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바낭] 대상의 변화

2020.01.30 12:04

가라 조회 수:507


연차가 차고 보직이 생기니 회사바낭의 대상이 윗분에서 아랫분으로 바뀌네요. 이놈의 회사바낭 오래도 썼구나...


1.

팀원 한명이 좀 골치 아픕니다.

작년에 조직개편하면서 우리 팀으로 온 친구인데...

속된 말로 굉장히 '나댑니다.' 


이 친구가 저희 팀으로 발령나니까 몇몇 부장들이 '너도 골치아프겠다. 초장에 잘 잡아라' 라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뭔가 회사를 취미로 다니는 것 같기도 하고...

본인은 자기가 일을 굉장히 잘 하는줄 아는데.... 하하

(투덜이 스머프와 똘똘이 스머프를 합쳐 놓은 듯한 캐릭터)


"팀장님. 이번에 이거 하시죠'

"이걸 왜 해야 하는데요?"

"어차피 비슷한거 해야 하니까, 이걸로 하시죠"

"비슷한거랑 이거랑 비교해서 어느게 나은지 봅시다"

"에이.. 담당자를 못 믿으시네. 하지 마시죠"


업무를 하는 근거가 내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근거 같은거 귀찮으니까 그냥 저를 믿어주세요. 라는게 말이 되나..

최소한 결정권자가 결정을 할 수 있을 정도의 데이터는 줘야지...

그냥 말로만 때우려고 하고..


인사기록을 보니, 어떤 팀장들은 성적을 잘 주고, 어떤 팀장들은 성적을 나쁘게 줬더라고요.


몇달 지켜보니까, 왜 그런지 알겠어요.

게으른(?) 팀장들은 성적을 잘 줬어요. 자기가 하겠다고 하는거 그래 해라 하면 신경 안쓰고 있으면 잘 하는것 처럼 보여요.

그런데, 그러려면 전적으로 믿고 냅둬야 합니다.

왜 이걸 해야 하지? 라는 의문을 가지면 일을 못해요. 중간중간 체크하면 구멍이 뻥뻥 뚫려있어요. 처음 정한 방향이 이거다! 하면 그쪽으로만 달려가고 그거에 반대되는 데이터나 의견은 무시합니다. 그러니 구멍이 뚫릴 수 밖에..

그래서 꼼꼼한 팀장 만나면 일도 제대로 못하고 팀장이랑 갈등만 생기는 것 같아요.


2.

문제는 이사님이랑 갈등이 생기고 있어요.

이사님이 처음부터 색안경을 끼고 보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는 이 친구의 소문이나 전적을 잘 모르니까... 그냥 사람 모자라는데 한사람 왔으니 잘 달래서 일 시키자라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보고하면 이사님이 '그게 맞아? 확인해봐' 라고 하고 그럼 이 친구는 자기 못 믿는다고 삐지고 일 손 놔버리고, 확인해보면 틀렸어요.

자신이 설렁설렁 준비하면서 틀린 정보를 기반으로 진행하려다가 보류가 걸리면 '에이, 씨.. 나 안해' 라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 친구가 하는 업무는 일일히 제가 체크를 해야 합니다.

이러니 이사님은 점점 이 친구에 대한 불호가 강해지고요.

이 친구는 이사님은 팀장님만 믿고 자기는 안 믿으니까 팀장님이 보고하세요. 라면서 회피 합니다.

불러다가 이야기도 해봤는데, 아직까지는 딱히 변하는 모습이 없습니다.


3.

이 와중에 위기가 다가왔는데...

회장이 저희 회사 인원관리에 대해 불신이 있음을 은연중에 표출하고 있습니다.

'회사에 적응을 못하거나, 일을 못하는 사람을 좋은게 좋은거지 하고 데리고 가는건 회사에도 손해도, 본인한테도 손해다. 일찌감치 다른 길을 찾도록 해줬어야지. 그 사람들은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을 박탈 당한거다.' 라는 식으로 부적응자, 저성과자를 솎아 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사장과 인사팀은 '냉정한 평가'를 거듭 강조하고 있고, 부적응자, 저성과자에 대한 페널티를 준비했습니다. 이렇게 페널티 받을래, 아님 나갈래? 하겠다는 것이죠.


