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기다렸던 희망버스 시위 후기입니다 ㅎㅎ

 

11일 오전, 일어나서 희망버스 탑승할 만반의 준비(수육먹을준비 ㅋㅋ)를 끝마치고, 시청으로 갔습니다. 진보신당 깃발이 나부끼고 집회가 시작되더군요. 희망버스 출발전에 집회하나? 하는 생각에, 일단 한바퀴 돌면서 각종 단체들 서명하고, 후원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비장한 각오로 불렀습니다. (전 일단 집회장소에 도착하면 한바퀴 훑어봅니다. 누가누가왔나 살펴보기도 하고, 서명안한 곳이 있으면 얼른하고요. 면피하고자 후원도 조금씩 하고요 그래서 늘 천원짜를 많이 만들어가요 ㅎㅎ)

그리고 출발전 배를 든든히 하기 위해 샤브샤브 집으로 갔습니다. 돼지고기는 실컷 먹을 예정이라 금요일부터 돼지고기를 금지시하고 소고기를 실컷 먹었습니다. 죽까지 추가해서 배터지게 먹고 시청광장으로 출발했어요.

진보신당 당원이지만 시위에는 늘 독자적으로 움직이기에 깃발 아래로 모이진 않았는데요. 희망버스를 같이 타야해서 처음으로 진보신당 깃발을 찾아겠네요 ㅎㅎ 구호와 공연 등등으로 시위는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시위가 끝나고 모두 해산하더라구요? 응?? 희망버스 안타요??? 이상하네?? 하고 깃발 든 사람에게 저 당원인데 희망버스 안타세요? 라니까...앗 이건 다른 집회라고...;; 앗, 네^^;;

어쩐지 뭔가 이상하긴 했어요. 발언이나 내용들이 희망버스와 연관없는 말들이였거든요-_-;; 게다가 출발은 6시 30분인데 집회는 5시에 끝났거등요...깃발든 분께서 친절히 희망버스 탑승지역까지 안내해주셨고 저는 뭔가 불길한 예감에 휩쌓이며 재능교육농성장 앞으로 갔습니다. 아직 진행요원들이 전부였고요. 네 너무 일찍 온거죠. 어쩔 수 없이 쭈그리고 앉아서 잠시 잠을 청했습니다. 좀 졸립더라구요. 잠깐 눈을 부친다는 게 눈떠보니 6시가 넘었어요;; 화장실 한 번 다녀오고 진보신당 당원들이 모여있다고 짐작되는 곳으로 가서 슬며시 서 있었습니다. 당원들과 인사하고 진보신당은 11호차를 탄다고 하더라구요. 레드북스 사장님이 계셔서, 딱 한 번 가본 레드북스가 생각났습니다. 서대문 역에 있는 사회과학서적을 판매하는 곳인데요. 다들 검색해서 가보세요. 좋은 책들 많습니다. 저는 한윤형씨 새책 나왔을 때 저자와의 만남을 진행해서 한 번 갔었는데요. 그 때 친분없이 저자와의 만남에 온 사람은 저 포함...4명 정도밖에 없어보였어요;; 그래서인지, 만남 뒤에 사장님께서 한윤형씨를 앉혀놓고 '다음엔 인기있는 저자를 모시겠다고' 해서 한바탕 웃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ㅎ

그렇게 모이고 모여서 11호차는 출발했고 마지막 탑승 차였기때문에 상당히 늦은 시간이 출발했습니다. 그래서...2시 도착 예정..

아놔 내 수육은욧. 다 팔리지 않았겠지 하며 울면서 기도했습니다.

수육한접시에 5천원씩 판다고 해서 현금 5만원 찾아갔거든요.  못해도 열접시는 먹어야 어디가서 나 수육 좀 먹었노라 할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중간에 천안휴게소에 탑승하신 진보신당 천안당협분께서 선물로 돌리신 호두과자도 마다하고 먹지 않았습니다. 금욕하는 성직자의 심정으로 금식을 하며 오로지 수육를 한점이라도 더 먹겠다는 생각뿐이였거든요. 호두과자로 배를 채우지 않겠다! 내겐 수육 10접시가 있다!는 비장한 각오가 되어있었습니다. 제 주변에 앉으신 분들도 제 수육에 대한 열정을 알아주셔서 상당히 뿌듯했고요.

