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자서전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들>을 보고 있습니다.(근데 최근에 나온 손흥민의 에세이집 제목이 축구를 하며 생각한 것들이었던가요? 왠지 출판사 쪽에서 컨닝한 제목인 듯

우선 스스로 순수한 영화인이 아닌 TV인이라는, 혹은 TV인 출신이라는 인식이 강한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영화를 모국어로 하는 네이티브 창작자의 언어와는 달리 텔레비전 방언이 밴 '변칙적인 언어'를 사용한다, 스스로를 설명합니다.


 

 또 인상적인 내용은 작품에 대한 것 외에 세계 영화제를 다니다라는 부분이었는데, 20여 년간 120개 정도의 영화제를 다니며 성장한 고레에다 감독의 국제적인 감각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최근의 더욱 고립화된 경향의 일본 영화를 생각해보면, 일본 영화계에서의 고레에다 감독의 존재는 귀하지 않을 수 없을 듯합니다.(외국인의 시각으로 보면 거의 혼자 고군분투 하는 느낌 아닐런지)

 


 잠깐 딴 얘기를 좀 하자면, 최근 개봉했던 <봉오동 전투>의 일본 배우들 캐스팅 당시, 원신연 감독은 당연히 캐스팅이 어려울 거라 생각했건만 오히려 많은 연락이 와서 놀랐다는 인터뷰를 한 바 있습니다. 일본군 2인자 역의 이케우치 히로유키의 경우 <엽문>에서 이미 비슷한 역을 해서 그렇다 쳐도, 대장 역의 기타무라 카즈키의 경우는 자국에서 상당한 위치의 배우임에도 적극적으로 촬영에 임했고, 일본 배우 캐스팅을 진행하지 않은 배역조차 탐내는 에이전시들이 꽤 있었다고 합니다.

 이는 달라진 한국영화의 위상과도 관계가 있을 것이고, 동시에 배우들이 제대로 된(?) 역을 맡기 힘들어진 일본 영화판의 현실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타무라 카즈키는 몇 년 전 부천 국제영화제에서 <고양이 사무라이2>라는 작품으로 홀홀단신 GV를 하고 간 적도 있는 배우인데, 이 때 장난삼아 본인 영화를 자꾸 자학하는 게 좀 재밌었어요. 일본에서도 한국 영화 퀄리티에 대한 평가가 높은데, 그런 한국에 용감하게도 바보같은 영화를 들고 왔다는 등등. 일본 영화는 이제 거의 자국에서나 팔릴 애니 실사, 만화 원작 영화, 아이돌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로맨스물, TV드라마의 시리즈 격으로 찍는 방화같은 영화들 위주로 제작되는 듯하고, 배우들이 제대로 된 장르 영화나 정극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정말 드물어진 분위기 같습니다. 내수로 지탱이 가능한 나라다 보니 더 이상 발전할 생각을 안합니다. 그러니 나쁜 일본인 역이니 해도 한국영화는, 연기 좀 하고 싶은 배우들에겐 기회일 수밖에 없겠지요. 특히 <곡성> 이후 쿠니무라 준의 위상이 달라진 걸 본 후로는 더욱 인식이 바뀐 듯합니다.

 또, 이런 일본의 고립화 경향은 비단 영화뿐 아니라, 정치 사회 전반에 걸쳐 현재 진행 중임을 우리는 이미 경험 중입니다.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도 정상적인 국제 정세 판단이 가능한 국가라면 하지 않았을 일이니까요. 솔직히,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책 내용 중에서도 일본인들의 이런 고립적(?) 경향을 좀 엿볼 수 있었던 부분이 영화제에 관한 부분이었습니다.



 책으로 돌아와서, ‘세계 영화제를 다니다챕터에서는 우선 세계 3대 영화제 및 북미, 유럽 영화제들의 성격과 구도에 대한 정리가 있고, 외국 영화제를 다니면서 느낀 점, 일본 자국 영화제에 대한 지적, 부산 국제영화제의 발전에 대한 내용 등이 차례로 나옵니다.

