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10 21:04
저는 현재 유럽의 근검절약의 나라에 살고 있고 아주 오랜동안 한국에서 살았습니다.
밝히기 싫으니 이나라를 X라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두나라간의 소비에 대해 비교를 해볼까 합니다.
*그지라는 말만큼 의미를 전달하는게 없어서 그지 단어가 여러번 등장합니다.
불편하신 분들은 제 글 패스해주세요.
1. 한국에서 소비패턴과 사회분위기
한국에서 학창시절 락음악을 좋아해서 다른 애들과 비교하자면 그지 꼴로 다녔습니다.
그래서 저의 소비패턴과 패션이 엄마가 추구하는 것과 많이 달랐습니다.
예를 들어 백화점에서 비싼 브랜드 겨울 자켓을 사야한다는 엄마와 여러번 다투었습니다.
저는 그 돈이면 구제옷 매장에서 10벌 20벌도 살수 있다는 얘기를 매번했고 엄마는 그지같은 옷 입고 다니지말라고
얘기하다가 결국 제 고집을 꺽지 못했습니다.
저는 대체 왜 백화점에 걸린 말도 안되게 비싼 그 옷을 사야하는지 전혀 알수 없었습니다.
그때는 지금처럼 SPA 브랜드가 없던 시절이라 대부분 백화점이나 브랜드 매장에서 옷을 많이 사야 하긴 했는데
아직도 기억납니다. 그 엄청난 가격의 자켓들. 나이키 신발들.
저는 차라리 그 돈으로 음악으로 음악CD를 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회사 생활의 경험
아주 큰 회사에 근무를 했을 때 였습니다.
옆에 많은 동료직원들 명품 구두, 벨트를 하고 다녔습니다.
그때 당시 동료나 저나 월급은 그렇게 많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근근히 들리는 호텔의 결혼식, 신혼여행 얘기는 저에게 정말 엄청난 암박이었습니다.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건 명절에 친척들 말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인생 압박의 단어. 대학,연애,결혼,자식.
그리고 이 미션은 항상 제 주변을 맴돌고 있고 고통스럽습니다.
그리고 미션은 항상 돈을 필요로 합니다.
돈이 없어도 가능하지만 있어야 한국에서는 허리를 빳빳히 펼 수 있습니다.
근데 저는 항상 그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그 돈들은 대체 그 돈들은 어디서 나는 건가?
2. X의 소비패턴과 분위기
한국에서 떠난 지 꽤 되었고 여기서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을 겪었고
긴 시간의 판매자 경험이 두 나라를 비교하는데 도움 될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얘기하면 이 사람들은 정말 지독히도 돈을 안 쓴다는 겁니다.
추가로 제가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서민들입니다. 대중교통, 슈퍼, 길거리에서 보는 사람들이요.
패션,트렌드에 대한 관심이 한국보다 적기 때문에 대부분 옷,가방들을 정말 닳고 닳을때까지 쓰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구멍난 가방을 들고 다는 사람은 어찌나 많은지. 제 동료중 괜찮은 겨울 자켓(30만원정도)을 하나로 겨울동안 수 년 동안 입더군요.
시쳇말로 여기 사람들은 촌스럽고 한국은 세련됐습니다. 많은 것을 내포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서울에 있으면 패션에 신경써야합니다. 그지꼴로 다니면 면이 안서는 경우가 많거든요.
예를 들어 회사에 화장 안하고 다니면 누군가가 어디 아프냐는 소리하는 거 많이 들었습니다.
지가 화장품을 사주는 것도 아니면서 그딴 소리를 지껄이는지 이해 할 수가 없습니다.
이 강박은 여성 개개인 고통으로 전달됩니다.
예를들어 새벽 지하철에서 출근시간에 만났던 대부분 여성분들의 경우 화장에 긴머리 샴푸, 건조까지 할라면 대체 몇시에 일어나야하는지 저는 상상도 안갑니다. 그리고 다른얘기인데 특히 서울 지하철,버스등에서 대놓고 모르는 사람의 몸을 위아래로 훓는 것은 아주 안좋은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문신 염색 피어싱 같은 것을 하고 다니면서 주변 어른에게 지적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리고 대중교통에서 따까운 시선도요.
여기서는 많이 긴장을 풀고 삽니다. 패션이라는 단어가 어색 할 정도로 옷은 걸치는 것 일뿐이라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옷을 입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거의 없습니다. 구멍난 옷, 페인트 묻은 옷, 색 바랜 옷 막입고 다닙니다.
양복입은 남녀 직장인들은 백팩을 많이 매고 다닙니다. 아마 대학생때부터 쓰던 걸 쓰는 느낌입니다.
*한번은 한국여자분이 엄청 편한 백팩(등산용,바깥 좌우 생수통주머니있음)을 여기서 싸게 사게되서 한국방문때 편해서 매일 같이 매고 다녔는데
친구들이 가방사줄테니 그거 안매고 다니면 안되냐고 그랬다는...아저씨같다고..