그와중에 사장이 저희 이사님에게 물어봤대요. @@@ 대리는 왜 몇년째 진급을 못하고 있지? 일을 못하나? 억지로 덮어주고 끌고 가고 있는거 아냐? 라고요.

사장이 직접 전화할 정도면 인사팀장에게 이미 확인을 해본 것일테고, 인사팀장이 또 이 친구 사고친 히스토리를 다 알고 있어서... 

군대식으로 따지면 참모총장이 일개 중위를 관심사병급으로 보고 사단장한테 연락 한셈이죠. 회사에 사무직이 대충 300명 넘고, 생산직까지 하면 1500명쯤 될텐데 사장이 직접 그중 하나에 대해 콕 찍어 물어봤다니..


그래서 이사님이 저한테 '@대리를 데리고 갈건지 말건지 냉정히 판단해라. 이미 사장님까지 인지를 한 상황에서 저 태도 못 고치고 계속 저러고 다니면 방법 없다.' 라고 하더군요.

'경영진 입장에서야 그렇게 말씀하실 수 있겠지만, 실무를 하는 제 입장에서는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할 판에 충원도 없는 상황에서 사람을 어떻게 내보냅니까' 라고 하긴 했는데...

현 상황 지속되면 올해 평가는 망(...)일게 분명하고 팀장 입장에서 팀원이 망평가를 받는건 팀장한테도 영향이 있는지라...


과연 사람이 바뀔까요.

나이 마흔에 애도 이제부터 돈들어가기 시작할텐데, 물려 받을게 많은가...



P.S) 

저성과자 페널티 정책이 발표되자...

고참 부장들은 '우리 나가라는거네..' 하시고..

사원/대리들은 '페널티 받으면 때려 칠거야' 하고 있습니다.

음.. 저는 이제 이직하기는 늦은 나이라 페널티 받아도 울며 겨자먹기로 버텨야 하겠지만요. ㅠ.ㅠ


그 와중에 '그분'이 페널티 받고 팀 회의때 팀장이랑 소리지르며 싸워서 다른 사람들이 뜯어 말렸다는 이야기가 들리네요.

팀원들 다 모여 있고, 현장 반장들까지 있는 자리에서 팀장한테 '네가 내 일에 대해 뭘 안다고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고 평가를 해! ' 라고 지르셨다고.

공장내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으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237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08688
112507 이덴트, 조달청 [17] 겨자 2020.03.08 887
112506 [끌어올림] crumley 님, 쪽지 확인 부탁드립니다. (냉무) 물휴지 2020.03.08 100
112505 코로나 시도별 발생현황 [6] 왜냐하면 2020.03.08 2469
112504 얇고 넓게 알기 [5] 어제부터익명 2020.03.08 441
112503 도로 새누리당이 아니네요 [6] ssoboo 2020.03.08 882
112502 [넷플릭스] 얼터드 카본 시즌1+시즌 2 못다한 잡담(노스포) [10] 노리 2020.03.08 363
112501 봉준호는 어쩌다 Bong Joon Ho가 됐을까 [19] tomof 2020.03.08 1330
112500 한국과 일본, 판데믹 시대의 정치/국제 정치 [12] 타락씨 2020.03.07 875
112499 Please find me... [8] 어디로갈까 2020.03.07 912
112498 본격 외식의 맛 [5] 가끔영화 2020.03.07 629
112497 프린지(으랏차 님) [4] mindystclaire 2020.03.07 373
112496 [코로나19] 당분간 중국 입국하지 마시길 + ‘사회적 거리두기’ 의 미래 [2] ssoboo 2020.03.07 1037
112495 [넷플릭스] 얼터드 카본2 후기(노 스포) [11] 노리 2020.03.07 442
112494 일상 4. [5] 잔인한오후 2020.03.07 540
112493 영국 프리랜서 기자의 한국 기레기 체험기 [3] 도야지 2020.03.07 937
112492 프레토리아에서 도망치기 가끔영화 2020.03.07 222
112491 [듀나인] 전기 압력솥 [16] 날다람쥐 2020.03.07 604
112490 아, 그런데 일본이 중국도 입국제한 했으니.. [3] 가라 2020.03.07 834
112489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 결과가 나왔습니다. [7] ssoboo 2020.03.07 1042
112488 문재인 외교 참사 [4] 도야지 2020.03.06 90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