가는 도중, 미리 도착해있겠다는 듀게분이 혼자 정문에 있다고 해서 아웅 왜 11호차를 탔는가! 하는 후회도 살짝 했어요 진보신당 쏘리 ㅋ

용역과 경찰들이 정문을 막아서 대치상황이라는 말과, 결국에는 그들을 따돌리고 사다리를 타고 한진중공업에 들어가길 성공했다는 소식들이 연신 들려오면서, 난생처음 사다리 타는 일이 생기겠구나 하면서 신났었습니다. 처음해보는 일은 뭐든지 재밌잖아요 ㅎㅎ

그런데 2시에 도착하고 나니, 차는 못지나가도 사람은 지나가게 해주는 경찰 덕분에 사다리 타는 경험은 못하고 ㅠㅠ 얼른 뛰어 들어갔습니다. 경찰은 정말 여러모로 도움이 안되는군요! 사다리도 못타게 하고! 그런데 얼른 뛰어들어가라는 설명이 있었는데 제가 들어가고 얼마 안되서 그 뒤부터는 진입을 금지했다고 하더라구요. 아마 한진중공업에 들어간 마지막 사람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들어가보니 문화제가 펼쳐지고 있었고, 미리 도착해있었던 듀게분을 만났습니다. 서로 혼자 온 처지라서 큰 힘이 됐습니다. ㅎㅎ

인사하고 곧 수육에 대해서 물어보니, 아까 많이들 드셔서 다 끝난 것 같다는 말씀을 해서, 하늘이 노래지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어느정도 남겨뒀다는 소식을 아까 몰래 엿들었거든요. 다같이 크레인 85호로 이동하면서 구호와 음악과 함께 했고, 계속되는 공연과 발언들이 있었습니다. 쌍용차 동지분께서 사회를 보셨는데, 아무 대본도 없이 한다는데 어쩜 그리 말씀을 잘하시는지, 노조계의 유재석이 아닌가 싶더라구요. 말씀도 수려하시고 심금도 울리고 간간히 유머도 있고요. 모름지기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게 바로 유머아니겠습니까 ㅎ

인사와 발언을 마치고 김진숙 동지의 환영인사말을 들었습니다. 우렁차게 울리는 저 목소리가 얼마나 듣고 싶었는지, 제가 왜 그 자리에 앉아있었는지 실감나는 순간이였습니다. 아래 청청님께서도 발언전문을 올려주셨지만 김진숙 동지의 목소리에는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었습니다.

특히 '저는 우리 조합원들이 혁명적 투지로 무장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지키고자 하는게 아닙니다. 6개월 전까지 살아왔던 삶을 지켜주고 싶은 것뿐입니다. 저녁이면 땀 냄새 풍기며 집에 돌아가 새끼들 끼고 저녁 먹고 여러분들이 오늘까지 누려왔던 그 소박한 일상들을 지켜내고 싶은 것뿐입니다' 이 부분을 듣고 수육생각을 잊을 정도로 뭉클했었습니다.

주로 농민회 시위에 다니시는 분의 신명난 마당극(?) 공연까지 보고, 삼삼오오 앉아 술마시는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네, 수육을 맛볼 시간이였죠. ㅎㅎ 듀게분과 함께 수육을 찾아 고고씽! 그런데...수육이 다 떨어져서 한진동지들 줄 것만 남겨뒀다 하더라구요...아...한진중공업에 입사헀어야했는데...저는 왜 엉뚱한 곳에서 일해서 ㅠㅠ 그러고 있단 찰나, 수육에 대한 제 열정을 알고계신 당원님들께서 이 분 수육때문에 여기까지 왔는데 하며 모두 힘써주셨습니다. 수육을 담당했던 진보신당 당원분과 인사를 하니 그럼 저에게만 한접시 빼주시겠다는 약조를 하셨지요! 음하하하하

역시 포기하지않으면 길이 있는 것이였습니다. 문득 진보정당도 포기하지않으면 이렇게 길이 있을 거라고, 왜 포기하지 않아야하는지 다시 한 번 알려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도 들더군요 ㅎㅎ

