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03 23:23
바다에 나가는 수많은 길들 중에 내가 택한 길은 작은 냇
물을 따라가는 길이었네
내가 닿는 바다는 노인처럼 모로 누운 해안선의 한모퉁
이였네
나를 내려놓고 길은 바닷속으로 잠겨들어가버리곤 했네
그러면 나는 두리번거리다가 그만 어둠이 되곤 했네
어둠을 이고 서 있는 소나무가 되어버리곤 했네
누군가 왜 그런 길을 택했느냐고 물은 적이 있었네
발을 다치지 않으려고 그렇게 했다고 대답했지만 그것이
대답이 될 수는 없다네
누군가 더 묻지 않은 것 참 다행이네
장석남, 水墨 정원5-물의 길
참 다행이라고 했지만, 아무나 붙잡고 털어놓고싶은 밤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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