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참가자

토리시마 카즈히코(드래곤볼 편집자)
야하기 코스케(나루토 편집자)
우노자와 신(전 반다이남코 사장)
마츠야마 히로시(사이버커넥트 사장)

마츠야마

하나 질문드리고 싶은데 베르세르크 드디어 캐스커가 눈을 떴습니다.

토리시마

별로 관심 없어

마츠야마

네!? 22년 만이라구요, 캐스커.

토리시마

미우라 씨 본인한테도 한 말인데 식() 이후의 베르세르크는 이야기 전개가 별로 마음에 안 들어. 솔직히 말해서 독자로서의 흥미가 들지 않아서 읽지도 않아. 미안해.

마츠야마

하쿠센샤 소속이시죠?

토리시마

난 이제 회장이라 현장에 직접적인 책임은 없으니까(웃음)

근데 말이지...제철일 때 다 그려내지 못하고,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지금 이제와서야 그리는 건 팬의 입장에서야 좋을지도 모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래서 뭐?'라는 느낌일 거야. 노골적으로 말해서 같은 만화를 10년이고, 20년이고 그리면 안 돼. 왜냐면 주간지는 연간 50권 나오잖아? 그럼 50화지. 그렇다면 10년을 연재하면 500화야. 그걸로 완결나지 않은 이야기는 대체 뭔데?

기본적으로 한달에 4주잖아 주간지는. 그러면 4주에 에피소드 하나라는 주기로 끝내야해. 최소 두 달. 에피소드 하나가 몇 달이나 이어지면 새로운 독자가 유입되지 않게 되거든. 만화의 장점은 누구나 읽을 수 있고, 누구나 유입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오락이니까. 그걸 도중부터 유입되지 못하게 만들면 비지니스 측면에서 안좋은 방식이지.

이런 말을 하면 예전에 있었던 회사를 비판하게 되지만 말이야. 내가 회사에 입사했을 때의 야구만화는 도무지 읽을 수가 없었어. 왜냐면 공 하나 던지는데 몇달이나 걸리거든. 웃기지말라고 그래. 앙케이트가 있으니까 고비를 계속 선보이고 싶다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걸 착각해버리면 일종의 자위가 되어버려. 역시 조금만 더 보고 싶다는 타이밍에 끝을 내야지. 독자를 의식하면서 줄다리기를 해야해.

그런 의미에서는 오늘날의 편집자는 너무 작가 편이라, 작가와 독자의 중간에 서있지 않다는 느낌입니다. 그러면 야하기 씨한테 차례를 돌리겠습니다.

야하기
 
이렇게나 많은 독자의 마음을 붙잡았다면, 그 독자를 즐기게 만든다는 것도 하나의 가치관으로 자리잡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로 새로운 독자를 유입시키는 노력이란 어려운 일이라서, 잡지에는 '이 타이밍에 판다'라는 게 있습니다. 굉장한 작가가 새롭게 연재를 시작한다는 식으로요. 그 타이밍에 편집자 입장에서는, 지금부터 잡지를 읽는 독자, 새롭게 유입되는 독자가 있으니까, 그 새로운 독자를 겨냥해서 기존의 연재작도 읽힐 수 있게 그리라는 얘기를 하는 거죠.

하지만 기존의 전개나 스스로 그리고 싶은 내용을 질질 끌고 있기 때문에, 요청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작가는 얼마 없습니다. 탐욕스럽게 새로운 독자를 만들려고 하는 작가도 있지만, '난 이제 충분해'라고 말하는 작가도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는 측면도 있다고 봅니다.

토리시마

마츠야마 씨한테 두가지, 만화팬이시니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첫번째. 넘버원 만화가 10년간 바뀌지 않는다는 말은 잡지의 색이 10년간 달라지지 않는다는 소리입니다. 그런 잡지를 당신은 보고 싶습니까?

두번째. 몇주에 한번씩은 휴재를 하면서 좋은 원고를 그립니다. 단행본도 잘 팔립니다. 하지만 연재를 하는 호가 있고 연재를 하지 않는 호가 있습니다. 실리지 않은 호는, 그 만화의 팬 입장에서는 결함상품이죠. 그래도 당신은 그 잡지를 사시겠습니까?

마츠야마

진지하게 답하자면 둘 다 NO입니다. 10년간 같은 작품이 1위를 차지하는 건 역시 이상합니다. 새로운 작품이 계속해서, 예상도 못했던 새로운 엔터테인먼트가 탄생하는 게 소년점프잖아요? 표현은 좀 그렇지만 고독(蟲毒) 같은 장소죠...

