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선 인사부터 드려요 :)

가입한 지는 꽤 오래되었고 이 게시판을 드나든 지는 그보다 훨씬 더 오래되었는데 제대로 된 글은 처음 남겨보네요.

인터넷에 흔적을 남기는 걸 좋아하지는 않는 편이라 매번 댓글을 남기지는 않지만 항상 많은 분들의 글 잘 읽고 있어요.


제가 사는 곳에서는 어제가 라라랜드 마지막 상영이어서 밤늦게 라라랜드를 보고 왔어요.

주위 사람들의 인생영화라는 추천이며, 눈에 띄는 예매율과 평점이며, 기사에서 힐끗 본 수상 내역이며, 가기 전부터 기대치가 엄청 높았던 상태였지요.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에게는 그렇게 와 닿지 않았던 영화였어요.

전체적으로 스토리가 많이 엉성하게 느껴졌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500일의 썸머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왜 비슷하다는 말이 있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더라고요.

제가 본 리뷰에 현실적인 남녀 간의 연애 이야기라는 평이 꽤 많았던 걸 보면 그 부분 때문인가 싶지만 저에게는 라라랜드가 전혀 현실적이지 않았거든요.


(여자친구 집까지 찾아가서 밤을 새우는 걸 보면 투어밴드는 그만둔 게 아닌가 싶은데 어떻게 돈을 모았는지 모르겠지만)

결국에는 꿈에 그리던 카페를 인수해서 수입이 꽤 나오는 재즈바를 운영하게 되는 남자주인공과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했던 일인극에 우연히 영향력 있는 캐스팅디렉터가 오고 그 덕에 바로 주연으로 캐스팅되어)

결국에는 엄청난 인기를 얻고 무비스타가 되는 여자주인공의 이야기는 비현실적으로 다가와요.

중간에 두 사람이 감정적 갈등을 겪는 부분이나 서로의 길을 가기로 결정하는 부분은 현실적이긴 하지만 그 정도는 다른 많은 로맨스 영화에도 나오니까요.


여타 취미와 마찬가지로 영화도 개인마다 취향이 있는 것이니 라라랜드 별로던데 도대체 왜 좋아요 라는 식의 의문은 절대 아니에요.

잘 짜여진 스토리보다는 전체적인 분위기나 음악, 영상미 등을 더 중시하시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감동받으셨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라라랜드가 이렇게 선풍적인 대중적 인기를 얻는 걸 보면 제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다른 요소들도 있지 않을까 궁금해졌어요.

저는 느끼지 못했던 스토리 상의 울림이라든지, 제가 미처 찾지 못했던 작은 장치들이라든지, 또는 그 외의 어떤 부분이라도 괜찮아요.

정말 제가 크게 놓친 게 있구나 싶으면 한 번 더 보고 싶어요.


물론 다른 의견도 환영이에요. 저처럼 라라랜드가 그다지 와닿지 않았던 분들도 계실 테니까요.


영화를 보고 나면 그 영화에 대해서 깊게 이야기 나누는 걸 좋아하고 대부분 그래왔는데,

라라랜드만큼은 제 주변에 인생영화라고 추천하는 분들만 계셔서 이런 이야기를 나누기가 조심스럽네요.

이곳에서도 라라랜드 보고 왔다고 하셨던 글을 몇 개 읽었던 기억이 나서 여기에 질문하는 게 나을 것 같았어요.

혹시나 라라랜드를 굉장히 감명깊게 보고 오신 분께 이 글이 실례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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