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과 정치적인 이야기는 사실 안하는 게 좋습니다. 가족이면 더 그렇고요. 노동운동으로 유명한 분과 만나본 적이 있는데, 집에서 정치 이야기 하면 싸움 나고 힘들다고 했더니 웃으며 '집안에서 의 상하지 않을 만큼만 하세요' 하시더군요. 본인도 부모님과 갈등이 심하시다고. 어떻게 해결하세요? 라고 물어보니 답은 역시 '의 상하지 않게 하고있어요' ㅡㅡ;

 

저도 부모님도 그렇고.. 나이 많은 어르신들과는 정치 이야기는 잘 안합니다. 해봤자 소용없다는 걸 잘 알기때문에. 그래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을 땐 농담처럼 좀 간보고 빠지는 경우는 있어요. 어르신들이 먼저 이야기를 꺼내시는 경우는 더 그렇죠.

 

아까도 말이야.. 친구들하고 밥먹으면서 이야기를 했지. 뭐 만날 무상급식해라.. 반값등록금 해라.. 어휴.. 미친 x 들..

 

 - 근데요.. 제가 보기엔 어르신이나 그 친구분들이나.. 그닥 잘 사시는 것 같지 않은데.. 복지정책 보면 반가워하셔야 하는거 아닌가요? 왜 싫어하시는지..

 

아 복지 좋지. 근데 저 놈들은 나같이 못사는 사람들이나, 잘사는 부자들이나 다 똑같이 밥 공짜로 주고, 등록금 반값 해주라잖아.. 말이 돼?

 

 - 뭐 보편적 복지라는 것도...

 

그리고 말이야.. 그건 공짜야? 세금 걷어야 할 거 아냐? 근데 보면 뻔해요. 나한테 1 걷고 부자한테 10 걷을거냐 이거지. 아냐. 다 똑같이 1 걷어요. 그럼 난 손해지.

 

 - (기회 포착!!) 그래서 말인데요.. 생각하시는 것처럼 어르신한테는 1, 부자한테는 10 걷어가겠다고 하는 당이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입니다.. 참고로 어르신이 지지하고 계시는 한나라당은 어르신이 10 걷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자들이 지금 내는 세금도 많다며 그걸 또 깎아주겠다고 하고 있어요.. 그러니 민노당이나 진보신당 국회의원을 늘려주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흠칫..) 근데... 이런 문제는... 국회 들어가면 다 똑같아져. 지금이나 나한테 뭐 준다그러지, 국회 들어가면 늘 똑같더라구. 근데 민주당이나 저런 놈들 만날 북한에 퍼주고.. 그런건 절대 안변해..

 

- (헉 마법의 카드 '북한' 등장 ㅠㅠ 하지만 포기 못해!!) 북한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번에 뉴스 보셨죠? 정상회담 구걸하다가 개망신.. 이렇게 북한 관리 못하는 정권이 있긴 했나요?

 

그러니까.. 이명박 이게 줏대가 없어서 큰일이야... 철저하게 고립시키고 대화 이딴거 하지 말고 말려죽였어야지.. 괜히 옆에서 몇 마디 하는 거에 또 솔깃해가지고 대화 해보려다 이런 망신이나 당하잖아..

 

- 아 왜 결론이 그리로.. ㅠㅠ

 

 

문득 이런 식이라면.. 화끈하게 북한을 무력통일 하겠다고 공약하는 편이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드네요.. 전 이런 저런 사회문제 논의할 때마다 분단군가라는 현실이 암담해요.. 뭐 하나 하려고 해도 늘 북한때매 안된다고 핑계를 대고.. 또 그거 하나면 다 먹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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