야하기

점프에서도 다들 정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다만 결과적으로 1위 작품이 다른 작품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을 뿐이지. 그리고 제일 괴로운 게 정상에 선 사람입니다. 그야 자리를 뺏기고 싶지 않은 법이니까요. 그렇다면 계속 정상을 달려야만 합니다. 저만해도 제가 담당한 작품이 한번 1위를 하면, 그 다음주부터는 토할 것 같습니다. 추락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하지만 그걸 계속 달성한 만화도 분명 존재하죠. 드래곤볼처럼. 앙케이트에서 800표를 차지하면 '이길 수가 없다'라는 생각이 들죠. 물론 그 이길 수 없다는 감정을 가져서는 안 되지만요. 다만 우리가 현역일 시절에는 역시나 반드시 1위를 따겠다는 목표가 있었죠. 앙케이트 1위가 되면 편집자가 만화가가 하는 말을 무엇이든 들어준다는 조건을 걸기도 하고요.

제가 타카하시 요이치 선생한테 요구받은 것은 '원고의 말풍선에 대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 자기 대신에 담당편집자가 전부, 네임의 대사를 베껴 적어달라고 하셨죠. 캡틴 츠바사가 과거에 1위를 차지했을 때 그런 시스템을 고안해서, 그덕분에 내가 담당이 된 다음에는 계속 옮겨 적어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타카하시 선생님이 조건을 내걸고 달성해서 얻은 권리니까요. 나는 거기에 불평을 할 수가 없었죠. 요컨대 독자 앙케이트 1위를 차지하는 것은 점프의 모든 작가의 목표입니다. 점프 연재작은 20편밖에 없습니다. 20편 중에서 1위는 쉬워보여요. 그거랑 그게 1위, 2위, 3위라면 그걸 뛰어넘으면 된다는 식으로.

그래서 결과적으로 1위 만화는 계속 변함이 없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실은 매주 꽤 엎치락 뒤치락합니다.

마츠야마

예를들어 지금은 잡지에 실리면 1위인 원피스가 있어서 부동의 1위잖아요?

야하기

그 원피스도 1위를 뺏길 때가 있습니다.

마츠야마

있나요?

야하기

있습니다. 저도 이긴 적이 있고요.

마츠야마

그건 나루토잖아요

야하기

나루토일 때도 있고 다른 만화가 뺏은 걸 본적도 있습니다. 다만 연간 1위는 당연히, 단독으로 원피스입니다. 10년이나 이어지는 건 이상하다고 말했지만 역시 오다 에이치로 선생님의 노력이 넘버원입니다. 무슨 압력이 개입되어 1위인 것도 아니고, 독자가 정말 재밌는 걸 1위로 선정하니까요.

마츠야마

하지만 제 감각으로는 드래곤볼 연재는 총 11년, 소년편에서 마지막인 마인 부우편까지 10년 더 걸렸는데요. 드래곤볼이 그렇게 오래 연재된 점이 그후의 점프 만화가 길어진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그 이후로는 원피스도 나루토도 10년 이상 연재했고 은혼도 블리치도 그렇구요. 그런 장수 연재도 원피스를 제외하면 대체로 끝이 났지만요.

토리시마

난 이제 졸업생이니까 하는 말인데 드래곤볼은 끝내고 싶었는데 끝내지 못했던 거야. 대놓고 말해서 내가 편집장이 되기 전 편집장과 그 전전 편집장의 판단이었지. 그 시절 나는 V점프에 있었고, 토리야마 군을 구해주지 못한 건 지금도 후회가 돼. 마인 부우편은 그려서는 안 됐어.

그 두사람은 잡지의 부수만 봤거든. 누가 그리고, 누가 지지하는지는 보지 않았어. 돈을 지불하는 것은 독자. 그리는 건 작가. 회사를 위해서가 아냐. 우리가 하는 일은. 독자를 위해서라고. 그점을 잊어버리면 그 꼴이 되지.

그래서 점프의 부수는 드래곤볼이 끝나고 계속 떨어졌어. 결과 나는 V점프에서 소년점프로 복귀당했지.

야하기

화를 내셨죠. 당시에(웃음) 웃기지마!라면서. 그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아시나요?(웃음)

토리시마

하하하(웃음) 점프가 신인의 새연재작을 표지에 올리게 된 것은 사실은 내가 돌아온 다음부터야.

야하기

그랬었나요? 그랬구나

토리시마

그 이유가 뭐였느냐면 역시 돌아왔을 때 '점프가 무엇일까?'라고, 다시 한번 되물어볼 수밖에 없었어. 위태로운 상황이었으니까. 부수만 언뜻 봐서는 아직 600만부 조금 더 됐지만, 앞으로 떨어지는 미래가 훤히 보였으니까. 편집부는 다들 어두운 표정이고, 회사 분위기는 딱딱했거든.

