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나가서 미친듯이 운동을 하려고 했는데...명절 택배가 온다고 해서 그냥 컴퓨터 앞에 있어요. 


 쪽팔린 소리지만, 나는 30살 넘어서도 어디선가 명절 선물을 받아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몇년 전부터 일을 하게 되니 설이나 추석마다 명절 선물세트가 내 이름으로 몇개나마 오고 있는 중이예요. 처음에는 호들갑 좀 떨었지만 이젠 나름 익숙해졌어요.


 사실 그렇게 오는 선물세트는 딱히 좋은 거라곤 할 수 없어요. 이것도 작가마다 등급이 있어서 같은 회사의 ㄷㅅㅈㅂ같은 만화를 그린 작가에게는 소고기 세트가 가지만 나정도 등급의 작가에게는 그 아래단계의 선물세트가 오거든요. 냉정히...선물세트의 꾸림새로만 보면 와도 그만 안 와도 그만인 정도의 물건들로 채워져 있지만 내 이름으로 된 명절 선물세트가 오면 어머니는 매우 기뻐하시죠.



 2.전에 쓴 주식 위임해달라는 투자회사를 기억하나요? 종종 그 대표라는 사람에게 전화가 오곤 해요. 그런데 뭐랄까...릴레이 줄넘기에 비유해야 하나? 


 사람간의 대화라는 게 캐치볼의 성격도 띄지만 가끔은 '릴레이 줄넘기'같은 양상을 뜨기도 해요. 빙빙 돌아가는 줄넘기 줄 안에, 줄에 걸리지 않고 재빨리 진입할 타이밍을 노려서 뛰어들어야만 나도 말을 할 기회를 얻는 그런 거 말이죠.


 한데 이 작자의 말은 너무 빠르고 1초의 빈틈도 없이 제 할말만 하는 거예요. 릴레이 줄넘기로 치면 줄넘기가 초고속으로 돌아가고 있어서 도저히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는 릴레이 줄넘기인 거죠. 


 'ㅅㅇ회계법인에서 집중적으로 지금 파고 있는데 의견거절이 나올 확률이 90%가 넘어요. 주주총회를 지금 열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그거라고요. 김앤장 정도론 안 되겠고 XXX정도 로펌은 써야 하겠어요. 금융감독원에서 나온 지 3개월 된 사람들 써야지 일이 된다고요. 아시다시피 지금 100억이 준비되어 있고요.'


 같은 허세대사들을 계속해서 몰아치는데, 뭘 좀 물어보려고 중간에 껴들려고 해도 도저히 껴들기가 힘들었어요. 그가 하는 말을 들으며 '내가 갑일 때도 이런데, 이런 놈과 반대 입장에서 만나면 졸라 짜증날 것 같군.'이라고 주억거렸어요. 



 3.어쨌든...나는 주주총회 연다는 걸 찬성하는 편이긴 하지만 위임까지 해줄 필요는 없을 거 같아요. 어쨌든 이건 내 주식이 아니니 통화내용을 어르신에게 전해 드리겠다고 하고 끊었어요.


 물론 이건 '어르신'의 주식이 아니라 내 주식이지만...이걸 내 거라고 하면 내가 위임해 줄 때까지 끈질기게 연락할 것 같아서 그렇게 말하진 않았어요.



 4.휴.



 5.한데 통화내용중 한가지는 궁금해서 주위의 변호사에게 물어봤어요. 법적 분쟁을 겪을 일이 별로 없는 나는 김앤장이 제일 좋은 회사인 걸로 알고 있거든요. 왠지 좋은 로펌에서 좀더 싼 로펌으로 옮기는 핑계를 저런식으로 대는 거 아닌가 싶어서 변호사에게 물어봤어요. 정말 XXX란 로펌이 김앤장보다 금융 쪽에선 더 낫냐고요. 돌아온 대답은 '거기서 거기야.'였어요.



 6.아...심심하네요. 딸기빙수번개는 실패했어요. 거기까지 가긴 했지만...쳇.



 7.딸기빙수번개가 실패한 얘기를 써보려 했는데 택배가 왔네요. 퇴근시간에 걸리면 안 되니까 빨리 운동하러 가야겠어요. 제목의 딸기빙수는 맥거핀이 됐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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