 


 정치, 음악, 건축 등에 관한 의견도 말해야 한다라는 소제목 아래에서 감독은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참가했을 때의 경험을 이야기 합니다. <환상의 빛>으로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갔을 때, 시상식에서 프랑스 영화가 수상하자 영화제와 관계없는 한 여성이 갑자기 프랑스 핵실험 반대!”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단상 위로 뛰어 올라갑니다. 감독 본인도 핵실험에 반대하긴 하지만 그 프랑스 감독이 핵실험 영화를 만든 건 아니잖나 하고 생각하는 와중에 사람들이 기립 박수를 치고, 이 상황에 감독은 깜짝 놀라고 맙니다. “영화감독이란 그런 경우에도 어떤 태도 표명이나 발언을 해야만 하는 직업이라는 사실을 처음 참가한 영화제에서 통렬하게 느꼈다고 합니다

 뒤이어 일본의 영화감독은 기본적으로 영화 이야기밖에 하지 않는 사람이 많고, 전체적으로 예술에 대해 배웠거나 교양이 풍부한 사람은 별로 없어 보인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아래 세대부터는 조금 달라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일본 영화감독은 대학에서 영화를 전문적으로 배운 게 아니라 독학했거나 자주제작 출신이라고 하며, 프랑스나 한국의 영화학교, 미국의 NYU 영화학과 재학생들은 엘리트에 부자라는 점을 언급합니다. 그것과 재미있는 작품을 만드는 건 다른 문제라는 점을 못 박고는 있지만, 어쨌든 영화가 발전한 국가들에서 영화감독은 사회적 지위도 인정받고 대부분 교양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을 얘기합니다.

 


 이처럼 고레에다 감독은 외국 감독들의 엘리트적인 면모에 큰 인상을 받은 듯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대목에서 뭐든 직접적인 표현을 터부시 하는, 독특하고 경직된 일본 문화를 함께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영화제에서 정치적인 의사표현을 한다고 충격 받은 한 젊은 일본 감독의 모습이, 역으로 신선하게(?) 다가오기도 했으니까요..

 


 아래부터는 도쿄 국제영화제, 부산 국제영화제에 대한 책 내용 발췌입니다. 정리를 해보려다가 그냥 그대로 덧붙이는 게 힘이 덜 들 것 같아서ㅋㅋ 옛날에 기타노 다케시가 부산 국제영화제에 빗대어, 자기 나라에도 도쿄 영화제라고 있는데 손님이 4명 정도 온다고 비꼬았던 기억이 납니다. 왜 그런 발언을 했었는지 조금쯤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기도 하고, 앞으로 우리가 참고해야 할 부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

   

 도쿄 국제영화제가 아시아 최대의 영화제가 될 수 없는 이유

 1985년부터 시작된 도쿄 국제영화제는 유감스럽게도 세계적으로 보면 매우 지위가 낮은 영화제입니다.

 최근에야 겨우 디렉터 제너럴(2012년까지는 체어맨)이라 불리는 수장이 각국의 영화제를 돌며 조사하게 되었는데, 그전까지는 다른 나라의 영화제를 모르는 채로 시작해 버려서 영화제의 형태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습니다.

 예를 들면 경쟁 부문 선택의 역사가 없습니다. 우리가 발견한 작가를 세계를 향해 평가하고, 두 팔 벌려 다시 맞이하며 키워 나가는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해 오지 않은 점이 가장 애석합니다.

 처음에는 해외에서 온 감독이나 배우를 보살펴 주지도 않았습니다. 메인 회장이 명확하게 없어서 가령 어디에 가면 누구를 만날 수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시부야의 분카무라가 일단 메인이긴 했지만, 그곳 지하의 열린 공간에서 허우샤오시엔 감독과 담소를 나누던 중 오후 6시가 되자 이제 닫으니까 나가 달라는 말을 듣고 커피를 손에 든 채 허둥지둥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적어도 아시아 최대의 영화제라 한다면 감독이 일본에 와서 일주일 동안 어떻게 지내는지, 식사는 어떻게 할지를 신경 써 줬으면 합니다. 해외 감독, 특히 아시아에서 온 감독들은 도쿄 물가가 너무 비싸서 식사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노자키 마코토 감독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영화제에서 친구가 된 이란 감독이 도쿄 국제영화제에 초대받았을 때 돈이 없어서 호텔에서 컵라면을 먹고 있기에 아사쿠사로 데려가 오코노미야키를 사 줬다고 합니다. 이런 문제점은 최근에 조금은 개선되었을까요.