그렇게 되물었을 때 점프에는 신인의 새연재 말곤 없더라고. 왜 신인의 새연재를 하느냐 하면 독자와 가장 가까운 감각으로 창작을 하니까.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으니까. 다만 신인이라서 그림은 어설프잖아? 구성력도 딸리잖아? 그래서 그 만화를 제대로 된 물건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편집자와 미팅을 해야해. 그렇게 작품이 되는 거야.

또 하나 신인의 새연재가 뭐가 좋은가 하면 작가와 편집자가 함께 성장하니까, 무언가를 움켜쥐었을 때의 각성력, 폭발력이 달라. 정말 단숨에 성장하거든. 마치 3세 말이 더비에 출장했더니 단숨에 클래식에서 승리하게 된 듯한 그런 감각이지.

야하기
 
편집자도 두번까지는 쓸만하다고 봐요. 한편, 신인과 같이 성공시키잖아요? 그럼 다음 작품까지는 쓸만해요. 하지만 세번째 작품은 편집자가 도리(道理)를 지나치게 잘 알게 된 바람에, 자기 방향성대로 가려고 해서 작가의 장점을 살리지 못해요. 그러니까 편집자도 계속 쫓아내는 편이 낫습니다.

토리시마

그말이 맞습니다, 작가만 해도 연재를 계속해서 3번 실패하면 그 이상은 무리. 그 작가는 가능성이 없죠. 점프에서는 말이죠. 내가 편집부에 돌아왔을 때는 그런 작가가 많았어요. 신연재라고는 하는데 실패한 작가가 다른 작품을 연재하는 거죠. 하지만 독자는 다 보고 있으니까. '이래서야 파칭코의 신장개업과 마찬가지잖아' 싶었죠.

야하기
 
아니 그래도 신인의 새연재는 역시 이런 표지로는 안 팔릴거라고 생각했어요. 표지를 보고 '이게 팔리기는 할까'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부수가 떨어졌거든요. 결국은. '이 잡지 갖고 싶지 않아'라고 생각하기 마련이잖아요? 하지만 그런 작가가 장래에는 잘나갑니다.

토리시마

그렇게 못그리는 신인한테 왜 표지를 그리게 하는지 아십니까? 회사의 부수회의에서도 좋은 말은 못듣습니다. '그림 못그리네. 이게 대박 나겠어?'라고 묻는다면, 어떻게 답할 건가요? 편집장 입장에서.

마츠야마

지금까지 하신 말씀을 이해해서 답하자면 신인작가를 배출하는 것에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이 점프의 자세니까요. 1화의 권두 컬러와 표지는 일종의 축의 같은 감각인 거죠?

토리시마

마츠야마 씨 말대로 점프의 각오를 보이는 거지. 그런 사실에 확고한 책임을 느끼고 그렸으면 해. 하지만 3주차 앙케이트 결과에 따라서는 종료 후보가 되어버리지(웃음)

야하기

맞아요. 점프에서 새연재가 시작될 때 표지를 그리는 건 당연해졌죠. 독자도 편집자도. 하지만 결국 그게 잘 팔리느냐, 안 팔리냐를 어디까지 생각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그걸 생각하는 사람은 비교적 살아남습니다. '새로운 시도를 점프에서 시작하려고 하는구나'라는 분위기가 있는 사람은 역시 만화도 새로운 것을 그립니다.

토리시마

근데 어제 말이죠 루팡3세 애니는 첫번째 방송에서는 전혀 반응이 없었고 재방송으로 히트했다는 얘기를 BS 방송에서 봤어요. 애니메이션 중에는 건담도 그렇고, 에반게리온도 그렇지. 새로운 작품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보는 사람을 매료시키기 힘들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야하기

애니메이션은 그런 역사죠

마츠야마

진격의 거인도 어떤 의미로는 그렇구요.

토리시마

그러니까 새로운 것을 세상에 내놓는데는 용기가 필요한데, 오직 새로운 작품만이 기폭력이 있어요. 시대를 바꾼 것은 다들 그런 것들입니다.

마츠야마

그 새로운 작품을 계속 만들기 위해서도, 서두의 화제로 되돌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10년은 주기가 너무 길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5년이 적당하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오래해도 5년. 제가 좋아하는 링에 걸어라도 북두의 권도 세인트 세이야도 전부 연재기간은 5년 정도잖아요?

고작 5년의 연재로 각각의 작품이 한밑천을 벌어들인 전설의 작품이 됐습니다. 슬램덩크도 그렇죠.

야하기

슬램덩크의 연재기간은?

마츠야마

5년 반 정도죠.

토리시마

슬램덩크는 작가가 말이지, 그 타이밍에.

마츠야마

아뇨 아뇨 아뇨 아뇨(웃음)

야하기

위험해 위험해(웃음)

토리시마

하지만 마츠야마 씨 말씀대로 옛날에는 점프에서도 연재가 1년을 넘길 때마다 표창식을 했고, 5년을 넘기면 하와이 여행에 보내주는 포상이 있었습니다. 사모님과 같이 가라거나. 어시랑 같이 가라거나. 그리고 6년차부터는 가고 싶은 곳을 가도 됩니다.

