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11 09:49
아내의 생일에 무슨 선물을 줄까 고민하다가 지금의 제 수준에 살 수 있는 제일 좋은 시계를 하나 골랐습니다. 맨날 시계만 사주는 남편이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역시 제가 제일 잘 알고 남들이 잘 모를 부분까지 감안해서 판단할 수 있는게 시계거든요.
시계를 고를때는 차는 사람의 취향, 성별, 연령, 직업, 평소에 즐겨입는 옷색깔부터 체격까지 다 고려해야 합니다. 성격이나 가치관, 혹은 정치성향까지 알고 있으면 더 좋죠. 물론 시계를 평소에 차는지 안차는지가 제일 먼저 고려할 대상이겠습니다만..
십년을 넘게 같이 살아온 아내니까.. 그런 건 대충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선물을 고릅니다. 신중하게.. 예산 범위내에서 제일 핫한 딜을 고르고 과연 생일까지 한국에 들여올 수 있을지 스케쥴을 체크하고 집으로 받으면 금새 눈치 채이니까 회사로 배송오게 만들고.. 얼마후에 다가올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에 맞는 선물인가 까지도 생각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선물을 전해줬는데 올해 본중에 제일 환한 웃음을 짓더군요. 신경 쓴 보람이 있습니다.
곧 제 생일도 다가옵니다만.. 뭐 사줄까 묻는 아내에게 전 딱히 할말이 없습니다. 필요한 건 이미 다 있으니까요. 가족중에 아픈 사람없고 작년처럼 빚독촉에 마음 고생도 하지 않으며 조금만 더 노력하면 올해보다 나은 내년이 올거라는 희망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내의 웃는 모습, 가족들의 행복한 일상이면 충분한 거 같아요. 그렇다고 말은 못했지만.
오늘은 뜻하지않게 회사에서 선물을 받았습니다. 18볼트 전동드릴이예요. 일할때 필요한 연장이긴 한데... 우리 회사가 이런 고가 장비를 턱턱 줄만큼 형편이 넉넉지는 않거든요. 고마운 마음입니다. 그러고보니 이 회사에서 받은 것도 참 많네요. 감사할 따름입니다.
생일도 크리스마스도 다가오네요. 평소 고마웠던 사람들에게 자그마한 선물이라도 더 준비하며 보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