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학당 이야기, 5

2011.08.06 19:13

한이은 조회 수:2521

 

- '임의의 직각삼각형에서 빗변을 한 변으로 하는 정사각형의 넓이는 다른 두 변을 각각 한 변으로 하는 정사각형의 넓이의 합과 같다.'

 

- 자, 여기서 여러분이 학창시절 수학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알아볼 수가 있습니다(...), 본의 아니게 이야기가 길어지게 되어서 연재물이 되어버린 '아테네 학당'의 여섯 번째 인물은, 피타고라스입니다, 보에티우스와 이븐 루시드가 어깨 너머로 열심히 컨닝 바라보고 있는 인물입니다, 아마 우리가 철학에 대해서 잘 몰라도, 피타고라스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여기 저기에서 숱하게 들을 수 있었을 겝니다, 그는 그만큼 여러 분야에 걸쳐 광범위하게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었고, 그에 반해 매우 신비스러운 사상과 사생활을 가진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아쉬운 것은 우리가 그에 대해 알 수 있는 '사실'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그와 그의 학파는 제대로 된 책 한 권 남기지 않았고, 그들에 대해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는 전부 전설이나, 일화, 인용의 인용인 '카더라' 수준의 불확실한 것들입니다,

 

- 피타고라스는 자신의 '정리'의 발견에 너무 기쁜 나머지, 황소 100마리를 신에게 바쳤다고 하는데, 그 와중에 당황스런 발견도 해야했습니다, 바로 '무리수'(길 아님, 아...무리수예요...)의 발견인데, 만물의 조화가 숫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그들에게 정수의 비로 나타낼 수 없는 숫자인 √2의 존재는 외부로 절대로 발설되어선 안 될 것이었습니다, 마치 프리메이슨과 같은 비밀 공동체였던 피타고라스 공동체 내에서 반항은 곧 죽음이었습니다, 사실 피타고라스의 정리의 원발견자일지도 모른다는 설도 있는 히파수스는 무리수의 존재를 공포하려다가 결국 그들에게 죽임을 당했죠, '절대적 조화'에 대한 살인도 불사하는 이러한 믿음, 그것은 중세로 넘어와 일반화되어, 신에 대한 믿음의 근거 중 하나로 이용됩니다, '신성한 수학자'라는 이러한 관념은 자연 현상을 자세히 관찰하던 교양인들에게 더 일반적이었습니다, 7일간의 천지창조, 그리고 일곱 개의 천체(당시에는 해와 달 외에 다섯 개의 행성만 알려져 있었습니다), 또한 7은 3과 4의 합인데, 3은 삼위일체의 수이므로, 4는 4복음서의 수이므로,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3과 4의 곱은 12인데, 12는 이스라엘 12지파의 숫자이자 예수의 12제자의 수이기도 하며, 1년을 이루고 있는 12달의 숫자이기도 합니다, 어떻습니까? 이 모든 증거가 피타고라스가 진리라는 증거를 가리키고 있...(우리 모두 피타고라스교로 개종을),

 

- '아테네 학당'에서 피타고라스가 열심히 노트하고 있는 것은 바로 그러한 이론의 결과물입니다, 그리스어 'epogdoon'이라고 하는 이것은 수학자이자, 음악가이기도 했던 피타고라스가 발견한 우주의 음계에 대한 조화의 공식입니다,

 

 

-  보에티우스에 의해 전해지는 일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느날 피타고라스는 대장간 옆을 지나다가 아주 아름다운 화음처럼 들리는 망치 소리를 듣습니다, 그래서 알아보았더니 망치들의 무게가 6:8:9:12의 비를 이루더랍니다, 여기서 망치의 무게가 6:12일때, 6:9일때, 6:8과 9:12일때, 1부터 4까지의 비율이 얻어진다고 피타고라스는 생각했고, 이러한 1-4가 상징하는 것은 (피타고라스주의에 따르면) 1이 점, 2가 선, 3은 면, 4는 입체입니다, 이 수들을 모두 합치면 우주를 나타내는 완전한 수인 10이 나옵니다!

 

- 이러한 조화를 이루는 10이라는 숫자가 삼각형을 이루고 있는 것 또한 우연이 아닙니다, 피타고라스와 피타고라스주의자들은 이 삼각형을 '테트락티스'라 불렀으며, 이는 '처음 네 수의 합'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10은 항상 이 도형으로 표기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러한 내용에 대해 자신의 '형이상학'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습니다, "그들(피타고라스주의자들)에겐 정말 다른 모든 사물들이 제 본성에서 수들을 닮은 것처럼 보였고, 수들은 자연 전체에서 '으뜸가는 것'(원리)이었기 때문에, 그들은 수들의 요소가 모든 사물들의 요소라고, 우주 전체가(천체들이 내는 음의) 조화와 수라고 믿었다. 그리고 우주의 겪이들과 부분들과 관련하여, 또 우주의 전체 구조와 관련하여, 이것들이 수와 (음의) 조화에 대해 가졌던 일치점들을 한데 모아 (자신들이 가진 이론의 틀에) 짜 맞췄다. 그리고 어딘가에 허점이 보이면, 자신들의 이론 전체가 (빈틈이 없이) 일관된 것으로 보이도록 추가적인 규정에 매달렸다. 이를테면, 그들은 수 10이 완전한 것(수)이며, 수의 모든 본성을 포괄한다고 믿으므로, '하늘에서 움직이는 물체'(천체)들도 10개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보이는 것(천체)들이 아홉 개여서 그들은 열 번째의 것으로 대지구를 꾸며냈다. 이에 관해서 우리는 다른 곳에서 더꼼꼼하게 다룬 바 있다."

 

- 이렇듯 이미 많은 무리수(...)를 두고 있었던 피타고라스 학파였지만, 그들이 중세에 끼친 영향력은 지대했습니다, 중세 무슬림 철학자들과 15세기까지의 음악이론가들은 모두 음악을 수학적 조화 속에서 이해하고자 했습니다, 보에티우스 또한 음악을 수학의 분과로 분류했고, 고벨리누스는 음악의 이해는 피타고라스에 의해 준비되었으며, 그것이 보에티우스에 의해 전해졌다고 적고 있습니다, 즉 당시 지식인들에게 수학은 곧 음악, 음악은 곧 조화의 학문이고, 우주론적 사유의 대상이었던 것입니다, 현대에 와서 이러한 의미는 많이 희석되었지만, 과학이 수학과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자 피타고라스는 재평가 받게 됩니다, 하이젠베르크는 "피타고라스의 발견은, 인간의 과학을 촉진시키는 가장 강한 자극들 중의 하나이다."라고 하였고, 갈릴레이나 메르센 또한 음의 진동수에서 많은 물리학적 법칙들을 발견해냅니다,

 

- 끝으로 그가 했다고 전해지는 많은 말 중에서 하나 인용해 보겠습니다, "나는 침묵을 지키든가, 아니면 침묵보다 더 좋은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으로 본격 피타고라스교 전도 글을 마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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