야하기

심지어 아무도 간 적이 없죠

토리시마

연재가 5년을 넘기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말해주죠. 하지만 요즘은 너무나 간단해요. 왜 어느 시기부터 점프의 연재가 장기화 되었느냐. 원피스가 나왔을 때는 점프의 부수가 점점 떨어지는 도중이었어요. 잡지의 힘이 없을 때의 1위인 거죠. 안좋게 말하면. 그래서 오래 연재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어요.

일동

(쓴웃음)

토리시마

그러니까 원피스의 책임이라거나, 다른 만화의 책임이라기보다는 점프라는 잡지 자체가 지닌 생명력이나 시장성의 문제가 한쪽에 있지 않나 싶어요.

(중략)

마츠야마

제가 알기로는 앙케이트는 사실 결과론이고 점프에서 제일 굉장한 점은 새연재를 시작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연재회의입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만 들으면 점프는 이름 없는 신인이 불쑥 튀어나오는 것처럼 들려서, 간단히 실어주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요.

귀멸의 칼날의 고토우게 선생님 말씀을 들었는데, 그 분은 1년 이상에 걸쳐 편집부에 네임을 가져가서 수정하고, 또 수정하고, 다시 가져가고를 1년 이상 한 다음에 간신히 연재회의가 열렸다고 합니다. 그렇게 연재를 시작한 게 귀멸의 칼날이니 말이죠. 그 기간 동안 여럿이서 판단을 하는 거잖아요. 3화 분량의 연재 네임을 보면서.

토리시마

담당 편집자가 힘이 약했던 게 아닐까?

야하기

아뇨 아뇨 아뇨! 하지만 원피스도 그래요. 연재가 결정나기까지 1년 정도 걸렸습니다.

마츠야마

1년이 걸렸나요? 원피스가!?

토리시마

걸렸지. 연재회의에서 통과했던 게 세번째니까.

마츠야마

3번 테이블에 올랐다가 두번 떨어진 건가요!?

야하기

저는 그 당시의 연재회의에는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아직 어렸을 때니까. 그래서 밑에서 지켜보면서 '왜 이렇게 재밌는 만화가 통과하지 못하는 걸까?' 계속 궁금했습니다.

토리시마

왜 통과하지 못했는지 간단히 말하자면 구성이 엉망진창이었으니까.

(중략)

야하기

제가 점프에 있었을 무렵 편집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게 무엇을 끝내느냐 하는 판단입니다. 시작하는 건 제법 간단합니다. 연재 후보에 오르는 작품은 대체로 재밌으니까요.

하지만 다른 어떤 만화로 대체하느냐를 포함해서 고민해야 합니다. 끝낼 만화를 고려해야 해요. 하지만 만약 만화 어플 형식으로 서비스하는 형식이라면 어떻게 될까요? 모든 만화가 계속 연재되고, 또 새로운 만화도 연재하는 판단을 하게 되죠. 현재 이렇게나 많은 만화 어플이 나와있는데, 그런 어플에서 메가 히트작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이런 점에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만큼 끝내는 게 제일 어렵습니다. 재능 있는 작가가 '이건 좀 아니군'하는 만화를 그리고 있다면 사실은 빨리 끝내버리고 다음 작품을 그리게 만드는 편이 낫거든요. 

토리시마

블리치 전에 그린 좀비 파우더를 말하는 걸까나?

야하기

그때는 리얼하게 제일 밑바닥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은 못했어요(웃음) 어쨌거나 그렇게 일찍 끝을 내주는 게, 그 작가의 다음 기회로 이어지니까요. 점프도 10주만에 연재가 끝나고, 그 다음 작품으로 대박을 친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3편 연속으로 말아먹으면 가망이 없다고 토리시마 씨가 말씀하셨는데, 그 말이 맞습니다.

마츠야마

죠죠도 세번째였죠.

토리시마

그렇게 따지면 이노우에 타케히코도 카멜레온 자일이 있었고, 테니스의 왕자님도 두번째입니다. 둘 다 첫번째 작품은 하드보일드 탐정물을 그려서 실패했지.

그럼 이노우에 씨가 왜 슬램덩크는 좋았느냐 하면 농구를 좋아하니까. 참 간단한 얘기지. 코노미 타케시 씨도 테니스 강사였으니까. 그런 이유로 그린 게 좋았던 거지. 그러니까 그리고 싶은 건 대박을 못쳐. 그 작가가 그리고 싶은 게 아니라, 그 작가가 그릴 수 있는 내용이어야만 해.

