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기...(알러지, 피곤)

2019.04.24 21:38

안유미 조회 수:787


  1.아침에는 조조로 어벤저스를 보러 가는 대신 병원에 갔어요. 꽃가루 알레르기가 슬슬 심해질 듯 해서 약을 받아 왔어요.



 2.그리고 어벤저스를 보러 갔어요. 영화는 괜찮았어요. 하지만 기대한 것과는 다른 영화였고 기대한 만듦새에는 못 미치는 영화였어요. 


 이건 어쩔 수 없죠. 10년동안 끓여낸 어떤 스튜를 내게 가져온다면, 그 스튜가 아무리 맛있어봐야 나는 '뭐야, 10년이나 끓인 스튜치곤 맛이 별로잖아? 이런 스튜를 만드는 데 10년씩이나 걸릴 필욘 없을 것 같은데.'라고 말할 거거든요.



 3.요전에는 결혼식장에 갔어요. 우울했어요. 모인 사람들은 모두가 서로 아는 사람이라 서로서로 테이블을 잡고 같이 식사를 하더라고요. 쩝. 나는 어쩔 수 없이 혼자 먹어야 했어요.


 그런 점 말고 뷔페 자체를 먹기도 힘들었어요.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이 정도의 밀도와 기세로, 원하는 음식을 담기 위해 움직여대는 뷔페는 거의 가본 적 없거든요. 이런 뷔페에서 남들을 제치고 음식을 담고 맛있게 먹으려면 기가 쎄야 하는 거 아닐까...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우울해서 나를 차단한 여자에게 카톡을 보내 봤어요. 당연한 거지만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죠. 그래도 괜찮아요. 카톡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괜찮아지니까요. 사실 답톡이 와봐야 어차피 으르렁댈 거거든요. 우울한 때는 나를 차단하지 않은 사람에게 카톡을 하는 것보다 나를 차단한 사람에게 카톡을 하는 게 좋아요.



 4.휴.



 5.나의 스토커들은 내가 월요일도 화요일도 놀러나가지 않았으니 오늘은 놀러갔을 거라고 여기겠지만...오늘은 힘들어서 그냥 돌아왔어요. 내일이랑 내일 모레는 미친년들과 좀 놀아야죠. 꽃가루 알레르기 약을 털어넣고 놀러가면, 몇 시간은 괜찮겠죠.



 6.왜 성공했다는 몇몇 사람들은 헛짓거리를 하는 걸까...경찰에 잡혀갈 정도로. 그야 모르죠. 하지만 뭐 내 경우엔 그래요. 인생의 끔찍함을 덜어내는 작업이 끝나면 그렇거든요. 인생에서 끔찍함을 덜어내거나 끔찍한 부분에 덧칠을 하며 살다가, 그래도 그런 단계는 얼추 마무리되면 알게 돼요. 인생에서 끔찍함이 덜어내진 것뿐이지 무언가를 얻은 건 아니라는 걸 말이죠.


 어떤 놈들은 인생에 감사한 것들로 가득하다고들 지껄이고 다녀요. 걔네들은 걔네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 그러고 다니는 거겠죠. 하지만 어쨌든 그런 말은 사실이 아닌 거죠. 


 끔찍한 인생을 나아지게 하기 위해 30년동안 노력하다가 정신차려 보면? 손에 들려져 있는 거라곤 그저 끔찍하지는 않은 인생일 뿐이거든요. 그런 건 끔찍하던 인생을 끔찍하지 않게 만든 것 뿐이지, 무언가 좋은 걸 얻은 게 아니죠.


 

 7.한데 그 사실을 깨달아버리면, 사람은 돌아버리지 않겠어요? 30년 동안 노력했는데 간신히 하나 얻은 게 끔찍하지는 않은 인생이라니. 


 그래서 사람들은 미친짓을 하는 거예요. 미치지 않기 위해서 말이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479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35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1703
125200 (정보) 고양이와 동거하는 분들에게 꿀팁이 될지도 soboo 2024.01.11 274
125199 개고기 식용금지 [11] 메피스토 2024.01.11 466
125198 [디플]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2] S.S.S. 2024.01.11 185
125197 프레임드 #670 [2] Lunagazer 2024.01.10 60
125196 윙코맨더 4 예고편 [1] 돌도끼 2024.01.10 97
125195 코난 잡담 두번째 돌도끼 2024.01.10 92
125194 비공식작전과 교섭을 봤어요... [1] 왜냐하면 2024.01.10 212
125193 [넷플추천]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 [10] LadyBird 2024.01.10 412
125192 2024 새해 첫 촛불집회 다녀왔습니다! [2] Sonny 2024.01.10 207
125191 악의적 포커스, 이재명을 둘러싼 논쟁을 보고 [1] Sonny 2024.01.10 332
125190 잡담 - 이런저런 영상물 [4] DAIN 2024.01.10 220
125189 [왓챠바낭] '베어' 전에 이런 영화가 있었군요. '보일링 포인트' 잡담입니다 [8] 로이배티 2024.01.09 324
125188 새해를 사는 이야기 [1] 가끔영화 2024.01.09 151
125187 프레임드 #669 [2] Lunagazer 2024.01.09 70
125186 이런 영화 좋아하실 분들도 계실 듯 murder a la mod [2] daviddain 2024.01.09 185
125185 (바낭) 노스텔지어를 자극하는 껌 광고 [1] 왜냐하면 2024.01.09 154
125184 넷플릭스 신작 원데이 예고편 상수 2024.01.09 248
125183 끝까지 똥물 뿌리는 류호정 [2] 사막여우 2024.01.09 622
125182 [근조] 프란츠 베켄바워 [2] 영화처럼 2024.01.09 198
125181 [넷플릭스바낭] 추티몬 추엥차로엔수키잉님만 믿고 갑니다. '헝거' 잡담 [8] 로이배티 2024.01.09 29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