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오툴, 리처드 버튼, 데보라 커, 델마 리터, 아이린 던, 앨버트 피니, 아서 케네디, 몽고메리 클리프트, 바바라 스탠윅 등은 오스카 연기 부문에 4번 이상 후보에 오르고도 끝내 수상에 실패했습니다. 글렌 클로즈(7회), 에이미 애덤스(6회), 아네트 베닝(4회), 브래들리 쿠퍼(4회), 윌렘 드포(4회), 미셸 윌리엄스(4회) 등은 현재 진행형이고요.

 

물론 오랫동안 후보에만 오르다가 수상한 배우들도 여럿 있습니다. 남우주연상만 6번 후보에 오른 후 7번째(컬러 오브 머니)만에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폴 뉴먼, 4번의 남우주연상과 2번의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후 7번째(여인의 향기)만에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알 파치노, 3번의 남우조연상과 1번의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후 5번째(크레이지 하트)만에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제프 브리지스, 3번의 여우주연상과 2번의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후 6번째(더 리더)만에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케이트 윈슬렛, 2번의 여우주연상과 2번의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후 5번째(스틸 앨리스)만에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줄리앤 무어, 그리고 1번의 남우조연상과 3번의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후 5번째(레버넌트)만에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있습니다.

 

하지만 8번의 도전만에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가 있습니다. 그것도 정말 극적으로요.

 

1924년 11월 22일생인 제럴딘 페이지는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거의 없지만, 미국에서는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활동했던 배우입니다. 그녀가 출연한 작품으로는 마사 팬스워스 역으로 나온 1971년작 '매혹당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참고로 2017년작에서는 니콜 키드먼이 마사 역을 연기했죠. 디즈니 애니메이션인 1977년작 '생쥐 구조대'에서는 마담 메두사 캐릭터의 목소리를 맡았습니다. 테일러 핵포드 감독의 1985년작 '백야'에서는 앤 와이어트 역으로 나왔습니다.

 

제럴딘 페이지는 존 웨인 주연의 서부극 '혼도'로 26회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30세를 앞둔 그녀의 첫번째 오스카 노미네이션이었죠. 같이 후보에 오른 배우는 '모감보'의 그레이스 켈리, '토치 송'의 마조리 램보, '사우스 스트리트의 소매치기'의 델마 리터, '지상에서 영원으로'의 도나 리드가 있습니다. '모감보'보다는 '지상에서 영원으로'가 훨씬 나은 작품이긴 했습니다.

 

8년 후에는 로렌스 하비, 리타 모레노('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로 34회 여우조연상 수상), 우나 머켈(34회 여우조연상 후보) 등과 같이 출연한 '서머 앤 스모크'로 34회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같이 후보에 오른 배우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오드리 헵번, '허슬러'의 파이퍼 로리, '초원의 빛'의 나탈리 우드, '두 여인'의 소피아 로렌이 있습니다. 오드리 헵번, 나탈리 우드, 소피아 로렌은 당시 전성기를 누렸던 배우들입니다. 파이퍼 로리는 '허슬러' 이후 활동을 중단했다가, 1976년작 '캐리'에서 캐리의 엄마 역으로 돌아왔습니다.

 

1년 후에는 폴 뉴먼, 셜리 나이트(35회 여우조연상 후보), 에드 베글리(35회 남우조연상 후보), 립 톤(제럴딘 페이지와는 1963년부터 1987년까지 결혼 생활) 등과 같이 출연한 '스윗 버드 오브 유스'로 35회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같이 후보에 오른 배우는 '베이비 제인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의 베티 데이비스, '밤으로의 긴 여로'의 캐서린 헵번, '술과 장미의 나날'의 리 레믹, '미라클 워커'의 앤 밴크로프트가 있습니다. '베이비 제인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의 베티 데이비스와 '스윗 버드 오브 유스'의 제럴딘 페이지는 작중에서 한물 간 배우 캐릭터를 연기했습니다.

 

4년 후에는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초기작인 'You're a Big Boy Now'로 39회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이때는 그녀의 나이도 40대가 되었습니다. 이 작품에 출연한 배우 중에는 전년도에 '패치 오브 블루'로 오스카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제럴딘 페이지와 같이 출연한 '매혹당한 사람들'에서 에드위나 역(2017년작에서는 커스틴 던스트)으로 나온 엘리자베스 하트먼도 있습니다. 그녀는 1987년 6월 10일에 투신자살했습니다. 같이 후보에 오른 배우는 '사계절의 사나이'의 웬디 힐러, '하와이'의 조셀린 라가드, '알피'의 비비안 머천트,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의 샌디 데니스가 있습니다.

 

6년 후에는 월터 머소와 같이 부부 역으로 나온 마틴 리트 감독의 'Pete 'n' Tillie'로 45회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이제는 그녀도 50세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같이 후보에 오른 배우로는 '하트브레이크 키드'(이후 패럴리 형제가 2007년에 리메이크)의 지니 벌린, '팻 시티'의 수전 타이렐, '포세이돈 어드벤처'의 셸리 윈터스, '나비의 외출'의 아일린 헤커트가 있습니다.