듀게분과 함께 씐나게 구석에서 우리에게도 돌아올 수육 한접시를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었는데...한진동지들께 나눠주고 나니...거의 바닥이 났다는 소식이...ㅠㅠ 정말 패배선언을 할 수 밖에 없었어요. 아니 이게 무슨 일이란 말입니까, 너무너무 화가나서 수육을 준비한 진보신당 규탄시위를 열겠노라고! 도무지 참을 수 없다고! 반농담을 했습니다. 다 떨어져가는 수육앞에서 열정도 소모되는 순간에 수육준비하신 당원님께서 특별히 수육한점과 김치한점을 하사해주셨어요 으하하하하하 어찌나 꿀맛갔던지요! 바로 제가 원하던 그 수육 맛이였어요! 비록 많이 먹진 못했지만 열접시를 먹은만큼 맛있었던 수육이였습니다.(하지만 텅 빈 위는 어쩔 ㅠㅠ)

그렇게 수육한점을 (어묵, 다른 곳에서 낯모르는 사람에게 얻어먹은 수육한점...ㅋ) 먹고 듀게분과 여기저기 구경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노조계의 유재석님께서 큰배 만드는 곳을 언제 견학하겠냐고 한 번 둘러보라고 권해주셨거든요. 어두웠지만 여기저기 구경하는 게 마냥 신기하고 재밌었어요. 굉장히 넓고 구석구석 좋은데가 많아서 연인끼리 오면 데이트 하기 딱 좋겠구나 :)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다 외부인 출입금지 구역앞에 서성이니 들어가봐도 좋다고 해서 들어가보기도 하고 거기 사물함에 2PM이라고 적힌 글귀를 보고, 2PM의 인기도 실감하고요. 그렇게 저렇고 돌아다니며 구경하다, 진보신당에서 건빵을 드시고 계시기에 주저앉아 한웅큼 먹었습니다. 옆에서 짜파게티를 끓이시길래 이거다 이거! 하면서 기다리고 있었죠. 수육때문에 서울 올라가서 진보신당 규탄시위를 하겠다, 일인시위 준비중이다 이러니, 조만간 갈비연대 한 번 열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기다리겠습니다 갈비연대!

희망버스 타기전 당게에 올려진 상세설명에 화장실이 약간 멀어서 참고하라는 글이 있었거든요. 전 그거보고 수육 10접시 먹으려면 중간중간 화장실도 가야하는데 어쩐다 하는 큰 걱정에 휩쌓였었는데...지금 생각하니 정말 뻘걱정이였습니다 ㅠ

어쨌든 짜파게티를 마구 먹으며 들려오는 소식을 들으니, 술을 제공하기로 한 곳을 막아서 술 입성이 안되서 술이며 음식이며 많이 못들어왔다 그러더라구요. 심지어 사람은 통과시키고 술은 뺏았았다고요. 다들 술이 없는 시위장이라니! 하며 한탄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수육없는 시위장이라니! 했지만요 ㅋ) 근데 너무 치사한거 아닙니까? 밤새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먹고 놀고 즐기려는 취지인데, 술과 음식을 반입못하게 하다니요. 나원참. 그렇게 동이 트고, 한진중공업에서 밥을 준비했다고 했지만 저와 듀게분은 조금 피곤해서 자러 갔습니다.

큰고양이님이 조언대로 침낭도 빌리고 담요도 챙겨갔는데 숙소동이 워낙 잘되어있고 따뜻해서 굳이 없어도 자는데 무리가 없을 것 같았지만 가져갔는데! 하면서 펴서 침낭 안에서 자고 담요도 덮었습니다 ㅋㅋ 정말 샤워시설도 잘되어있고 없는 게 없더라구요 혹시 다음에 또 희망버스가 있어서 가게되면 참고하세요. 시설은 완벽합니다! 거기에 있는 조합원들 세안물품도 많아서 살짝 빌려서 써도 되니 맨몸으로 가도 충분히! 청결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샤워장도 화장실도 완벽히 좋더라구요!

그렇게 참을 정한 뒤 몇시간 후, 듀게님은 이미 1층에 내려와있다고 문자가 왔으나, 저는 더 자야겠다고 답문을 보내고...더 잤습니다.