양복도 정말 편해 보이는 걸로(수제양복은 아닌듯) 입고 구두역시 엄청 좋은 것들은 아닙니다.
소비패턴이 기능성, 편의성 그리고 오래 써야하는 것에 대부분 맞춰져 있습니다.
한국사회에서는 패션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던 것 같은데, 여기는 많이 안합니다. 연예인 얘기도 잘 안하기때문에...
정리. 패션에 관심이 많이 없어서인지 사람들이 패션에 돈을 많이 안 쓴다. 옷을 산다면 기능성이 아주 중요하다.
패션대신 여행이나 자신의 취미생활에 소비를 많이 합니다. 저축도 정말 많이 하구요.
하지만 너무 신경을 안쓰는 사람이 많아서 나는 시골에 살고 있는 가 라는 생각과 동시에 도시,사람에 대한 흥미를 잃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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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인주의
제 생각에는 개인주의가 이 사회에 많은 영향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X에서는 개인의 인생, 선택에 대해 함부로 지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인생 가이드가 덜 강요됩니다.
그래서 한국처럼 대놓고 외양(패션)을 지적하지 않고 라이프 스타일*결혼,대학,자식에 대해 강요하지 않습니다.
너는 너, 나는 나 라는게 젤 중요합니다. 심지어 가족도요.
*어학원을 다녔을 당시 강사가 40-50세 인데 여친이랑 오랜기간 동거했는데 자식이 없고 결혼을 안 했다고 하자
한국,중국 사람들이 흥분하면서 왜 대체 왜! 소리 쳤던게 기억납니다. 저도 그때 당시 역시 속으로 놀라긴 했습니다.
X의 친한친구들경우 한국과 같이 저의 인생 진로에 훈수를 두는 경우가 물론 있습니다.
근데 이것들이 한국처럼 떠밀리는 느낌이 아니고 조언일 경우가 많습니다.
훈수 두는 많이 사람이 없기때문에 지인생 지가 알아서야 해야된다는 부담감과 경제력의 압박으로 X 아이들의
자립심은 대단합니다.
물론 이 개인주의가 좋지않은 점도 아주 많습니다.
밤에 일 끝나고 큰 행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올때 한국의 술문화가 그립습니다.
예전tv에서 누가 그랬는데 개인주의의 대안으로 동양의 가족문화가 필요할때라고 하더라고요.
따뜻하지만 가끔씩 지긋지긋한 가족문화에 대해 잘 알고 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차가운 냉면과 뜨거운 우동 차이처럼 각기 장점 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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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나라 단점
너무 좋은 얘기만 쓴 것 같아서 단점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싼게 비지떡.
X 음식이 지독하게 맛없는데, 음식은 살기위해 먹는다는 게 보통 개념인 것 같습니다.
같이 음식을 먹을 때 저는 평가를 하는게 보통인데 이놈들은 괜찮타 말정도 하고 끝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대부분이니 저렴하고 양많은 것들이 대부분인 것에 소비를 합니다.
그래서 맛있는 곳과 미식은 한국과 비교하면 형편 없습니다.
X 한인들이 많이 하는 말은 "돈많으면 한국이 최고지"입니다.
이기주의 또는 차가움
개인주의를 넘어선 이기주의를 많이 경험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다른사람을 배려하는 점입니다.
마치 한국 지하철에서 뛰어가서 자리에 앉는 것 처럼 지하철에서 탈때 내릴때 그닥 상대방에
관심이 없습니다.
어떤 카테고리에 넣어야 할지 모르겠는데 차가움이라는 단어가 맞는 것 같습니다.
할 말만 하는 문화가 있는(지킬 말만 하는) X은 감정적 소통이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행사때문에 남부유럽에 3일 있고 그다음날 바로 X 한도시에서 행사를 가게 됐습니다.
두군데 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따뜻한 유럽나라 사람들은 계속 저의 기분 상태를 물어보고 같이 신나게 얘기하고 농담하는 것들이
한국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따뜻한 느낌이요.
그리고 나서 바로 X로 돌아 왔는데 정말 차가웠습니다.
감정적인 교류라기 보다는 비즈니스 비즈니스요.
X 동료들과 함께 약 1주일 정도 한국에서 같이 생활 하게 된적이 있었습니다. 여행 비슷했습니다.
그때 항상 같이 그룹으로 움직여서인지, 서울이라는 도시가 주는 느낌 때문인지 사람의 행동들이 많이 달랐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한국에서는 더욱더 감정적 행동했고 (그들을 배려하고 그룹에 몰두)
그 와 반대로 X에서는 항상 감정 표현에 주의하고 남보다 제자신의 시간에 몰두하는 느낌.
마치 한국에서는 배고파서 웃으면서 따뜻한 달고 맛난 호빵느낌이고
X에는 배고프지않기 위해 먹는 딱딱한 빵이요.
쓰다보니 주절이 주절이 많이 썼네요. 이제 다시 일을 해야해서 급히 글을 마치겠습니다.
