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28 10:17
JTBC 대선 토론회 이후로 동성애 이슈가 각 커뮤니티에서 끓어올랐는데..
나오는 발언을 보면서 명치가 떡.. 아픕니다.
세세한 이야기 뒤늦게 언급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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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인가 어느분이 댓글에 '일반 대중은 동성애에 대해 찬반이 없어요. 그냥 무관심입니다.' 라고 하셨는데..
그 무관심은 정말 무관심이 아닙니다.
어제 회식을 하러 이동하는 라디오에서 관련 뉴스가 나오니까, 후배 직원이 이러더군요.
'동성애 반대하거나 차별하는건 아닌데, 그냥 자기들끼리 조용히 살면 되는거 아닌가요? 내 눈앞에만 없으면 자기들끼리 뭘하든 무슨 상관이에요'
이정도 인식이 '동성애에 반대하지 않는 일반 대중의 무관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장애인을 차별하거나 반대하는건 아닌데, 길거리에 다니면 불편하니까 안 돌아다니면 되잖아요?' 라는 말을 하는 사람이 과연 장애인에 대한 무관심한 사람일까요?
기본적으로 '싫다' 라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무관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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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주변에 성소수자가 없습니다. 사실 있는데 커밍아웃 못하고 몰래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성적소수자, 동성애자하면 떠오르는건 홍석천 밖에 없을 겁니다.
그래서 제 지인이 어느날 갑자기 '나 사실..' 하고 커밍아웃을 해오면 당황할거에요.
대한민국 아저씨의 오지랖이 목까지 올라올지도 모르고, 입밖으로 튀어나올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8-90년대 군부독재 교과서에서 배운 저도, 사람이 종교나 성적정체성, 인종, 성별 등등으로 차별 받아서는 안되고 차별 해서도 안된다고 배웠습니다. 요즘 교과서는 달리 가르치나요? 박정희때 교과서는 달리 가르쳤나요?
물론, 교과서외에 가족, 부모, 사회, 교회 등에서 배운 것이 있으니 개인적인 반응이나 사상이 다를 수는 있지만요.
최소한 실제로 싫어하든, 차별을 하든, 적극적으로 혐오를 하든 교과서에서 배운대로 겉으로는 아닌척 하는 이성, 아닌척 해야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못 된다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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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특정 후보에 대한 옹호발언을 보면서...
저도 그 후보 지지하는 사람이지만, 옹호해주고 싶은 마음은 안들어요. 그냥 조용히 투표장에 가서 그 후보를 찍을 겁니다.
몇년전인가요, 대선후보 지지율 1-2위를 하던 김무성 의원이 청년 알바들에게 이랬습니다. '좋은 경험 했다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지, 방법이 없어요'
현실적으로, 1번이 되든 3번이 되든 5번이 대통령이 되든 차별 받는 사람들의 상황이 확 바뀌지 않을 거라고 생각할 수는 있어요. 너무 많은 기대를 해봐야 실망만 클 수 밖에 없으니까요.
하지만, 차별 받는 사람들에게 '현실적으로 어려우니까 조금 더 차별을 받을 수 밖에 없어, 참아' 라고 말해야 하는 건가요?
공감이나 배려까지는 아니더라도, 차별 받지 않는 사람이 차별 받는 사람에게 할 말은 아닌 것 같아요. 예의가 아니잖아요.
세월호 유족 앞에서 '그래도 여러분 가족의 희생으로 대한민국의 안전의식이 한발짝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효과가 있었으니까, 긍정적인 면도 봅시다.' 라고 할 것인지..
'한국의 평범한 아저씨'들이라는 사람들이 말도 아니고 글로 올리는 내용들을 보면서, 또 다른 아저씨는 명치가 뻐근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는 한주였습니다.
그렇다고 그런 커뮤니티에 글썼다가는 위장장애로 쓰러질 것 같아서, 여기다가 글 써봅니다. 부끄럽습니다.
2017.04.28 10:20
2017.04.28 10:25
본인들은 '혐오'라고 인식하지 않으니까요. '내 눈앞에 얼쩡거리지 않는한 상관 않겠다' 라는게 차별이나 혐오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겁니다.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지..
그래서 '혐오' 라는 단어 보다는 '싫다' 라고 썼습니다. 혐오라고 하면 펄쩍 뛸테니까요.
2017.04.28 10:39
2017.04.28 14:26
2017.04.28 18:50
그 후배직원의 태도는 무관심이 아니라 혐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