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연애를 할 수 있는 방법

2011.07.29 21:03

메피스토 조회 수:2744

* 같은게 있긴 한걸까요.

 

 

* 어떤 사람들은 연애가 순전히 자신의 능력과 재능과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성공적으로 연애를 했던 것은 어떠저떠한 방법론을 사용했기 때문이고, 그렇기에 상대는 나에게 호감을 가지고 넘어올 수 밖에 없었다라는 얘기죠.

이런 얘기들은 제 3자들의 연애 분석 툴로도 많이 이용됩니다. 

그렇기에 이런 얘기들과 함께 곁가지로 효과적이거나 효율적인 이성공략법이라던가, 이성들이 좋아하는 XX라는 것들이 따라옵니다.

그러나 분야를 막론한 대부분의 '성공론'이 그렇듯, 연애에 대한 이런 이야기들도 결국은 절반의 정답입니다.

(좀 삐딱하게 보자면, 연애를 수십번해서 이성을 잘아는 연애의 달인이라는 사람들은, 거꾸로 보면 하는 손대는 족족 실패하는 철저한 실패자들인 샘입니다.)

 

'공략'이라는 말은 게임에서 흔히 쓰는 말입니다. 보스몹을 이렇게 저렇게 하면 공략할 수 있다, 어떤 장비를 차면 공격력이 오른다, 새로운 마법을 습득할 수 있다...등등.

그러나 이런 이야기엔 함정이 있습니다. 게임에서 '공략법'이 존재하는 이유가 뭘까요. 단순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졌기 때문이죠. 공략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기에, 게임엔 공략법이란게 있습니다.

즉, '만들어진 것'이 아닌 인간,  인간관계에선 '공략'이라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그런의미에서 소개팅은 일종에 복불복인 샘입니다.

인간은 프로그래머가 만든 존재도 아니고, 내가 가진 상대에 대한 정보는 적거나 보잘것 없으며, 심지어 내가 가진 스킬이나 재능조차도 불분명합니다.

흔히 사람은 상대방을 일반화시켜 분석하길 좋아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건 자기 바램일 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 외모를 선호하지만, 그렇다고 좋은 외모가 연애를 보장해주진 못합니다.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자들이 "남자들 외모 많이 보잖아"라는 얘기에 "아냐, 외모 안봐"라고 정색하는 남자가 있다면, 그건 거짓말입니다.

아니, 정확히 말해, 외모를 보는 기준이나 부여하는 가중치가 다르다는 얘길 '나는 외모를 보지 않는다'라고 표현하는거죠(그러고보니 이 얘긴 엊그제던가 했군요).

외모가 좋으면 무조건 좋습니다. 그러나 좋다고 무조건 좋은건 아닙니다.  반대로, 외모가 나쁘면 무조건 나쁩니다. 그러나 나쁘다고 무조건 나쁜건 아닙니다.

괴상한 말이지만 이게 사실이죠. 누군가 연애를 하고 있다면, 그건 그 사람이 그만한 장점을 갖췄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거꾸로, 그 장점을 갖췄다고 누구나 연애를 하는건 아닙니다.

연애를 못하는 반대도 마찬가지고요. 

 

당신이 마초에 남녀차별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면 여자를 못사귈까요? 아닙니다.

당신이 소위 말하는 '드센 여자'라면, 남자를 사귀기 어려울까요? 아닙니다.

당신이 언제나 자신감을 가지고 이성을 대하면 연애에 항상 성공할까요? 아닙니다.

당신이 정말 좋은 외모를 갖추고 있다면 연애에 항상 성공할까요? 아닙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러하듯 메피스토도 몇번의 소개팅을 해봤습니다. 한 번의 소개팅으로 몇년의 연애도 해봤고, 한 번의 소개팅으로 몇달의 연애도 해봤고, 헌팅했다가 보기 좋게 차이기도 했으며, 찌질하게 슬쩍 메달려보기도 했습니다.

소개팅 중개자에게 "오빠는 도대체 매너가 어땠길래.."라는 핀잔도 들었고, "얼, 선배 생각보다 매너 좋다고 얘기하던데"라는 칭찬도 들었죠. 

왜 다른 결과물이 나오는걸까요? 소개팅에 성공하거나 실패했다고 다음 소개팅이나 만남에 그게 곧바로 반영되어 메피스토가 디아블로가 되었던건 아닙니다. 메피스토는 언제나 메피스토인데, 왜 다른 결과물이 나오는 걸까요.

