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뭐랄까...돈을 굴린다는 건 축구팀을 감독하는 것과도 같아요. 당신이 축구팀의 감독이라면 어쩌겠어요? 승리를 원하거나 최소한의 면피...즉 무승부를 원하겠죠. 돈은 가지고 있기만 하면 생존과 생활에 관한 지출과 감가상각이 끊임없이 이루어지니 여기서 말하는 무승부는 1대0의 승리를 말하는 거예요. 1대0의 승리를 계속 거듭하는 것은 현상유지일 뿐이라는 게 내 지론이거든요. 그냥 계속 지금의 생활수준, 지금의 소비수준을 간신히 유지하면서 살아가는 것일 뿐이죠.


 

 2.가끔 쓰듯이 어딘가에 갈 때마다 수익형 부동산을 둘러보곤 해요. 하지만 솔직이 말하면, 수익형 부동산을 사는 건 인생의 게임을 무승부로 끌고 가겠다는 것과도 같아요. 전재산을 털어서 연 4%를 떼먹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을 사는 건 말 그대로 완벽한 수비게임...이 순간부터 이 게임에서 점수를 내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같거든요.


 물론 연 4%라는 것도 사실은 쉽지 않아요. 시뮬레이터대로 완벽하게 4% 떼먹기가 되는 건물을 누가 쉽게 내놓겠어요? 매물로 내놓는다면 결국 3% 초반 비율을 맞춰서, 올려붙여서 내놓겠죠. 그야 찾아보면 투자금 대비 연 8%...10%가 가능한 부동산도 있지만 그런 건 반드시 다른 문제가 있는 법이죠. 3% 후반에서 4% 초반 정도 수익률의 정상적인 건물 중에서 이런저런 다른 요소를 고려해 보는 거예요.


 어쨌든 부동산을 사는 건 내게 있어서 '수비'예요. 지키는 거죠. 가지고 있는 플레이어들 중 얘네들만큼은 수비수로 기용하고 싶다...얘네들만큼은 잃지 않고 지키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사는 게 부동산인 거죠. '이걸 늘린다'라는 생각이 아니라 '이걸 지킨다'인 거예요.



 3.왜냐면...이제는 옛날처럼 10년짜리 투자를 상대할 수 없게 되어버렸어요. 생각해 보세요. 10년 뒤에 꽃피는 투자를 하려고 할 때는 10년 뒤의 나에 대해서도 상상해 보게 되잖아요. 투자상품이 10살을 먹었다는 건 나 또한 10살을 먹었다는 뜻이니까요.


 10년 뒤의 내가 30살이거나 하다못해 35살이라면? 나는 10년짜리 투자에 손을 댈 수 있어요. 하지만 10년 뒤의 내가 40대라면 도저히 10년단위의 투자는 할 수 없는 거예요. 도저히 상상하기도 싫다...40대의 나라니...너무 갑갑해서 죽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 거에 손대지 않게 돼요.



 4.휴.



 5.그야 책임질 아이가 있다면 나도 그러지 않겠죠. 오히려 더 안전한 투자, 장기적인 투자를 찾아다닐 거예요. '20년 뒤에 내가 몇살일텐데...'가 아니라 '20년 뒤엔 내 아이가 몇살일텐데...그 나이엔 이 아이가 뭐도 해야 되고 뭐도 있어야 하고...'라는 생각이 우선적으로 들 테니까요.


 하지만 나에게 나뿐이라면 10년 20년의 시간이 지나버린 내가 무슨 가치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 뿐이예요. 솔직이 돈도 많이 필요없을 것 같아요. 여자도 안 만나겠죠.


 왜냐면 남자는...아니, 나는 착각의 생물이거든요. 지금은 여자를 만나도 '그래도 나를 51%쯤은 보고 오는 거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넘어가요. 하지만 20년이 지나버리면 어린 여자와 만나고 있어도 우울하겠죠. 그래도 나의 비중이 51%쯤은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넘어갈 수가 없게 되거든요. 이 여자는 나와 만나고 있지 않다...100% 나의 돈과 만남을 가지고 있는 중이다...라는 사실에서 절대로 도망칠 수가 없을 거니까요. 



 6.사람들은 늙어서 돈이 없으면 서럽다고, 늙으면 더욱 돈이 있어야 한다고들 말해요. 그러나...나는 이 말이 싫은거예요. 늙으면 더욱 돈이 있어야 한다...라는 말은 결국 이 말이잖아요. 사람들은 그 노인에게 더이상 관심이 없고, 그 노인이 해줄 수 있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는 뜻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내 생각은 반대예요. 돈은 젊었을 때 있어야만 하는 거예요. 젊은이에게 돈이 있으면 돈과 젊음의 시너지가 가능하거든요. 하지만 늙은 사람에게 돈이 있어봐야, 그건 오직 돈만 있다는 거니까요. 돈과 자신과의 시너지가 있는 게 아니라 그냥 돈만 있는 거예요.



 7.내가 돈 얘기를 자주하는 것도 내겐 바로 오늘! 많은 돈이 오늘 필요하기 때문이예요. 오늘의 내가 남아 있는 나의 버전들 중에, 가장 젊은 버전의 나니까요. 30년 뒤의 나에게 돈이 많아봐야 뭘하겠어요. 노인이라는 사실 자체가 끔찍할 텐데요. 


 그야 돈많은 노인이 돈없는 노인보다는 덜 엿같겠죠. 그러나 돈이 많든 돈이 적든 노인은 노인인거예요. 거기에 무슨 행복이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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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나 싶어서 쓰지만 이건 나에 관해 쓴 거예요. 노인이 된 뒤에도 즐겁게, 의미있게 살 수 있는 사람은 많죠. 여행을 즐기거나 다른 사람의 성장을 돕는 데에서 즐거움과 의미를 느끼는 사람들 말이죠. 노인이 되어서도 자신에게 맡겨진 '역할'이 있고 그걸 잘 수행해나갈 수 있는 사람들이요.

 

 그러나 나는 꽤나...혼자거든요. 내겐 나밖에 없단 말이죠. 그야 때로는 외롭기도 하고 사람도 많이 만나지만 그건 뭐랄까. 모닥불을 쬐러 가는 것과 같아요. 다른 사람과 연대하거나 결속하는 게 아니라 모닥불이 있는 곳에 가서 잠깐의 온기를 충전하고, 반드시 다시 혼자가 되는 거죠. 


 그 온기가 다 떨어지면 다시 충전하러 갔다가 또다시 돌아와요. 절대로 모닥불이 있는 곳에 머무르지는 않죠. 모닥불이 있는 곳에는 그래요. 모닥불이 꺼지지 않도록 지키는 놈도 있고 모닥불 주위에 삼삼오오 둘러앉아 있는 놈들도 있어요. 걔네들에게 나는 모닥불을 기웃거리는 놈으로 보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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