이제는 스포츠 만화는 그 스포츠를 플레이한 사람이 아니면 못그려. 왜냐면 아무리 사진집을 참고로 모사해본들, 그건 제 삼자의 시점이거든. 플레이어의 시점으로 그릴 수 있는 것은 그 스포츠를 경험한 사람 뿐이야. 그게 만화 주인공 시점의 근사함이니까. 이건 플레이를 한 사람 말곤 못그려.

내가 그 사실을 실감한 게 캡틴츠바사. 캡틴츠바사는 앙케이트 순위도 좋았는데 야하기 말대로 1위를 했을거야. 솔직히 말해서 왜 이딴 그림으로 1위를 할 수 있는거지?였어(웃음) 어디가 재밌는지 몰랐거든.

그렇게 몇 주정도 본다음에 알게 됐습니다. 기존의 축구만화와 완전 다르다는 사실을. 어디가 다르다고 생각하나요? 획기적으로 다릅니다. 캡틴츠바사는.

캡틴츠바사 이전에는 없었고, 캡틴츠바사부터 시작된 것. 그것은 바로 카메라가 사람이 아니라 공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마츠야마

확실히 카메라가 낮아요!

토리시마

카메라가 항상 좇아야 하는 것은 주인공이 아니라 공이야. 그래서 공은 친구인거지.

이 당시의 타카하시 요이치 씨의 운동신경이라고 할까 만화가로서의 굉장함에 깜짝놀랐지. 독자가 여기에 그대로 반응하는거구나. 앞으로의 스포츠만화는 큰일이겠구나.

마츠야마

그건 아무도 흉내 못해요. 컷을 종과 횡으로 나누지 않거든요. 선이 들어가지 않은데, 한페이지 안에 5컷 정도 있죠. 시선의 유도가 제대로 됩니다. 그건 확실히 카메라가 공을 향하고 있군요.

토리시마

그후로 스포츠만화가 완전히 바뀌었지. 사실 캡틴츠바사 전에는 만화업계에 히트한 축구만화가 없었거든.

마츠야마

없습니다. 전부 야구만화입니다.

토리시마

그러니까 야하기 말대로 신인이 그리는 점프의 무서움이란 그런거야. 기존의 시점을 가지지 않은 녀석이 튀어나와버리거든.

(중략)

토리시마

마츠야마 씨는 점프를 좋아하니까 한가지 질문을 하겠습니다. 국내에서는 엄청난 히트를 친 원피스가 해외에서는 나루토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자주 해외에서 질문을 받거든요. 왜 원피스는 해외에서 나루토만큼 히트하지 못했느냐고. 해외의 사람들도 다들 원피스가 일본에서 엄청난 사실은 알아요. 하지만 왜 해외에서 히트하지 못하느냐. 그 이유를 아시나요?

마츠야마

제 감각으로는 원피스는 가부키라고 말하면 좀 그렇지만 임협도(任侠道)죠. 옛날 야쿠자 영화 같은. 일본인은 확 꽂히는 눈물 짜내기 부분도 포함해서 연극이랄지 무대극 같은 내용입니다. 나루토는 어떤 의미로는 전개도 포함해서 헐리우드 지향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세계에서 팔리는 특성이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우노자와
 
그럼 나루토는 왜 해외에서 그렇게까지 잘 먹힌 걸까요?

야하기

나루토가 금발에 푸른 눈이니까요

마츠야마

그렇게 단순한...(웃음)

야하기
 
외국인이 봐도 멋있잖아요.

원피스는 드라마가 아주 재밌어요. 그에 비해 나루토는 드라마 파트보다 액션이죠. 저는 아이가 있는데요 아이들이 보면서 제일 이해 못하는 게 드라마입니다. 아이들은 보기 좋은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구도가 멋지거나, 하늘이 선명하게 보이는 그림을 보면 마음에 든다고 말해요. 그러니까 한눈에 봐서 재밌느냐 여부죠.

우리는 계속 만화를 읽어왔으니까 만화의 재미를 깊이 분석하기 마련이잖아요. 하지만 해외 사람들 대다수는 일본의 만화를 몰라요. 그건 아마도 리터러시나 독해력이 없으니까 모르는 거죠. 다시말해서 나루토는 그런 독해력이 필요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토리시마

답은 나왔는데 우선 첫번재는 해적이 아니라 닌자니까. 닌자를 좋아하거든요, 해외 사람들은. 그에 비해서 해적의 개념은 일본 말고도 있으니까. 

다음으로 마츠야마 씨랑 야하기 씨가 말한 것처럼 원피스는 눈물의 드라마잖아. 눈물의 드라마는 일본인한테만 통용돼. 해외는 눈물의 드라마는 기피당하거든. 찐득하니까.

또 하나는 화면구성이나 캐릭터를 선보이는 방식이 안타깝게도 키시모토 마사시 씨 쪽이 빼어나.