조..졸려서요. 부끄럽지만 제가 천성적으로 게으르고 나태해서요. 어떤 상황에서건 이런본성은 못감추나봐요(라기보단 감출 의지가 없었지만요)

11시쯤 되자 문화제 시작했다고 소리가 들리길래 저도 주섬주섬 일어났습니다. 침낭을 접으면서, 내가 이걸 굳이 왜 폈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왔습니다만...다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다음을 배우는거니까 괜찮았어요. 깨끗이 씻고 나니, 숙소동에 저 혼자 남아있더군요. 다들 참 부지런도 하시지...;; 꿋꿋히 씻고 내려갔습니다. ^^;; 사실 샤워까지 하려고 샤워젤도 챙겨왓지만, 양심적으로 머리만 감았어요!

퉁퉁 부은 얼굴로 내려가 문화제를 보면서 듀게분을 찾았는데 그곳에서 파는 티셔츠를 제것까지 구매하셨더라구요! 감사감사! 잘 입겠습니다!!

정말 기쁘고 고마웠어요! 종일 수육수육 노래를 불러 노이로제가 걸렸을지도 모르는데 제것까지 챙겨주시다니 ㅎㅎ

문화제 구경을 하면서 듀게님이 아침에 혼자 돌아다녀보니, 쉼터도 있다고 하셔서 다시 구경갔습니다. 깜깜한 새벽에 보는 것보다 더 많은 걸 볼 수 있었어요. '처음부터잘하자'는 문구가 저희를 한참 웃게 했고요 ㅋㅋ 정말 진심이 느껴지던 문구였습니다 ㅋㅋㅋㅋㅋ 중간중간 붙혀진 '선상소변금지' 스티커를 보면서, 아니 왜 선상에서 다들 소변을 보시나 궁금했습니다 ㅋㅋ 근데 어차피 물인데 소변이 들어가면 안되나요? 굳이 뭘 또 금지까지 하는지 너무너무 궁금해요. 혹시 소변 성분이 배의 어떤 부품을 갈아먹나 싶기도 하지만 바닷물에도 다 소변이 어느 정도 섞여있잖아요?

이럴 줄 알았으면 조합원분과 함께 돌아볼 걸 궁금한 게 너무 많은데 아쉬운 순간이였어요. 중간에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쉼터가 있었어요. 페인트칠도 곱게 하고 비둘기며 새모양 조각(?) 같은 것도 붙혀있고 쉼터 글귀는 멋부린 표지판(?) 같은 곳에 걸려있더라구요. 쉼터 주위에 같은 고리(?) 같은 게 있는 걸로 봐서는 맞춤한 거 같아요. 가족같은 분위기를 내세우는 회사를 싫어합니다만, 아기자기하게 꾸미기 위해 노력이 많은 쉼터를 보니, 한진중공업 사람들에게 한진중공업은 회사 그 이상의 의미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곳에서 느닷없이 정리해고라니...어떤 심정일지 짐작하기도 어려웠어요. 그곳 자판기에도 침투한 스마트폰 광고용지와 건강한 신체를 위한 기본동작 안내종이를 보면서 다시 그곳에서 휴식하며 운동하고 새로운 휴대기기를 살펴보는 곳으로 어서빨리 돌아갔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졌습니다.

쉼터 구경을 끝내고 앞을 보니, 정말 큰 배가 있더라구요. 전날새벽에도 봤지만 이렇게 큰 줄 몰랐어요. 세상에 그렇게 큰 배를 본 적은 처음이였습니다. 우와...배가 다른곳에 닿지 말라고 쌓아둔 타이어 크기만 해도 어마어마하더라구요. 배가 규모가 있다보니...그렇게 큰 배는 화물을 수송하는 배겠지요? 저렇게 큰 배를 타면 바다에 위에 떠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것 같아요. 한눈에 담아지지도 않은 큰 배라니...살면서 이런 큰 배를 또 볼 날이 있을까요. 와...그래서인지 주변에서 여기저기 사진을 찍더군요 ㅋㅋ 그 심정 이해합니다 ㅋㅋ