 

전 '운'or'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운명이라는 말이 너무 신비주의적이라면 그냥 확률이라는, 다소 딱딱한 말로 대체하죠.

짧은 연애건 긴 연애건 결혼이건 이혼이건(심지어 우정역시), 결국 만남과 이별은 인간 자체가 어느정도 맞는 사람간에서나 이루어집니다.

 

인간관계는 결국 서로 맞느냐 아니냐입니다. 재미있는건 이조차도 일정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누구를 만나는데 A라는 요소에 X만큼의 가중치를 둔다고해서, 이 사람이 사람을 만날때마다 A라는 요소에 X만큼의 가중치를 주는건 아닙니다.

정말 미녀만 만나던 사람이 의외로 평범한 외모의 여자와 사랑을 이룰 수 있고, 맨날 남자는 능력이 중요해를 외치던 여자가 평균적인 능력을 갖춘 남자와 사랑을 이룰 수 있는 거라는거죠.

과연 이런 상황아래 상대의 마음이나 행동을 예측하거나 추측, 공략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연애에 있어 개별 요소가 중요하다고 단정지을 수 있을까요.

 

일정한 이성 나이대에 대당하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그중에서 결혼을 한 사람들 수를 제외해도, 독신을 제외해도, 동성애자를 제외해도 젹어도 몇만분의 일.....내가 연애를 할 확률은 적어도 물리적으론 몇만분의 일이 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연애를 못한다고 절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정도면 연애를 할 수 있다고 희망을 가질 필요도 없습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연애는 '확률적 우연'이 맞아야 할 수 있으니까요.

 

극단적 의미에서 최소한의 요건은 필요합니다. 가령 우리가 알콜중독자나 도박 중독자라면, 우리에게 호감을 가질 사람들은 엄청 줄어들 것입니다.

외모적 측면도 마찬가지입니다. 질병에 가까운, 건강이 걱정될정도로 깡마르거나 뚱뚱한 사람에게 호감을 가질 사람은 무척 적겠죠. 이 부분이 정말 염려된다면 스스로 운동이나 체중조절로 극복해야할 문제겠고요..

연애를 함에 있어 최소한의 요건;가령 연애를 위한 노력이나..이런 것들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뭘까요.

그런것이 우리 연애삶을 구원할 수 있는 결정적 요소가 아니라 그나마 우리들이 물리적으로 통제 가능한 거의 유일한 요소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이어트, 외모 꾸미기, 좋은 직장....뭐 이런거 말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요소나 변수에 신경을 써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신경쓸수도 없고요.

 

 

* 술집에서 옆테이블 여자랑 자꾸 눈이 마주치고 그 여자가 마음에 들면, 쪽팔림을 억누르고 가서 전화번호를 따던가,

지인이나 후배들에게 소개팅을 시켜달라고 들들 볶아서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던가,

하다못해 지하철에서 우연히 마주친 사람에게 '실례지만 번호좀 얻을 수 있을까요'라는 시도 같은 것들 말입니다.

 

이는 앞서 언급한 확률자체를 높이는 것입니다. 쪽팔림과 위험을 감수하고 끊임없이 시도해서 나와 맞는 사람을 찾는거죠.

 

그러니 별 쓸때없이 길기만한 이 얘기의 결론은, 복권에 당첨되기 위해선, 일단 복권을 사야한다는 얘기입니다. 1장을 사면 그만큼 확률이 작지만, 많이 사면 확률도 늘어납니다.

당장 연애가 하고싶다면, 일단 돈쓰는걸 각오하고 여자or남자를 만나세요. 뉘앙스가 중요합니다. 이성을 많이 만나서 이성경험을 쌓으세요가 아닙니다. 복권을 사라는 얘기가 복권 사는 경험을 쌓으라는 얘기가 아니듯 말입니다.

그조차도 할 수 없다면 답이 없습니다. 캐리어도 못가요. 나에게 고백할 사람을 하염없이 기다려야합니다. 그건 무척 길고 지루하고 불확실한 일이 되겠죠.

기다릴바에야, 찾으라는 것 뿐입니다. 물론 찾음속에 기다림이 있고, 기다림속에 찾음이 있겠죠.

 

우리가 연애를 할 수 있는 시간은 나를 이해하주고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났다고 느끼는, 바로 그 순간입니다.

 

 

* 그런 의미에서 2011년 현재 제 이상형은 이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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