 유럽의 영화제라면 저마다 독자적인 색깔을 내며 그야말로 접대를 연출합니다.

 이를테면 1982년에 시작된 토리노 국제영화제는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시민이 긍지를 가지고 영화제를 떠받치고 있습니다. 저는 세 번 정도 참가했는데, 영화제에 참가한 첫 날에 체류 기간 동안의 식권과 그 식권으로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이 표시된 지도를 받았습니다. 영화제 공식 패스를 목에 걸고 있으면 웨이터가 어디서 왔어요? 일본? 나 구로사와 알아요라는 식으로 말을 걸고, 그 고장의 맛있는 음식도 먹을 수 있으며, 거리의 사람들과 자연스레 교류할 수 있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런 점은 근사했습니다.

 프랑스 낭트 3대륙 국제영화제도 머무는 기간 동안의 비용을 주며 밖에서 맛있는 음식 먹으면서 지내세요라고 합니다. 이건 정말 멋진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제는 영화만 상영하면 그걸로 되는 게 아니라서 거리 전체에 영화와 영화인을 환영하는 정신이 없으면 성공하지 못합니다.

 음식 이야기만 하면 제가 단순한 먹보 같으니(사실 그렇지만요) 다른 매력에 대해서도 말하자면, 프랑스 서부의 항구 도시 라로셸에서 열리는 영화제는 규모도 작고 비경쟁이며 마켓이 열리는 것도 아니지만 1973년부터 40년 이상 지속되고 있습니다. 저는 2006년에 회고전으로 텔레비전 다큐멘터리도 포함해서 상영해주신 적이 있어서 여름휴가를 겸해 일주일 동안 머물렀습니다. 아마 거리 전체가 월드컵으로 들떴던 것 같습니다.

 거기서 영화제 사무국을 통해 그 지역 고등학생들로부터 취재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고등학교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있는데 제 작품도 dvd로 봐서 취재하고 싶다고요. 인터뷰어도 카메라맨도 조명 담당자도 모두 고등학생. “프랑스 감독 중 누구를 좋아하나요?” 식의 서툰 인터뷰였지만 정말로 즐거운 체험이어서 세 건 정도 취재에 응했습니다. 또 보육원 선생님이 아이들을 40명 정도 데리고 미국의 희극배우인 버스터 키튼의 무성영화 특집을 보여 주는 광경도 우연히 보았습니다. 이 상영은 물론 무료였습니다. 영화제는 이처럼 영화 교육의 장이기도 합니다.

 결코 유럽이 모조리 옳고 일본은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경쟁 부문 선택, 참가자 대우, 지역과의 양호한 관계성, 영화 교육의 역할을 담당하는 감각 등의 관점에서 보면 도쿄 국제영화제는 세계 국제영화제 수준에서 한참 뒤쳐졌다는 게 제가 받은 인상입니다.

 이는 분명 일본에서는 영화 시장이 국내 수요만으로 유지되었기 때문이겠지요. 무리해서 해외로 나가거나 영화제를 열지 않아도 국내에서 장사가 되었습니다. 대형 영화제작사인 도호, 쇼치쿠, 도에이의 좋은 시절이 오랫동안 이어져 왔기 때문에 왜 무리해서 해외로 나가지?’ 하는 발상이 아직까지 뿌리 깊어서 거기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반면 유럽에는 원래 영화를 세계 언어로 생각하는 가치관이 있었고, 자국만으로는 시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큰 원인입니다. 해외 시장을 시야에 두고 영화제에 출품하는 것이 상식이지요.