다 구경하고 돌아오니 점심을 주대요? 크하하하하 열심히 점심을 먹고 마무리발언이 시작됐습니다. 그동안 김여진씨가 연행됐다 훈방됐다는 말도 들려오고, 나오는 사람 모두를 연행하겠다는 소리도 듣고요. 그런데 희망버스 탑승자가 750명이라도 들었는데 이 사람들을 다 어떻게 연행한단말야? 하고 전 코웃음치고 있었습니다. 아저씨들은 경찰과 협상해서 여자와 아이들만 보내고 남자들만 연행해 가라고 거래해서 여자들과 아이들을 무사히 내보내고, 남자들이 죽도록 싸우게 만들자는 농담도하고요 ㅎㅎ 옆무리 대학생들은, 여자 6명에 남자 1명이였는데, 연행될 때 남녀를 분리하는데 남자 한 명 혼자 따로가서 어쩌냐고, 그럼 7세 이하는 동석이 가능하니 7세라고 하자고, 주름이 좀 많은 7세라고 우기자는 농담도 주고 받고 노시더라구요 ㅎㅎ 저는 수육수육 계속 울부짖었고 제 말을 들은 옆에 분이, 화장실 있는 건물 2층에 매점이 있다고 알려주셔서 힘차게 매점을 향해 갔습니다. 전날밤에만 알았어도...싶었지만, 모르고 있었으면 그 때도 못먹었겠다 싶어서 천만다행이에요-

응원투쟁 가실 분들, 배고플 때는 화장실있는 건물 2층을 이용해주세요! 맛있는 거 많아요!

과자와 기타 등등을 사와서 먹으면서 마무리 발언을 들었습니다.

한진중공업 조합원 자녀들이 '아빠 힘내세요' 라는 노래도 듣고요. http://twitpic.com/5atfvg 자녀들의 노래부르던 모습입니다.

가장 큰 호응을 받았고, 가장 많은 눈물을 나게한 순간이였어요.

그리고 조합원아내분이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를 듣고 모두 울어버렸습니다.

(저는 울지 않았습니다만), 이제 돌이 지난 아이가, 처음 엄마라고 말할 때도, 아빠라고 불렀을 때도 아빠는 함께하지 못했다고...어서 투쟁이 승리로 끝나서 일상을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이 담긴 편지를 들으며 하루빨리 투쟁이 승리로 끝나길 기도했습니다.

발언이 모두 끝나고 마지막으로 김진숙 동지를 들을 차례였습니다. 김진숙 동지발언은 또 한 번 우리 마음을 울렸습니다.

마지막으로 쌍용차유재석엠씨께서 날라리들이 부르듯 김진숙씨를 부르자고 요청했어요. 바로 '우윳빛깔 김진숙'이라는 외침인데요.

유재석씨가 말씀하시길, '확신을 갖고 우윳빛깔 김진숙이라고 외칩시다'라고 ㅋㅋ

아니 확신을 갖고 라니요 ㅋㅋ 그럼 의심하고 있으셨던 말입니까! ㅋㅋ 세번이나 저 말씀을 외치는 유재석씨를 보며 이건 스스로 세뇌를 하기 위한 발언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ㅋㅋ 전 김진숙씨가 우윳빛깔임을 한시도 의심해본 적이 없는데 왜 자꾸 말씀하시나요 ㅋㅋ 진짜 빵터지던 순간이였습니다 ㅋㅋ 마음을 다해, 진심을 담아도 아니고 확신을 갖고 라니요 ㅋㅋ

그렇게 1박2일 투쟁은 끝났고, 우리는 모두 귀가하기 위해 한진중공업을 나섰습니다. 크레인 위에서 김진숙씨는 연신 손을 흔들었고 우리도 계속 화답했습니다. 날라리들 간다니까 날라리들 잘가라 해서, 날라리 아닌 우리같은 사람은 좀 삐졌었어요, 아니 왜 날라리에게만 인사해주냐! 흥 하면서요. 또 오겠다고 하니, 안오기만 해봐라! 하면서 김진숙씨가 화답했구요 ㅎㅎ

750여명이 떠나는 줄이니 엄청 긴 줄에 계속 팔을 흔들던 김진숙씨가 나중에는 빨리가라고 팔이 너무 아프다고도 하셨지요 ㅋ

그 길목에 조합원가족분들이 감사인사와 양말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그와중에 저는 꼬마에게 이모는 분홍색 양말을 주지 않겠냐고 제안을 하기도...했고요^^;

그리고 문앞까지 백여명이 넘는 조합원분들께서 양쪽으로 서서 저희에게 고맙다고, 인사해주셨습니다.

