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야 뭐 당연히 정답이 없다는 건 알고있습니다만,  어떻게들 하시는지 궁금해서요.

 

뭐 결혼이야 보통 본인 혹은 자녀 결혼인데, 전 결혼을 했기 때문에 제 결혼에 왔거나 축의금을 낸 사람만 챙깁니다. 단, 그땐 전혀 몰랐거나 안친했는데 그 이후에 친해진 경우에는 그래도 성의표시는 하죠. 전부터 알던 사이인데 제 결혼 때 축의금을 안냈으면 좀 고민돼요. ㅎㅎ 대개는 그냥 받은 만큼만 갚습니다.

 

문제는 부고가 떴을 때인데요,  대개 부모상, 가끔 배우자상이죠. 정말정말 가끔 자녀상. 경사보다 조사라고, 이 쪽을 더 잘 챙겨야 한다고 합니다만...

 

지금까지 전 무조건 직원 본인 것만 챙겼습니다. 그러니 시부/시모/장인/장모상은 아예 안챙겼죠. 어느 정도 가까운 사이라고 해도요. 친부모상은 챙겼지만 그 외에는 챙기지 않았습니다. 지위고하도 가리지 않았네요. 직속 임원이 장인상을 당했을 때도 아무 것도 안했으니. ㅡㅡ 그리고 1대까지만 챙겼어요. 직원이건 배우자건 양가의 조부/조모 전혀 안챙겼죠. 실제로 이쪽은 사내에 공지되지도 않아요. 알음알음 알아서 가면 가는거죠. 입사 동기가 처음으로 조모상을 당했을 땐 동기들이 얼마씩 모아 주고 그랬는데 얼마 안지나 그렇게들 안한다는 걸 알고 자연스레 없어졌죠. 친한 친구의 경우 조부상에 간 적이 있는데, 솔직히 지금 제게 같은 일이 생겼을 때 이 친구에게 오라고 불러야 할지는 잘 모르겠네요.

 

근데 전에 친척 어르신이 돌아가셔서 상가에 가있었는데, 사위가 빈소에 와 있었어요. 그때 좀 묘한 느낌이 들더군요. 신문에 난 부고를 보니 친척 형들 이름이 나열되고 "부친상" 표시된 것은 당연한데, 친척누나 이름은 아예 없고 대신 매형(사위) 이름 옆에 "장인상" 이라고 되어있더군요. 그리고 매형의 손님들이 보낸 조화, 매형의 손님들이 꽤 많이 왔어요. 그걸 보고나서 이거 내가 잘 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기브 앤 테이크 원칙으로 생각하면 나중에 제가 장인, 장모상을 당하면 제 손님은 아무도 안올거라는 얘긴데 그렇게 만들면 안되는건가 싶고요.

 

뭐 생각해보면 그 장례식에도 사위의 손님들은 많이 왔지만 며느리들 손님은 거의 없었던 걸로 기억하니 그 사위가 다소 발넓은 사위였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여간 그놈의 사회생활이 뭔지 참 어려워요.

 

p.s. 전에 드라마 "내조의 여왕" 보는데 회사에서 높은 사람이 상을 당하자 직원들이 총출동합니다. 조의금을 5만원 넣으려는 후배에게 선배가 울면서 "10만원 해" 하는 장면이 있었어요. 근데 진짜로 상가에 왔는지 안왔는지, 5만원 냈는지 10만원 냈는지 챙겼다가 그걸 그 사람에 대한 처우에 반영하는 직상상사가 있을까요? 경조사 관련 고민을 할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저쪽은 신경도 안쓰는데 나만 오버하며 고민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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