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모 잡담, 해피엔딩에 대한 욕구

2011.07.22 18:21

callas 조회 수:1780

여태까지 이서진을 매우 싫어해서 아무리 다모 열풍이 거셌을 때도 안 봤었는데,

어제는 그냥 심심풀이 삼아  mbc에서 다시보기 누르니까 공짜로 해주는 걸 그냥 한 번 봤더니 재밌어서

전편 정주행 해버렸네요. (놀아라~ 인생아, 가거라~ 세월아...=_=)

 

하도 명품드라마라고 하길래 사실 기대도 많이 했는데, 제 기대가 너무 높았던 탓인지 사실 생각보다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어요.

아니 근데 사실 무리한 바람인 부분도 많은 것 같지만요.

 

첫 장면인 채옥이와 장성백이 대나무숲(?) 위를 날아다니면서 서로 대결하는 모습이 매우 와호장룡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오, 좋은 무협액션이 나오나 싶었죠. 하지만.. 조금 보다보니 액션이 너무 느리고 어설프다는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열심히

촬영했구나.. 하는 생각은 했지만  아무래도 중국 무협영화의 무술만큼은 나오지 않더라구요, 당연한 거지만.

무협 마니아인 어머니 덕분에 무협 영화를 근래 들어 좀 보게 됐더니 자연스레 비교가 되는 바람에.. 덕분에 매번 나오는 액션씬이

영 별로였어요.

하긴 이건 스타워즈 에피소드 4편 봤을 때도 느꼈던 거에요. 이것도 안 보고 있다가 얼마전에 전 편을 몰아서 봤는데(제대로 놀고 있습니다.. ㅠㅠ),

아무래도 77년작이어서 그랬던지 이 시리즈 속의 시대순으로는 꽤 나중인데 다스베이더와 오비완의 광선검 대결은... 아아아...

이 얘길 누군가한테 했더니 스타워즈 팬이었던 그 분께서는 제다이 기술에는 방어형과 공격형이 있는데.. 오비완은 방어를 중시해서.. 어쩌구

저쩌구..하더라구요. ㅋㅋ

 

아무튼 또 하나는 아무리봐도 주인공 셋이 이렇게 다 비극적으로 죽은게 너무 인위적인 냄새가 잘 느껴지는 점이에요.

채옥이가 장성백이 오빠인가 싶어서 아버지는 살아계시냐고 물어보고는, 살아있다고 하니까 그냥 아니구나.. 하고 넘어가잖아요.

아니 근데 그 '발묵'이란 글을 봤으면, 사실 더 물어봤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더라구요.

매우 똑똑한 캐릭터로 나오는 채옥이가 그 엄청난 단서를 놔두고 그냥 그렇게 잊어버리는게 좀 의아하더라구요.

비극적인 상황으로 몰아가려고 하는게 너무 눈에 보여서 거슬렸습니다.

 

또 셋이 죽는 시점도 참 너무 맞춰간다 싶은게 채옥이가 왕께 역모를 아뢰려다 거의 죽을 위기에 처하거나,

장성백이 동굴에서 거의 죽어갔을 때나,

장성백 수하인 여성이 황보윤의 칼에 배를 찔렸을 때나,

다 정말 만화처럼 살아나지 않습니까.

이런 식이라면 마지막에 마찬가지로 배에 칼을 찔린 황보윤도 또 살아났어야 하는 건데 말입니다. =_= 에잉.

 

그래도 고등학교 때까지는 비장미와 비극미를 너무나 깊이 사랑했었기 때문에 이런 비극적 드라마를 매우 찬양했을 것 같은데,

(제가 최초로 열광했던 비극은 애니메이션 "허리케인 죠"였죠..... )

왠지 갈수록 그냥 단순하게 해피엔딩이 좋아지고 있어서, 이런 결말, 인위적인 것인 것은 둘째치고 맘에도 들지 않습니다. =3

 

그냥 "..그래서 공주님과 왕자님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결말을 이제 너무 바라게 되었습니다.

비극적인 얘기는 이제 가슴이 아프다 못해 진짜 너무 괴롭다 못해 짜증이 날 정도라서,

그냥 행복한 결말이 가장 안심이 되고 위안이 되고 격려가 되고(?).. 그렇습니다. 나이를 먹으면 원래 그런건지, 아무튼.

 

 

에 또.. 이서진은 싫지만 황보윤은 좋아할 수 있었네요. 나름 츤데레 같았던 초반에서, 격렬히 애정 표현하는 모습이 좋더군요.*=_=*

하지만 제가 제일 좋아한 캐릭터는 황보윤도 아니고 장성백도 아니고, 권오중이 맡았던 이부장.....입니다.

그 별정대인가 뭔가 하는 정말 고증 안될거 같은 비현실적인 옷차림을 한 모습이 멋있었고, 단순하고 입이 걸은 그 바보같음이

매력적이었어요. 쿵후보이 친미를 보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여기서도 저는 친친이라는 대머리 남자애가 제일 매력적이었어요. 껄껄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