보기가 편하거든. 그 결과 어떻게 됐냐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을 때 그림이 되는 게 나루토죠. 애니메이션은 움직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해외에 전달되기 쉬운 만화 제작법은 나루토죠. 우노자와 씨는 다양한 컨텐츠를 취급하셨으니 해외에 통하는 것과 통하지 않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실텐데요?

우노자와
 
맞습니다. 그걸 알면 고생은 안 하죠.

나루토도 처음에는 일본에서만 잘나갔죠. 그랬던 게 질풍전이 된 무렵에 해외에서 폭발적으로 팔렸어요. 이렇게 잘나가는구나 싶어 솔직히 깜짝 놀랐습니다. 국내에서는 원피스 쪽이 파워가 있었으니까. 원피스는 캐릭터가 외국인처럼 생겼잖아요. 그래서 잘 먹힐 줄 알았는데, 해외에서는 통하지 않았죠.

야하기 씨 말씀대로 금발에 푸른 눈이 주효했던 걸까. 외국인은 아마 오공이나 나루토를 일본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겠죠. 애니메이션은 현지의 말로 더빙되니까. 

야하기

애초에 나루토보다 원피스가 먼저 연재를 시작했죠. 작가도 원피스는 절대 못이긴다고 말했고. 나도 원피스가 너무 재밌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그런 소리 하면 안 돼!라고 말하고(웃음)

1위를 해야만 하니까요. 점프에서는.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뭐 10권 정도 연재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나루토를 시작했습니다.

토리시마

10권이면 2년이군

야하기

그정도 연재하면 어느 정도는 돈이 작가에게 들어오니까, 다음 작품을 준비할 수 있을 거라고 봤어요. 그렇게 나루토를 시작하면서 원피스의 어떤 점이 대단한가를 분석하고 분석했죠. 엄청나게 분석했습니다.

이스트블루나 알라바스타, 하늘섬처럼 수많은 무대가 있잖아요? 그것들은 RPG에서 말하는 맵입니다. 원피스의 대단한 점은 새로운 맵에 들어서면, 바로 그 맵에서의 목적이 제시되고, 그걸 클리어하면 주인공은 성장하고, 그 성장이 다음 맵에서의 목적으로 이어집니다.

즉 처음에 만담의 후리가 있고, 오치가 있다는 구성을 반복해요. 심지어 다음 맵에서 전혀 다른 세계관을 제시하니까 싫든 좋든 흥이 나죠. 더 대단한 점은 주변 캐릭터를 묘사하면서, 주인공이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그리는 점입니다. 루피가 사람을 모으는 게 원피스로 이어집니다. 애초에 만화는 주인공만 그려야 하는데, 주인공 이외의 것을 그리면 재미가 없거든요.

원피스는 연구하면 연구할수록 굉장한 만화입니다. 당해낼 수가 없어요. 여기에 대항하려면 역시 액션으로 놀래켜야죠. 그걸 의식해서 했습니다. 작가 본인도 원피스보다 감동적인 이야기는 못그린다고 했으니까 다른 영역에서 승부를 걸었죠. 같은 잡지에서, 같은 벡터로 승부해본들 의미 없잖아요. 그래서 나루토는 그런 방향으로 갔죠. 심지어 작가의 그림이 엄청났으니까요.

토리시마

야하기가 나루토를 시작하면서 원피스를 연구했다고, 넘버원을 연구했다고 하니 역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은 저도 드래곤볼이 인기가 떨어지기 시작해서 위험하다 싶던 차에, 나는 좋아하지 않는 북두의 권을 처음으로 연구했습니다. 편집부에서 읽는 게 아니꼬와서 만화를 사서 집에서 읽었죠.

넘버원 만화니까 독자가 제일 좋아하는 요소가 담겨 있기 마련이거든요. 그러니까 넘버원을 분석하는 것은 독자의 취향 기호를 분석한다는 뜻. 그점에 의미가 있죠. 북두의 권을 연구하면서 '이 1화 진짜 잘만들었다'고 감탄했죠. 하라 테츠오 씨가 지닌 그림의 장점을 멋지게 살렸어요. 역으로 말하면 하라 씨가 지닌 단점을 드러내지 않게 만들었어요.

하라 씨는 한장 그림은 잘 그리지만, 액션은 못그려요. 그 전신의(全身), 그 극화 터치로 그리니까 액션을 그리면 안 됩니다. 무슨 소리냐 하면 정지된 그림(止め絵)의 연속으로 그리니까, 비공을 찌른 전후를 선보일 수밖에 없어.

그러니까 하라 씨가 지닌 그림의 장점만 추출한 형태가 비공을 찌른다는 모양새입니다. 덤으로 그걸 매드맥스와 브루스 리에서 따왔으니까, 이미지를 잡는 법도 능숙하지.

