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를 부천영화제 폐막작으로 봤습니다. 예상보다는 훨씬 잘 만들었던데, 전작 [아랑] 보다도 더 강렬하게 보수 카톨릭적 세계관이 반영된 작품입니다. ^ ^ 이걸 다 왜그런지 까밝히면 스포일러가 되고 마니까 나중에 회원리뷰를 쓰면... 그런데 그게 오히려 어떤 측면으로는 영화에 일종의 사상적 일관성을 부여하는 것 같더군요.  보수적이더라도 일단 이것 저것 끼워넣었거나 시류와 영합한다는 느낌은 전혀 없습니다.

 

전 여전히 [링크] 가 더 흥미있는 영화라고 생각하지만 [블라인드] 가 아주 말끔하게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요소들을 박아넣었다는 점은 인정을 해야겠습니다.  적당히 코믹한 요소도 있지, 맹인견으로 나오는 "달" 군은 카리스마 넘치지, 지하철 추격신은 폰카메라를 교활하게 이용하고 있지, 경찰은 엄청 착하고 주인공 여성과 부주인공 소년은 예쁘고... 그리고 솔직히 이 영화의 살인범 캐릭터는 아무 내용이 없습니다만 아무 내용도 없으면서 괜히 뭔가 있는 척 했던 [나는 악마를 보았다] 의 최민식씨 연기한 살인마보다는 더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김하늘씨는 충분히 매력적이고 맹인 연기 잘해요.   무슨 연기파로서의 실력을 확실히 보여 준 건 아니지만 한국제 호러.서스펜스 영화에 나오는 다른 여주연들의 평균보다는 잘 해냈다고 봅니다.

 

편집장님은 250만 예상하시던데 전 잘하면 300만 이상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좀 관객분들이 웃길 때 (유치하게라도) 웃겨주고 무서울 때 확 깩소리나게 무섭게 해주고 전반적으로 해골이 복잡한 사상적 이슈나 지나치게 괴팍한 캐릭터가 나오지 않는, 상업적으로 "웰 메이드" 된 한국영화에 굶주려 계신 것 같이 보이거든요. 딱 그런 수요를 채워줄 수 있는 영화입니다. 

 

아 그리고 호러 영화 아닙니다.  70-80년대 풍 헐리우드적 서스펜스 스릴러에요. 마케팅을 호러 쪽으로 하더라도 속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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