 


 영화제는 일본의 매력을 호소하는 장이 아니다

 도쿄 국제영화제는 2013년 디렉터 제너럴로 취임한 시이나 야스시 씨가 2014년에 애니메이션 작품에 특화된 형태로 만들고 싶다는 방향성을 명확하게 내세웠습니다. 앞으로 성공할지는 둘째 치고, 그런 명확한 주장이 없으면 아무로 일부러 도쿄 국제영화제까지 와서 영화를 보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매우 유감스럽게도 그해의 영화제 선전 문구는 몹시 무신경했습니다. “일본은 전 세계가 존경하는 영화감독의 출신국이었다. 잊지 말기를.” 해외에서 온 영화인들이 이 문구를 읽고(물론 영어 번역이 아래에 있습니다) 어떤 기분이 들었을지 생각해보면 부끄러움을 뛰어넘어 분노조차 느낍니다. 영화제는 일본 영화의 매력을 호소하기 위한 장이 아닙니다.

 영화제는 영화의 풍성함이란 무엇인가? 이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는 장입니다. 영화를 신에 비유할 생각은 없지만 우리가 영화의 종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궁리하고, 영화라는 넓은 강을 흐르는 한 방울의 물로 거기에 참여할 수 있는 기쁨을 모두 함께 나누는 것이 영화제입니다. 결코 영화가 우리 일본 경제에 무엇을 가져다주는가?’를 호소하는 장이 아닙니다. 광고 대리점이나 경제 산업성이 주도하여 아이디어를 내니 이렇게 부끄러운 일이 태연하게 벌어집니다.

 그 밖에도 도쿄가 칸, 베니스, 베를린을 뛰어넘는 날이 온다?!”라는 문구도 있었다는데, 현재 수준이라면 유서깊은 3대 영화제를 뛰어넘을 날은 영원히 오지 않겠지요. 레드카펫을 깔고 헐리우드의 유명 배우를 그 위에서 걷게 하는 진부하고 개성 없는 영화제로는 영원히 세계의 사람을 불러들일 수 없습니다. 도쿄가 칸을 노리는지 부산을 노리는지 토론토를 노리는지, 그 방향성을 명확하게 드러내야 합니다.(후략)

 


 부산 국제영화제의 발전에서 배울 점

 아시아의 영화제 가운데 압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부산 국제영화제입니다. 1996년 창설되었으니 역사로 따지자면 도쿄 국제영화제가 더 오래되었지만 예산은 도쿄의 5~6배입니다. 다시 말해 국가적인 대처가 다른 것이지요.

 저는 3회 때 부산에 처음 갔는데, 그 무렵은 영화제로서는 아직 미숙해서 상영 중에 휴대전화를 받는 사람도 있었고 자원봉사자가 곳곳에서 해외 영화감독에게 사인을 해 달라고 조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미숙함이 없어져서 규모도 크고 한국의 많은 스타가 모이는 매우 성숙한 영화제가 되었습니다.

 이는 분명 창설된 해부터 2010년까지 15년 동안 집행위원장을 맡아 부산 국제영화제의 아버지라 불리는 김동호 씨가 전 세계의 영화제를 돌며 배운 점을 반영한 결과일 것입니다.

 김동호 씨는 한국 정부가 일본 영화의 일반 상영를 금지하던 시대에 1회부터 다큐멘터리 영화 세 편을 포함하여 13편의 일본 영화를 초대했습니다. 영화제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서는 당시는 한국 영화가 해외 영화제에 겨우 초대받기 시작하던 무렵이었고, 세계에 더욱 널리 알리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전략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 아시아권 영화를 중심으로 삼기로 하고 인재 육성을 지향했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아시아 젊은 감독의 기획을 심사하여 제작 자금을 조성하는 PPP라는 프로그램을 계속해 왔습니다.

 그 결과 바이어들도 찾아오고 새로운 창작자들도 기획서를 들고 모여서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프로듀서들과 미팅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30개국, 지역의 작품 174편으로 시작한 영화제가 지금은 70개국 이상, 300편 이상의 영화가 모이는 거대한 이벤트가 되었지요.

 단,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나라의 위신을 걸고 개최하는 국가 이벤트이니 국위선양의 장이라는 측면이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으며, 아직 세계를 향한 발신이라기보다 한국인을 위한, 한국인에 의한 영화 이벤트라는 경향이 있습니다. 초대 게스트로 가보면 솔직히 조금 멋쩍은 순간이 있습니다. 기자들의 질문도 여전히 한국요리 중 무엇을 좋아하시나요?” “한국에서 함께 작업하고 싶은 배우는 누구입니까?” 같은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감독도 기자도 배급사도 모두 젊어서 에너지와 활기가 있습니다.