드래곤볼로 이걸 이기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간단한 일이었지. 토리야마 씨는 자유자재로 앵글을 잡을 수 있어. 하라 씨는 일정방향으로밖에 못그려. 그렇다면 드래곤볼은 상하좌우, 외부와 내부, 자유자재로 액션이 가능한 형식으로 만들자고 생각했지.

천하제일무도회 전개가 바로 그렇습니다. 당초 드래곤볼의 바탕이 된 재키 챈의 액션을 좀더 철저하게, 의도적으로 만화속에서 재현하자고 생각했죠. 그리고 북두의 권은 드라마를 선보이니까 전개가 길어요. 대사로 승부를 보는 방식이니까. 나는 더 낮은 연령대를 노리고 4주 단위로 전개를 바꿔서 스피디하게 선보였습니다.

몇번인가 인터뷰를 통해 한 얘긴데 수행편을 길게 하면 인기가 떨어지니까, 수행을 짧게 했죠. 거북선인과 크리링 외의 서브 캐릭터는 전부 짜르고, 수행의 성과를 천하제일무도회에서 선보였습니다. 천하제일무도회는 토너먼트 제도라서 하나의 싸움은 1주나 2주로 끝이 납니다.

그리고 토너먼트가 재밌는 이유는 어디서 누구랑 만날지를 독자가 예측해주니까. 그 예측을 어떻게 배신하느냐로, 독자의 흥미를 끌어당길 수 있죠. 그랬더니 이쯤에서 북두의 권을 제치면 좋겠다고 생각한 지점의 절반 정도에서, 별 대단한 캐릭터도 아닌 박테리안과 대전하는 편에서 북두의 권을 이겨버렸어(웃음)

야하기
 
우리는 원피스를 제치지 못했지만요(웃음)

Q.연재회의 화제로 돌아가서요, 회의 시간이 가장 길었던 만화가 뭔가요?

토리시마

원피스 아니겠어? 원피스는 2시간 걸렸거든.

야하기

연재회의에 제출한 네임은 전부 3화인데, 내 기억에 원피스는 2~3번째 정도 되는 네임이었던가? 결과적으로 연재회의를 통과하지 못한 내용인데요, 섬에서 보물을 지키는 캐릭터가 나와요. 그 이야기가 상당히 재밌었습니다. 감동적이기도 했고요.

Q.그런데도 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야하기

네. 이렇게 재밌는데 왜 통과를 못했을까. 당시는 이상하게 여겼어요.

토리시마

왜 연재회의에 3화까지의 네임을 준비시키느냐 하면, 기본이 10주니까. 3화까지 1/3의 스토리를 전개하는 셈이잖아? 그러면 주인공이 누구고, 어떤 이야기인지를 그 3화 안에 보여주길 바라거든. 그걸 보여주지 못하는 만화는 구성이 나쁘다는 뜻이야. 원피스는 구성이 나빴던거지.

야하기

지금 생각해보면 왜 통과하지 못했는지 이해합니다. 그 네임의 이야기는 주인공이 성장하거나, 이야기가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어요. 만화에서 주인공은 반드시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주인공이 등장하지 않는 편이 있어도 상관없지만, 그대신 주인공이 뭘 하고 있는지는 독자한테 항상 의식하게 만들어야 하죠.

그런 시점으로 생각해보면 그 당시의 네임은 이야기는 확실히 재밌지만 주인공이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어요. 그래서 통과하지 못했던 걸테죠. 

마츠야마

나루토가 3화까지 카카시를 등장시키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인가요?

야하기

아뇨 그렇지는 않습니다. 나루토는 다른 만화를 열심히 연구했거든요. 

1화는 주변의 어른들이 나루토를 어떻게 보느냐, 2화는 아이들이 나루토를 인정하느냐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왜냐면 북두의 권은 1화가 그런 형식이고 2화에서는 할어버지를 구하는 내용이니까요. 결국 다양한 사람이 나루토를 어떻게 보느냐, 인정하느냐에 관해서. 주인공이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받으면 성장한 것처럼 보이거든요.

그래서 다양한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 이야기를 만들자는 게 애초의 컨셉이었습니다. 그렇게 만들자 2화는 게스트 캐릭터의 이야기인데도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어요. 하지만 원피스는 그 2화로는 주인공이 전혀 앞으로 나아가질 않았어요. 구원을 얻은 남자의 이야기에 불과하죠. 그런 점을 지금은 아주 잘 이해합니다.

토리시마

연재회의에서 나루토에 관해 논의한 것은 아마 5분 정도. 원피스는 2시간. 이 차이지.

야하기

헌터헌터도 5분 정도. 5분도 안 걸렸죠.

원피스 뿐만이 아니라 드래곤볼도 엄청 연구했습니다. 수행장면을 어떻게 이렇게 잘 그리는지 궁금했어요. 수행은 하는 장면을 보여주지 않으면 강해진 이유를 그릴 수 없어요. 하지만 드래곤볼은 수행을 즐겁게 그려요. 중력 몇 배라니 치사하지 않나요?

