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사법-법무분야 당정 정책협의가 있었고, 여러 정책들이 발표된 가운데 나온 것 중 하나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통해서 전월세 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거였습니다. 어제 stardust님도 이 정책을 거론하면서 '조국 구하기' 일환이 아니냐, 소관 부처인 '국토부'는 뺐다는 취지로 글을 쓰셨는데, 답글도 달았지만,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상가임대차보호법 주무부처, 소관부처는 국토부가 아니라 법무부입니다. 어느 정부에서도 임대차보호법 개정을 국토부가 주도한 적이 없습니다. 
지난 정부에서 상가권리금 문제가 불거졌을 때도 법무부가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주도했고, 정부안을 김진태 의원과 조율해서 국회에서 논의한 바 있습니다. 상가임대차보호법상 계약갱신청구권이 이전에 5년이었는데 권리금 제도화 논의 당시에도 계약갱신청구권 연장이 논의되다가 결국 작년에서야 5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났습니다. 


일반인이 주택-상가에 관한 법을 왜 법무부가 하지?라는 의문을 가질 수는 있습니다만, 언론이 그렇게 쓰는 건 게으름이거나 무식이거나 아니면 의도적으로 무식을 가장하거나 한 거겠죠. 

채널A는 어제 있었던 정책협의의 이 부분에 관해 국토부와 사전협의가 없었다면서 기사를 썼습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449/0000177915

하지만 이 정책은 어제 당정협의로 추진이 공식화된 거지, 이미 7-8월부터 여당인 민주당이 우선추진 민생입법과제로 선정해 발표한 내용이기도 합니다. 

그보다 더 전인 2017년, 현 정부 출범 이후 본격적인 정책과제들이 제시될 때 법무부는 국토부와 협의해 주택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을 천명한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정책은 민주당이 야당시절부터 꾸준히 도입하겠다고 추진했던 정책이기도 하구요. 


전월세 보증금 상한제나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 연장은 10년 전부터 논의돼 온 정책입니다. 현 광주시장인 이용섭 의원이 2009년에 관련 법을 발의했었고, 이명박정부 시절 전세금 폭등 시기에 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했던 정책이기도 합니다. 2011년 관련 기사가 쏟아졌더군요. 심지어 홍준표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전월세 상한제 근거가 헌법에도 명시돼 있다면서 전월세상한제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발언을 한 기사도 찾을 수 있습니다. ( 홍준표 "전월세 상한제 추진...헌법에도 근거있다",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2325526596215792&mediaCodeNo=257&OutLnkChk=Y ) 전월세 상한제와 주택 계약갱신 청구권 추진은 약간 다르다고 할지 모르지만, 이걸 세트로 추진하느냐 하나만 따로 하느냐의 차이일 뿐 전월세 시장에 임대인 권리를 제한하는 규제라는 측면에서 - 반대로 임차인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겠다는 내용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 유사한 정책입니다. 2009년부터 2-3년간 전월세 시장이 미쳐 돌아갔고 몇십 주 연속 전세가 폭등했다면서 그래프가 올라가던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심지어 매경에서조차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서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는 칼럼을 실을 정도였죠. ( [집값 어떻게 될까] 주택임대차제도 선진국과 비교해 보니... 미영불 임대료 지원해 세입자 보호 https://www.mk.co.kr/news/economy/view/2011/10/659101/ )


기본적으로 주택-상가에 관한 것이니 국토부 의견이 주요하게 받아들여지기는 합니다. 20대 국회 전반기 국토위원장이었던 조정식 의원이 관련법을 법무부에서 국토부로 이관하는 게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법무부 소관입니다. 법무부 소관 업무를 법무관련 당정협의에서 논의하고 발표하는 건 당연한 일이죠. 그걸 언론이 '주무부처인 국토부'라고 쓰는 건 대체 무슨 연유일까요? 조국 장관 이전 박상기 장관 시절에도 임대차 관련해서 세입자 보호하겠다는 정책발표를 꾸준히 했었고, 2018년-2019년 연초 업무보고에도 담겨있었습니다. 그때는 왜 법무부가 주택 임대차 보호에 나서는 거냐,면서 언론이 지적하지 않았던 걸까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389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2292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0672
125048 B-17 플라잉 포트리스 음악 [2] 돌도끼 2023.12.22 86
125047 나르타이란 영화를 봤어요 돌도끼 2023.12.22 122
125046 싱글 인 서울 VOD 출시, 소공녀 커플의 평행우주 LTNS 예고편, 콘크리트 유토피아 엄태화 박지후의 추천작 4편 [2] 상수 2023.12.22 235
125045 술회 겸 한탄 - 자신이 별로 호감형도, 좋은 사람도 아니라는 사실을 또 한 번 [6] 상수 2023.12.22 423
125044 케이팝 걸그룹 영상을 보며 댄스를 추시는 하야오 옹(...) [2] 상수 2023.12.21 503
125043 프레임드 #650 [4] Lunagazer 2023.12.21 77
125042 한동훈, 국힘 비대위원장 수락(국힘과 그 지지자들도 한동훈 맛 좀 봐라) 왜냐하면 2023.12.21 482
125041 [스크린 채널]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 (9시 8분에 시작했어요.) [1] underground 2023.12.21 184
125040 [핵뻘글] 아무 영양가 없는 근황 글입니다 [16] 로이배티 2023.12.20 729
125039 미국 콜로라도 법원, 도널드 트럼프 내란선동으로 경선 출마 금지 판결 [1] 상수 2023.12.20 347
125038 프레임드 #649 [6] Lunagazer 2023.12.20 80
125037 (회사바낭) 오랫만입니다. [5] 가라 2023.12.20 335
125036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을 보고(스포있음, 히어로 영화라기 보다는 해양판타지에 가까운 속편, 그리고 약간 불쾌한 스포) [2] 상수 2023.12.20 315
125035 키호이콴의 액션 [1] 돌도끼 2023.12.20 247
125034 인디아나폴리스 500 음악 [1] 돌도끼 2023.12.20 87
125033 어제 서점에서 산 것들 상수 2023.12.20 235
125032 [도둑맞은 키스] 보고 왔습니다 [2] Sonny 2023.12.20 212
125031 듀게 오픈채팅방 멤버 모집 물휴지 2023.12.20 86
125030 신이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 리들리 스콧과 약간의 <나폴레옹> 이야기 [2] 스누피커피 2023.12.20 342
125029 '세인트 모드' 감독 신작 [4] LadyBird 2023.12.20 26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