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당 45분 정도, 전체 12화로 이루어진 드라마입니다. 한 시즌으로 깔끔하게 끝나는 이야기이긴 한데... 방금 마지막화를 보고 나서야 넷플릭스 작품 설명란에 "수요일에 시즌 2 공개!!!!!" 라고 적혀 있는 걸 봤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죠 이 타이밍은. 암튼 스포일러는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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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역시 '노르딕 누아르'의 인기작 중 하나라는 소개를 보고 건드린 드라마입니다. 위의 짤을 보면 대략 어떤 느낌인가 짐작할 수 있으실 듯.



 - 위의 사진만 보면 오해하기 쉬운데, 이야기의 주인공은 얼굴도 안 보이는 여형사입니다. 공동 주인공이 아니에요. 어디까지나 여형사가 메인 롤이고 남자는 서브죠. 우리의 주인공은 '소피아 카르피'라는 이름이네요. 몇 개월 전에 사랑하는 남편을 뺑소니로 잃고 잠시 휴직을 했다가 방금 막 복직 했어요. 젊은 싱글 훈남 파트너를 새로 만났지만 본인 성질에 안 맞아서 같이 다니는데 짜증만 나구요. 혼자서 남편이 결혼할 때 데려 온 고딩 딸(입만 열면 자기 원래 살던 독일로 돌아가고 싶다고 난립니다)과 본인의 딸(얜 그래도 착하지만 어리고, 그래서 막말이 좀 쩔어요), 둘을 키우느라 인생이 피곤하고. 그러면서 또 사건이 생기면 다 내팽개치고 무조건 들이 받는 본인 성격 때문에 스스로 피곤합니다. 그런 주인공에게 살인 사건 하나가 뚝 떨어지고. 그냥 평범한(?) 살인 사건으로 보였던 이 사건은 파도 파도 답이 안 나오면서 괴상하게 스케일이 커져가는데...



 - 음... 뭐라고 해야할까. 역시 '노르딕 누아르'라는 왠지 모르게 간지나는 장르명과는 묘하게 안 맞는 구석이 있는 드라마였습니다.

 아마도 제가 저 장르명으로 처음 접한 드라마가 '살인 없는 땅'이라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해요. 시즌 1 에피소드 셋 밖에 안 보긴 했지만 그건 정말 장르명에 걸맞는 드라마였거든요. 삭막하고 황량하면서 아름다운 북유럽의 풍광을 배경으로 팍팍하고 삭막하게 생긴 사람들이 나와서 피도 눈물도 없는 범죄를 파헤치는 이야기. 근데 이 드라마는 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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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들 비주얼부터 좀 문제가 있습니다. 너무 노골적으로 훈남 훈녀님들 아닙니까. ㅋㅋㅋㅋ 심지어 여자는 외모에 귀여움까지 묻어 있어요.

 그리고 또 뭐랄까... 이야기 자체도, 연출이나 전개도 좀 헐리웃스럽습니다. 매 회마다 반전에 반전이 있는 빠른 전개에 '액션'도 자주 나오는 편이구요.

 부자와 빈자도 나오고 싱글맘의 고충도 나오고 남녀 주인공의 성역할 반전 비슷한 요소도 있고... 하지만 딱히 진지하게 그런 부분을 파 볼 생각은 없는 작품이구요.

 재미가 없거나 구리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그냥 뭔가 많이 신선하고 개성 넘치는 작품도 아니고 각잡고 진지한 작품도 아닌 좀 평범한 오락물이라는 얘기죠.



 - 그래도 나름 장점들이 있습니다. 초반에 용의자로 던져지는 여러 캐릭터들이 거의 후반까지 이야기에서 큰 비중으로 쓰이는데, 이 캐릭터들이 그렇게 뻔하지 않고 모두 본인 나름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게 좋았어요. 두 주인공의 관계도 큰 틀에서는 이런 장르의 공식대로 흘러가는 것 같지만 디테일은 나름 좀 개성이 있어서 지켜보는 재미가 있구요. 이야기는... 범죄 수사의 디테일 면에서 종종 대충대충 넘어가는 부분들이 눈에 밟히지만 그래도 지루할 틈은 별로 없이 잘 굴러가는 편이구요. 그리고... 