우리가 떠난 자리, 우리가 왔을 때보타 더 커보일 그 빈자리를 어떻게 감당하실지, 벌써부터 고민하는 조합원 동지여러분을 보면서, 우리에게 인사하는 끝끝내, 눈물을 감추지 못하는 동지여러분을 보면서, 우리가 가고 난 뒤 더 거세질 사측의 압력으로, 우리가 떠나는 그 시간후부터 언제들이닥쳐 조합원들을 끌어낼지 모르는 두려움과 싸워야한다는 말씀을 하는 조합원 동지들을 보면서,

저희가 할 수 있는 말은 오직 하나,

'승리할 때까지 지지하고 함께 싸우겠다는 말'뿐이였습니다.

누구보다 명랑하게 인사했지만, 그 속에는 뜨거운 가슴과 단오한 의지가 있었습니다.

발걸음을 떼지못하고 시종일관 눈물을 보인, 진보신당 김은주 부대표를 보면서 울지말라고도 할 수 없었습니다.

긴 복직투쟁을 해왔던 김은주씨는 그들의 외로움과 고독, 그리고 힘듦을 누구보다 잘 알테니까요.

마지막으로 조합원분께 제가 아끼던 소세지와 초콜렛을 드리며 연대의 마음을 전달했습니다.

희망버스 연대 물결이 떠나고,

김진숙씨 트위에 올라온 맨션입니다.

 

"JINSUK_85 김진숙
희망버스 다녀가고 사측이 격노하셨답니다 백만년만의 반응입니다 용역도 단계적으로 빼겠답니다 무엇보다 농성장 이탈했던 조합원 30여명이 돌아왔습니다 아침에 조합원들 구호소리도 힘차고 어깨들도 펴졌습니다 희망버스는 이렇게 엄청났습니다!"

 

우리는 지금,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투쟁의 이기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한진중공업 투쟁이 승리할 때까지 함께 싸울 것입니다.

 

어제 비록 몸은 가지 못했지만 함께 싸우고 싶은 듀게분들이 많은 것으로 사료되서, 제가 자주 쓰는 방법인 후원계좌가 없나 살펴봤습니다.

진보신당에서 단체채권구입하자는 글이 있길래 분명 후원계좌도 채권계좌도 있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진보신당에서 민노총까지 거쳐-_-;;

한진중공업에 전화로 문의했습니다.(바로 한진중공업에 하면 되는 걸 참...돌고 돌았네요-_-;)

 

후원계좌는

우리은행

1002-044-146-741

예금주 : 봉수진 이고요.

 

전화로 문의하니, 단체 후원을 원하시는데 그건 어렵겠다고 하니 그럼 어디에서 보내주시는지 표기해달라고 하셔서

듀나후원. 이라는 글자를 넣겠다고 했습니다. 듀나후원이 너무 길면 듀나만 적으시면 되고요.

후원 하실 분들!!!!! 후원 부탁 드립니다.

후원말고도 채권을 발행하는데요. 채권은 일단 빌리고 나중에 이자쳐서 갚는거죠!

한구좌에 십만원입니다. 후원말고 채권이 더 좋다는 분들은 채권을 사셔도 됩니다.

단 채권을 사실 때는 나중에 돌려드려야해서, 주소 등이 필요하다고 해요.

그럴 때는 051) 410-8541 번으로 전화하셔서, 채권구입하려고 한다면 자세한 안내 해주실 거예요!

 

우리, 후원으로 이기는 경험 함께 만들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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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사족으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와 함께 1박 2일 투쟁을 함께 하신 듀게분에게 고맙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덕분에 외롭고 심심하지 않게 즐겁게 후원했습니다. 하루종일 수육을 입에 달고 살아, 좀 짜증났을 법도 한데...시종일관 웃음으로 응대해주셔서 정말정말 고맙습니다.

(혹시 닉넴 밝히길 원치 않으실까봐 듀게분이라고 지칭했어욤)

그런데 생각해보니...후기 남기신다고 하셨으니...제가 또 뻘짓한 거 같은 기분이 드네요...

같은 곳에 1박 2일 함께 했지만, 듀게님 시각으로는 어땠을지, 무척 궁금합니다.

저는 시위의 전체적인 분위기보다 저의 1박 2일기 중심으로 적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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