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내몰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스페셜티 커피를 취급하는 카페들에게도 미묘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핵심 상권에서 한걸음 벗어난 의외의 공간에 둥지를 틀게 된것이죠.


이것이 새로운 상권을 만들고 또 다시 둥지내몰림을 반복하느냐의 문제로 회귀하면 복잡합니다. 이 얘기는 아마 곧 리뷰하게 될 진짜 동네 카페에 대해 다루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99E6023D5B951DD5030C5C

마포구 카페투어를 나와 방문한 곳은 염리동 골목길의 후엘고입니다.


990B6B3A5B951DDD39312C

을밀대 본점보다 좀 더 골목길로 들어와야합니다. 한적한 주택가의 오르막길을 오르다보면 작은 간판의 후엘고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


99F8AD3D5B951DD601F0D1

들어가자마자 사진을 찍어봅니다. 여기가 바로 포토스팟. 어떻게 프레이밍만 잘하면 참 예쁘던데, 저는 잘 못하겠습니다.


99EC463D5B951DD70297CE

브루잉과 에스프레소를 주문합니다. 손님이 많지 않아 바로 커피를 내려주십니다.


슬쩍 보이는 저 각진 에스프레소 머신은 라마르조꼬 리네아 2그룹입니다. 그라인더는 안핌 그라인더를 사용하는것으로 보입니다.


최근들어 안핌-라마르조꼬의 조합이 꽤 많이 보이고 있어요. 머신과 그라인더의 궁합은 바리스타의 취향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이 조합은 그중에서도 꽤 인기있는 편인것 같습니다.


후엘고의 바리스타또한 안핌의 안정감있는 분쇄력이 라마르조꼬와 부쩍 어울린다는 말을 덧붙입니다.


99ED1E3D5B951DD701B60F

바의 모습은 단촐합니다. 그리고 깔끔하죠.


99DE7D3D5B951DD803E8E5

브루잉이 나옵니다. 추천받은 원두는 에티오피아.


중후한 바디감과 튀지않는 산미가 매력적입니다. 스페셜티 커피에 익숙하지 않은 동네 손님들을 위해 배전도를 조정했다는 말을 듣고나니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99F8F53D5B951DD9012FC4

말코닉 과테말라 그라인더입니다. 클래식 모델이지만 뛰어난 성능으로 많은 바리스타들에게 사랑을 받는 모델입니다. 최근에는 EK43열풍으로 보기 어려워진것 같기도 합니다.


99F8AA3D5B951DDA02C07F

에스프레소는 중후한 맛이 매력적입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동네의 모습을 닮았달까요.


스페셜티 커피가 국내에 뿌리를 내린지 꽤 오랜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커피에서의 '산미'는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치 않습니다. 그렇기에 굳이 스페셜티 등급의 커피를 고집하기보다, 살짝 낮은 등급의 커피를 활용해 거친맛에 익숙한 손님들을 설득시키는 작업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결점이 있지는 않습니다. 맛있게 한 잔을 싹 비웠습니다.


99A68E3A5B951DDA29BEFC

생각보다 차와 버스 오토바이가 끊임없이 오고가는 골목입니다. 주말이라 편하게 옷을 차려입은 동네 주민도 많이 지나가고요. 정말로 동네카페가 아닐까, 오랜시간 창문을 바라보며 생각을 해봅니다.


99DF4A3A5B951DDB229928

좌석은 이렇게 구성이 돼있고요.


990F3C3A5B951DDC02D9F9

해질녘 창문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커다란 창문이 있는 이 자리가 제일 매력있는것 같습니다.


9932553A5B951DDD1A66C5

영업시간은 이렇게. 아직은 쉬는날을 두고있지 않습니다.



염리동에서 조금 더 걸어 신수동으로 이동합니다.


경의선 공원도 있고, 후엘고가 있던 동네에 비해서는 상권이 뚜렷한 동네죠.


99C6503A5B951DDE2570E4

비로소 커피는 꽤 오래전에 이곳에 둥지를 틀었고,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인기를 끌고있는 스페셜티 커피 전문 로스터리입니다.


999E0F3A5B951DDF2A6859

메뉴를 확인합니다. 이곳에 오기전 헬카페에서 한 잔, 후엘고에서 두 잔을 마셨지만 이렇게 또 카페 투어를 하는 날이 많지 않기에 에스프레소와 브루잉을 시켜봅니다.


9940A8335B951DE013CE80

브루잉은 콜롬비아로 선택했는데, 산미가 있는 브루잉을 마셨으니 에스프레소는 묵직한 블랜드가 어떠냐고 바리스타가 추천을 해줍니다. 묵직하고 고소한 느낌이 매력적이라는 오감도를 주문합니다.