 뭣보다 좀처럼 보기 힘든 국적의 작품이란 게 큽니다. 헬싱키 헬싱키 이름은 많이 들었지만 그냥 이 동네를 배경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흘러가는 이야기는 거의 본 기억이 없는데, 그래서 그런지 잘 모르는 남의 나라와 거기 사는 사람들 모습 구경하는 재미가 꽤 쏠쏠하더라구요. 사실 제가 갑자기 이 '노르딕 누아르'라는 것에 꽂힌 가장 큰 이유가 그거였으니 그런 측면에선 잘 고른 드라마라고 할 수 있겠네요.



 - 그냥 빨리 정리하겠습니다.

 스토리 측면에서는 그냥 평범한, 되게 좋지는 않지만 딱히 크게 나쁜 구석도 없는 무난한 범죄 수사물입니다.

 그런데 캐릭터들이 미묘하게(?) 매력이 있어서 나름 재미가 있어요. '이건 꼭 봐야한다'는 급은 아니지만 보겠다는 사람 말릴 생각도 안 들 정도? ㅋㅋㅋ

 그러니 그냥 좀 흔치 않은 나라 드라마에 관심이 가시거나, 북유럽의 풍광 좋아하시고 이야기보단 캐릭터에 많이 꽂히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 시도해보실만도 합니다.

 제 느낌이 딱 그랬어요. 뭐 대단한 작품까진 아니지만, 나름 볼만하군. 이라는 정도요.




 + 저 동네 남자들은 참 체격이 좋은가봐요. 주인공을 활동적인 꼬꼬마 열혈 형사... 라고 생각하면서 봤는데 프로필을 찾아보니 키가 169네요. =ㅅ=



 ++ 중간중간 등장 인물들이 쌩뚱맞게 아주 유창한 영어를 하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처음엔 음성 설정을 잘못한 줄. ㅋㅋㅋ 다 보고 나서 검색해보니 핀란드가 외국어 교육, 그 중에서도 특히 영어 교육을 엄청 빡세게 시키는 나라라네요. 어지간히 학교 생활 개판친 경우가 아니면 영어로 일상적인 대화가 다 가능한 수준이라고. 독일어도 종종 나오는데... 저 남자 파트너가 주인공의 독일어 실력을 살짝 놀리는 장면도 그런 맥락이었더라구요. 독일어도 저 동네에선 아주 흔한 제 2외국어라고.



 +++ 주인공 캐릭터가 좀 아슬아슬합니다. 사명감 넘치는 열혈 형사와 남의 말 안 듣는 사고뭉치 진상 형사의 경계선에서 죽 오락가락 하거든요. 근데 늘 무덤덤한 범생 파트너와의 합이 괜찮아서 대략 중화가 되더군요. 범죄물에서 주인공들 연애하는 거 싫어하는데, 이건 중반 이후로는 둘이 자꾸 일만 열심히 하지 말고 연애 좀 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봤습니다. ㅋㅋㅋㅋ



 ++++ 사실 초반은 좀 루즈한 감이 있었는데 막판 전개가 상당히 괜찮았어요. 하지만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다 마지막 화에서야 튀어나오는 최종 반전은 여러모로 좀 별로였습니다. 스포일러가 될까봐 설명은 못 하겠지만 개연성 면에서도 그렇고 임팩트면에서도 그렇고 뱀다리의 향기가 물씬...



 +++++ 서두에다가 시즌 2 곧 나온다는 이야기를 적어놨지만, 한참 후에나 볼 겁니다. 이제 이틀만 있으면 '다크' 최종 시즌이 나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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