2017.12.10 21:22
2017.12.10 21:32
결혼비용이 어마어마 한게 가장 개인적으로 부당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또 많이 축의금이 들어오기도 하지만.
거기완 생활 패턴이 다르겠지만 옷에 대한 다른 느낌이 있어요.
아주 싼건 오래 못입습니다.
2017.12.10 21:32
누구나 그말하죠 돈 있으면 한국이 최고지
2017.12.10 21:36
전 양자택일 하라면 한국적 정서?보다는 X가 더 맞는거 같습니다. 한국에서 살면서 가장 그지같았던게 회식, 술자리 그런거였어요. 그리고 별의별 이유와 위계와 관계로 파고드는 한국식 오지랍문화, 훈장질 문화가 무지 끔찍했었는데 중국정도만 해도 훨씬 숨통이 트이더군요.
깃털처럼 가벼운 소비행태는 자본주의에서 기업들에게 지상낙원급이 바로 한국같은 나라가 아닐까 싶어요. 2만달러 소득수준으로 5만달러급 소비를 하고, 그걸 서로 부추기고 감시하는 이상한 전체주의 국가 같아요.
한국의 시민들이 지난 30여년간 정치권력에서 주체로서 각성을 해왔다면, 이제 자본과 미디어에 대한 각성이 이루어는 과정은 아직 한참 남은거 같습니다.
2017.12.11 10:52
2017.12.11 23:04
치앙마이에서 마신 2000원짜리 커피가 18000원짜리 청담동 커피같았다는 얘기를 우리 모스리님께선 이렇게 쓰시는군요. 2만원인가 3만원짜리 아니고 18000원짜리라고 글에 적혀있네요. 뭐 그게 중요하다는 생각은 안하시겠지만.
2017.12.12 08:54
2017.12.12 23:59
2017.12.14 13:31
한국인의 소비패턴이 엿같다면서도 자신은 18000원(정확한 가격을 몰라서 진심으로 죄송합니다!!)짜리 마시는걸 티내는 분이라는거 그걸 모르겠어요? 설명하기도 구찮아.. 바보들에겐.. 즐~
2017.12.10 22:06
2017.12.10 23:51
전 술과 유흥, 밤문화가 없는 곳에서 좀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2017.12.11 01:47
전 지금 미국에 있는데 말씀하신 거랑 비슷한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전반적으론 여기가 편한데 살짝살짝 한국이 그리울 때도 있습니다.
사무실 직원들은 정말 '너' '나' 이게 뚜렷하고 업무적인 일 외의 것으로 엮이는 걸 아주 싫어해서 페이지(삐삐)로 연락하더라고요. 서로 핸드폰 번호를 모른다는 걸 알고 멘붕...
어느 영국 친구는 gmail로 미국인 직원에게 업무관련 질문을 했더니 '사적인 메일로 업무관련 내용을 보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황당하다며 제게 하소연을....ㅎㅎ
옷값은 정말이지 여태껏 한국에서 수십만원씩 줘야했던 과거가 생각나서 분통이 터질 때가 많습니다. 여기도 아무렇게나 입고 다니고 기본적인 셔츠 바지, 신발 등은 놀라울 정도로 싸더라고요.
재래시장에 가면 식재료들도 엄청 쌉니다. 한국 재래시장도 이렇게 판다면 현금들고 알아서 갈텐데...
원글님과 여기가 다르다면, 여긴 먹는 것에 대해 엄청 깐깐하게 굴더라고요. 뭔가를 먹고 한마디씩 할 때 들어보면 다들 미식가들처럼 자세하게 이야기합니다.
이번 추수감사절 때 미국인 집, 한국인 집, 스페인 집 이렇게 초대받아 갔었는데..스페인 집이 젤 좋았습니다. 남유럽 사람들의 그 친근한 느낌 참 좋아요!!
2017.12.11 10:12
일년에 두 번, 회사에서 단체로 야유회를 갑니다. 저는 이게 정말 스트레스입니다. 날짜가 잡히면 몇 주전부터 어떻게 빠져야 할까 궁리 또 궁리입니다.
어떻게해서든 이유를 만들어(예를 들어 결혼식 참석) 빠지면 그 다음주 월요일부터 한동안 사람들이 '결혼식 가느라 못왔다며? 왜 그랬어?"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나마 괜찮아진건 그 야유회가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1박 2일이었다는 겁니다. 당일치기로 바뀐게 어디인지!
2017.12.11 12:37
제가 참 옷을 안사는 편인데요. 사도 비싼 옷은 안사고요.
그런데 한번도 옷에 대한 지적질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이것도 남,녀 차이가 있는 걸까요.
2017.12.11 12:54
2017.12.11 13:22
한국 에서 제일 많이 듣는 말 중에 하나가 옷을 왜 그렇게 입어? 왜 그 꼴로 하고 다녀?
저 X라는 나라에서 살면 그런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을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