나루토도 강해지기 위해서 수행을 해야하는데, 수행이 길어져버리거든요. 수행이 길어지면 싫잖아요? 앙케이트 순위가 떨어지니까. 그래도 '수행하고 왔다'라며 갑자기 돌아오는 것도 싫잖아요? 그건 반칙이니까.

마츠야마

블리치가 그런 패턴이 많았지(웃음)

야하기

난 모릅니다(웃음) 다른 만화로 그런 건 질리게 봤으니까. 동굴에서 빠져나왔더니 강해져 있다거나, 이런 건 진짜 하면 안된다. 아이들도 다 알고 있으니까. 무슨 노력을 해서 어디를 단련해서 강해졌는지는 알 수 있었으면 했어요.

드래곤볼은 그런 식으로 즐겁게 하지만 나루토의 분위기로 드래곤볼과 똑같이 하는 건 무리라고 봤어요. 그래서 여러 만화를 보면서 수행을 잘 그리는 만화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고민했죠. 

아이들이 실제로 따라해보고 싶어하는 수업을 고려했어요. 나선환의, 물풍선이나 공속의 물을 움직이는 것은 아이들이 조금은 따라해보고 싶어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생각해서 그런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다만 길기도 했고, 성공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마츠야마

나루토가 나선환을 습득할 때, 4대 호카케는 한손으로 나선환을 만들었지만, 나루토는 차크라 컨트롤이 서툴러서 양손으로 하게 됐고, 결국 손이 모자라서 분신으로 벌충하는 결론은 수행을 시작하기 전부터...?

야하기

정해놓지 않았습니다!

키시모토 선생님은 정해놓으셨을지도 모르겠으나, 나는 전혀 안 그랬어요. '이런건 어떨까?'라고 제안은 했지만요. 예를들어 풍선을 놓고 이 안에 차크라를 움직이는건 어떠냐는 말을 했어요. 하지만 그 다음을 어떻게 그릴지는 역시 선생님 마음속에서...

토리시마

작가와의 미팅은 너무 오래하면 재미 없어져요. 우리는 만화가가 완성시킨 그림 콘티를 독자 시점으로 처음 보는 거잖아요? 그 순간 느낀 놀라움은 독자의 놀라움이니까. 그 자리에서 다음 스토리를 알아버렸다가는...

마츠야마

그렇군요!

토리시마

그러니까 큰 흐름은 만들어 놓지만 자잘한 논의는 오히려 안 해요.

야하기

토리시마 씨는 진짜로 '미팅 오래하지마'라고 하시죠. 저는 꽤 오래하는 편입니다.

4~5시간 정도 합니다. 전부 정한다음에 귀가하는데 말이죠. 그렇게 하면 토리시마 씨가 '그건 작가한테 민폐니까 그만둬'라고 화를 내셨죠(웃음)

토리시마

나는 작가 미팅 30분으로 끝.

마츠야마

30분!?

토리시마

그림 콘티 두번 보고 끝.

마츠야마

원고에 대해서만 말하고 끝인거군요. 그러면 불안하지 않나요?

야하기

큰틀은 정해두지요? 여기까지 간다는. 거기서 어떤 결착이 있다는 식으로.

토리시마

옛날에 스파르탄X란 게임이 있었잖아? 그게 출시됐을 때 '이거 좋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횡으로 그리면 들키니까 종으로 그렸지. 그게 드래곤볼의 머슬타워야.


마츠야마

오오!

야하기

반드시 끝이 보여야 독자가 안심합니다. 드라마도 '앞으로 몇 화 남았는지 알면 보겠지만'이라는 마음이 있잖아요? 그래서 끝이 어디인지는 사전에 보여주고 싶어요. 오중탑 시스템은 그게 편리해요.

마츠야마

천하제일무도회도 그렇죠

야하기

맞습니다. 여기까지 가면 승리.

토리시마

위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강한 놈이 튀어나온다는 사실을 사전에 말해놓으면, 다음에 어떤 놈이 나올지 예상해주잖아? 그 상상력이 플러스가 되지.

야하기

세인트세이야의 십이궁도 그렇죠.

마츠야마

12는 너무 많지만요. 그래서 시작된 순간 일단 목양좌의 무우가 성의를 수리하는데서 시작해서 실질적으로는 두번째부터 배틀이었죠.

토리시마

아이들은 숫자를 세거나 모으는 걸 좋아합니다.

야하기

그런 방법론이 몇개 있죠. 하지만 앞으로의 만화는 또 새로운 방법론이라고 해야할지, 요즘 아이는 이런 걸 좋아하니까 이렇게,라는 식으로 변화하니까 그게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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