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10 23:41
어렸을 때부터 책욕심이 대단했는데(듀게에도 저한테 책 파신 분들 많으시죠)
자취를 전전하다 보니 변변한 서재를 갖추기 힘들었어요. 고향집에 조금, 형제의 집에 조금 이런 식으로 전전하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고 정착할 공간을 찾게 되면서 드디어 서재를 갖게 되었습니다.
방 두 개의 22평 아파트, 상식적으로 아이에게 돌아가야할 공간이지만 과감히 책장 네 개와 큰 책상이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책장 네 개라니 무리 아냐, 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아늑한 공간이 되었어요. 책상 앞에는 책상 너비보다 약간 좁은 창이 나있어 답답하지만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고도 모자랄까 싶은 조바심에 거실에도 책장 두 개를 세워놓았습니다. 대신 TV를 큰 방으로 넣어버렸어요. 거대한 책장 두 개가 떡하니 있어도 텔레비전이 없으니 그렇게 복잡해 보이지는 않네요. 일단 케이블을 끊은 지가 7개월째가 다 되어 가니... 사실 무용지물이죠. 야구 때문에 다시 연결하긴 해야겠습니다만. (작은 화면과 안좋은 화질로 보는 게 조금 갑갑해졌어요.)
아직 책들을 다 소집하지 않아(ㅎㅎ) 책장은 절반 이상 비어있습니다. 본가와 형제들의 집을 순회하며 책을 모아들여야해요. 심지어 옛 연인의 집에도 책이 있었는데... 그건 일부 돌아왔습니다. ㅠ
아무래도 초창기 키노나 씨네 21은 버려야할 것 같습니다. 80년대 이전의 책들도요. 정말 좋아하는 책들이지만.
그래도 abe 전집은 버리지 않겠어요.
천장까지 빈틈 없이 책이 꽂아진 동일한 디자인의 맞춤 책장을 원했지만
형편이 형편이다 보니 2+2+2 각자 다른 모양, 색깔에 높이마저 제각기 다른 책장들이 모이게 되었네요.
천장에서 한참이나 멀어서 아마 그 사이에는 기저귀나 휴지, 박스들이 쌓이게 될테고
칸의 높이가 터무니 없이 넓어서 수납력도 형편없지만
하나씩 사모은 것들이라 왠지 애착이 가네요.
남이 보면 두서없고 어수선한 공간이겠지만
그 서재에 앉아 이 글을 쓰는 지금 저는 행복합니다.
벼룩질은 계속됩니다. 쭈욱...(구입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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