 

또 다시 6년 후에는 우디 앨런 감독의 '인테리어'로 51회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같이 후보에 오른 배우로는 '가을 소나타'의 잉그리드 버그만, '세임 타임 넥스트 이어'의 엘렌 버스틴, '독신녀 에리카'의 질 클레이버그, '귀향'의 제인 폰다가 있습니다. '인테리어'는 우디 앨런의 작품 치고는 음악이 거의 사용되지 않은 작품입니다. 이때는 '가을 소나타'의 잉그리드 버그만이 받았어도 되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리고 또 6년 후에는 에릭 로버츠, 미키 루크, 대릴 해나 등과 같이 출연한 '그리니치의 건달들'로 57회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같이 후보에 오른 배우로는 '내추럴'의 글렌 클로즈, '마음의 고향'의 린지 크로스, '스윙 시프트'의 크리스틴 라티, '인도로 가는 길'의 페기 애시크로프트가 있습니다. 글렌 클로즈는 '가프'와 '빅 칠'에 이어 3번 연속으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던 때였습니다. 3년 후 '위험한 정사'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을 때는 '문스트럭'의 셰어가, 그 다음해의 '위험한 관계'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을 때는 '피고인'의 조디 포스터가 수상을 했습니다. '알버트 놉스'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을 때는 '철의 여인'의 메릴 스트립이, 그리고 '더 와이프'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을 때는 '더 페이버릿'의 올리비아 콜먼이 수상했습니다.

 

제럴딘 페이지 본인의 나이는 환갑을 넘었고, 이제 더 이상 오스카 후보에 오를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였지만, '바운티풀 가는 길'로 1년만에 58회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같이 후보에 오른 배우로는 35회 시상식에서 이미 맞붙은 적 있는 '신의 아그네스'의 앤 밴크로프트, 3년 전 '투씨'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던 '스위트 드림즈'의 제시카 랭, 3년 전 '소피의 선택'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던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메릴 스트립, 그리고 가장 수상이 유력해 보이던 '컬러 퍼플'의 우피 골드버그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1986년 3월 24일 시상식에서 오스카 트로피를 들게 되는 배우는 '바운티풀 가는 길'의 제럴딘 페이지였습니다. 우피 골드버그가 타지 못한 아쉬움은 컸지만, 8번만에 수상을 하게 된 제럴딘 페이지에겐 기쁜 일이었습니다. '바운티풀 가는 길'은 아들과 며느리와 같이 살던 와츠 부인이 고향 바운티풀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와츠 부인을 연기한 제럴딘 페이지의 마지막 여정을 보는 듯 했습니다.

 

 

제럴딘 페이지는 1987년 6월 13일에 향년 62세의 나이로 사망했습니다. (사인은 심장마비) '황금 연못'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후 5개월도 지나지 않아 사망한 헨리 폰다가 떠오르는 대목입니다.

 

글렌 클로즈는 조만간, 에이미 애덤스는 언젠가 오스카 트로피를 받기를 기원해 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483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38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1743
125130 프레임드 #661 [2] Lunagazer 2024.01.01 61
125129 2024년 1월 1일 오후 4시경 일본 도야마 현에 진도 7.6 강진(쓰나미 경보, 동해안에도 영향) 상수 2024.01.01 143
125128 (스포) [동경의 황혼] 보고 왔습니다 [2] Sonny 2024.01.01 220
125127 남산에서 새해 해돋이를 보고(꿀팁 약간 있음) 상수 2024.01.01 181
125126 2023년 마지막 촛불시위! [4] Sonny 2024.01.01 269
125125 [핵바낭] 새해 복 많이! & 작년 듀게질 결산 & 올해의 첫 일상 핵바낭 [20] 로이배티 2024.01.01 403
125124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6] 라인하르트012 2024.01.01 142
125123 씨네 21 특집 대담 영상 - 하마구치 류스케 X 이제훈 상수 2024.01.01 208
125122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6] 왜냐하면 2024.01.01 107
125121 2024년 새해 복많이 받으시기를(건강, 정신건강이 최고입니다) [4] 상수 2024.01.01 173
125120 고 이선균 배우의 목소리 [1] soboo 2023.12.31 514
125119 프레임드 #660 [4] Lunagazer 2023.12.31 58
125118 최근 읽은 책과 읽을 책 [6] thoma 2023.12.31 306
125117 [영화바낭] 올해의 마지막 영화는 쌩뚱맞게 뤽 베송, '니키타'입니다 [4] 로이배티 2023.12.31 297
125116 [넷플릭스] 인비저블 게스트 [2] S.S.S. 2023.12.31 209
125115 디즈니 100주년: ‘마우스 하우스’가 실패한 이유(Feat.워너) - BBC 코리아 상수 2023.12.31 201
125114 [디플] 이니셰린의 밴시 [6] S.S.S. 2023.12.31 245
125113 어제의 대설주의보와 누가 걸어간다(한국소설의 기억을 되살리다) [2] 상수 2023.12.31 158
125112 레트로튠 - through the years [1] theforce 2023.12.31 63
125111 Tom Wilkinson 1948-2023 R.I.P. [5] 조성용 2023.12.31 18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