대가 왔다며 이해하려 무지 애썼다.
3. 현직 서울시장인 이명박이 대운하를 파겠다며 공약을 걸었다.
너무 어이없는 공약이라 우리 귀를 의심했다.
노 대통령이 참여정부 평가포럼에서 참으로 황당한 공약이라고 평가했다.
중앙선관위는
이를 중립의무 위반이라고 경고했다.
물론 이명박에겐 아무런 조치도 없었다.
4. 퇴임을 6개월 앞둔 시점에서 국립국어원이 "놈현스럽다"를 국어사전에 등재했다.
무슨 뜻인지 아직도 모르고 전혀 관심 없다. 너무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았다.
5. 그 해 겨울. 정권 초기 희망돼지 모금으로 기소 당한 벗이 술 먹고 눈물을 흘리며
우린 무엇이었냐고 묻길래 아무 답도 할 수 없었다.
안에서 뱅글뱅글 맴도는 작은 말은 있었지만 그저 포근히 안아주었다.
가슴이 뻐근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