99918C335B951DE00AD17E

깔끔한 브루잉바. 매장의 청결은 좋은 카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995167335B951DE111FD21

원두진열장 저 뒤로 보이는 로스터는 프로밧 UG입니다. 프로밧의 구형 모델중 하나죠. 주물로 되어있어 무겁고 드럼을 가열하는 방식또한 신제품과 다릅니다.


들은 얘기입니다만, 해외 로스터들 사이에서는 최신식 로스터인 로링을 사용하는것보다 프로밧 UG를 사용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신소재로 만들고 첨단기술이 접목된 로스터보다도, 로스터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게 설계된 구형 주물 로스터가 좋은 커피를 만드는데 훨씬 더 잘어울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다만, UG를 사용하는 일은 로링이나 최신식 프로밧 모델을 운영하는것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든다고 합니다. 빈티지 모델의 재규어를 몰고다니는것처럼 말이죠.


99D01F335B951DE21F59C8

2층은 넓고 쾌적합니다. 애완견을 데리고 출입할수도 있다고 하니 참고 바랍니다.


9918D4335B951DE33241C8

우선 브루잉으로 출발. 갓 내린 뜨거운 커피는 맛이 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높은 온도에서는 사실 제대로된 향미를 느끼기 힘들죠. 조금 시간을 두어 마셔봅니다. 식을수록 과일의 산미가 잘 살아납니다.


992C13335B951DE4318A20

아까 주문한 에스프레소를 받으러 1층으로 내려갑니다. 저 멀리 국산 전기로스터 스트롱홀드가 보입니다.  로스터에게 여쭤보니 얼마전까지 싱글은 스트롱홀드로 볶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UG만 사용하신다고.



99148D335B951DE5331D69

좌측부터 라마르조꼬 리네아, 말코닉 EK43, 메져 슈퍼졸리, 디팅 KE640(으로 보입니다) 그라인더가 보입니다. 자세한 모델을 확인해보려 했으나 너무나 덕후같아 보일것 같아 멀리서만 체크해봤습니다.


99A1D7335B951DE62423F0

오감도는 질감이 매력적인 에스프레소였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비로소커피와 함께한 블랜드다보니, 안정감이 느껴질만 합니다.


990481365B951DE63569C1


99B32F365B951DE709FD11

재즈음악이 기분좋게 흘러나옵니다.


99B62F365B951DE8238049

다섯 잔의 커피를 마시고 나니 밖이 꽤 어두워졌네요



후엘고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11길 118

02-712-9265

월-금 09:00 - 19:00 / 주말 및 공휴일 11:00 - 20:00


비로소커피

서울 마포구 광성로6길 42

02-712-9030

매일 10:00 - 22:00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480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36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1717
125204 "달짝지근해: 7510" 재밌네요.. [3] 왜냐하면 2024.01.11 235
125203 자스 - 인공두뇌 오리온 탈환 [1] 돌도끼 2024.01.11 101
125202 2000년대 전후 만화가들 책을 다시보는 중입니다 1(권가야 작가편) [2] 상수 2024.01.11 191
125201 [왓챠바낭] 또 식당 소동극입니다. '빅나이트' 잡담 [10] 로이배티 2024.01.11 306
125200 (정보) 고양이와 동거하는 분들에게 꿀팁이 될지도 soboo 2024.01.11 274
125199 개고기 식용금지 [11] 메피스토 2024.01.11 466
125198 [디플]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2] S.S.S. 2024.01.11 185
125197 프레임드 #670 [2] Lunagazer 2024.01.10 60
125196 윙코맨더 4 예고편 [1] 돌도끼 2024.01.10 97
125195 코난 잡담 두번째 돌도끼 2024.01.10 92
125194 비공식작전과 교섭을 봤어요... [1] 왜냐하면 2024.01.10 212
125193 [넷플추천]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 [10] LadyBird 2024.01.10 412
125192 2024 새해 첫 촛불집회 다녀왔습니다! [2] Sonny 2024.01.10 207
125191 악의적 포커스, 이재명을 둘러싼 논쟁을 보고 [1] Sonny 2024.01.10 332
125190 잡담 - 이런저런 영상물 [4] DAIN 2024.01.10 220
125189 [왓챠바낭] '베어' 전에 이런 영화가 있었군요. '보일링 포인트' 잡담입니다 [8] 로이배티 2024.01.09 324
125188 새해를 사는 이야기 [1] 가끔영화 2024.01.09 151
125187 프레임드 #669 [2] Lunagazer 2024.01.09 70
125186 이런 영화 좋아하실 분들도 계실 듯 murder a la mod [2] daviddain 2024.01.09 185
125185 (바낭) 노스텔지어를 자극하는 껌 광고 [1] 왜냐하면 2024.01.09 15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