 한국에는 196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에 대학생이 되어 학생운동에 참가한 세대를 가리키는 ‘386세대라는 말이 있는데, 한국 영화계는 지금 그들이 짊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봉준호 감독이나 박찬욱 감독 등 유학 경험이 있어서 영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40대가 된 뒤 할리우드로 건너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경력에 비하면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상승 지향의 경향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도 한국 감독의 특징입니다.

 그런데 이런 영화제도 순풍에 돛 단 듯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산 국제영화제는 재작년 세월호 사고 다큐멘터리 상영을 둘러싸고 정부와 대립하여 조성금이 깎이고 수장 교체를 요구받았습니다. 존속조차 위태로운 상황이어서 국경을 뛰어넘어 영화인들이 연대하여 영화제를 응원하지 위해 지금 항의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저나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등이 영화제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성숙한 영화제, 국립 영화대학, 고등학교의 영화 커리큘럼, 아트하우스 조성 등 한국은 나라 전체가 영화를 떠받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일본은 아직 그중 한 가지도 없습니다.

 가령 앞서 말한 대로 국립 영화대학이 없는 나라는 선진국 가운데 일본뿐이어서 해외에서는 이를 두고 무척 놀랍니다. 일본은 영화를 문화로 여기지 않으며, 오즈 야스지로나 미조구치 겐지의 초기 단편조차 남아있지 않습니다. 물론 영화가 단순한 문화가 되어도 재미없을 테고 영화제가 국가사업이 되어도 재미없겠지만, 한국의 최근 20년을 돌아보면 일본은 정말로 영화라는 문화를 육성시키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나라인 듯해서 실망하게 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392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235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0749
125795 캐논 그룹 잡담 [3] 돌도끼 2024.03.22 134
125794 '워리어 퀸' [1] 돌도끼 2024.03.22 105
125793 비주얼의 중요성 - 조국의 경우 [4] 잘살아보세~ 2024.03.22 650
125792 마스크 카메론 디아즈 댄스 장면 catgotmy 2024.03.22 137
125791 [핵바낭] 또 그냥 하찮은 일상 잡담입니다 [10] 로이배티 2024.03.22 395
125790 이정재가 라이트세이버 쓰는 스타워즈 시리즈 애콜라이트 예고편 [5] 상수 2024.03.21 389
125789 근황 겸 잡담 - 포기해도 되는 것들과 잊어야할 상처, 그리고 포기해서는 안되는 것들(삼체, 오타니, EOE와 듄, 파묘, 이번 생은 처음이지만) [2] 상수 2024.03.21 307
125788 프레임드 #741 [4] Lunagazer 2024.03.21 41
125787 "이강인도 싸울 권리 있다" 프랑스, '대국민 사과'에 깜짝..."극도의 죄책감 느끼게 하는 사회"/리그앙 베스트11 선정 [5] daviddain 2024.03.21 380
125786 Mlb 서울 시리즈 1차전 하이라이트 [16] daviddain 2024.03.21 190
125785 나탈리 우드 바머스 B-52 장면 catgotmy 2024.03.21 97
125784 [벼룩] 중고 DVD/블루레이 내놓겠습니다. [5] 조성용 2024.03.21 230
125783 M. Emmet Walsh 1935 -2024 R.I.P. [4] 조성용 2024.03.21 139
125782 [왓챠바낭] 러브크래프트 & 스튜어트 고든 & 브라이언 유즈나, '지옥 인간' 잡담입니다 [4] 로이배티 2024.03.21 255
125781 에피소드 #81 [6] Lunagazer 2024.03.20 69
125780 프레임드 #740 [6] Lunagazer 2024.03.20 70
125779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퀵 앤 데드 인터뷰 catgotmy 2024.03.20 174
125778 (더) 캐슬 [4] 돌도끼 2024.03.20 209
125777 'F학점 첩보원' [4] 돌도끼 2024.03.20 307
125776 듀게 오픈채팅방 멤버 모집 [3] 물휴지 2024.03.20 13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