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아쿠아맨

2018.12.27 14:53

겨자 조회 수:859

로마 제국을 디즈니 식으로 재해석한 것 같은 원형 경기장에서, 금붕어 옷, 은붕어 옷을 입은 듯한 두 남자가 결투를 합니다. 몸들은 다 자랐는데 말투는 미국 중학생들 말투예요. (예: "Wait...Wot?") 병사들이 손에 든 건 나이키 신발 늘려놓은 것 같은 광선총이고 병사들 옷은 소형 새그웨이나 스쿠터에서 영감을 받은 것 같아요. 과거의 아틀란티스는 워싱턴 DC에 포토샵한 것 같은데 보고 있으면 상상력의 한계가 느껴집니다. 금붕어로 시작해서 킹크랩도 해파리도 꼼장어도 나오고 참치도 쑤기미도 쏨뱅이 문어도 나옵니다. 하잘것 없는 악역은 자이언트 머드 크랩 닮은 검정색 갑피를 입고 나오는데 주인공이 돌멩이 두 개 갖고 퇴치해요. 갑각류 까먹는 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나면 쑤기미 퇴치해야하는데 쑤기미와의 싸움이 꽤 치열하구요. 보다보면 조석의 '조의 영역'이 떠오릅니다. 쑤기미 끝나면 바닷장어 나옵니다. 바닷장어 물러가면 대형 갑각류 나오고요. 대규모 전투 장면은 '반지의 제왕'이나 '레디 플레이어 원' 닮았는데 전략이고 뭐고 없어요. 


여자 주인공은 미라 (엠버 허드)가 남자 주인공 아서(제이슨 모모아)를 보고 '네가 왕이 되면 그게 더 큰 일이겠다'고 하는데 정말입니다. 아서는 그 나이 되도록 엄마가 보내준 밀사에게 배운 건 전사가 되는 법 밖에 배운 적 없는데 어떻게 왕이 된단 말이예요? 근육으로 멧돼지 때려잡아오면 이기는 부족사회도 아니고 저렇게 기술력이 발전한 복잡한 나라를 어떻게 이끈단 말인지요. 환경오염으로 위협받고 있는 거대 제국을 이끌기에는 그릇이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아서도 동생 '오션 마스터'도 둘다 철딱서니 없고, 오히려 '사상자가 너무 많이 나니 전쟁을 멈추자'고 제안하는 미라가 제일 어른스러워요. 미라와 결혼하고 미라에게 통치하라고 하는 게 제일 낫지 싶네요.


초반에 니콜 키드만이 연기를 잘합니다. 51세의 니콜 키드만이 20대의 순진한 해저 여왕을 연기하는데, 잘해요. 이 영화에 나오는 연기자들을 통틀어서 제일 멋진 연기예요. 로튼 토마토 64%가 정확합니다. 신선도를 더 쳐주는 건 무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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