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기도손 글을 읽고 떠오른 제 과거지사입니다.

 

저는 몇년전 여름 벼르고 별려서 n 사의 고급카메라를 구입했습니다.

 

기분이 넘 좋아서 집에 가는 길에 서둘러 포장을 끌르고 바디와 렌즈를 결합시켰습니다.

 

묵직한 그립감-손맛-을 느끼고 싶었거든요 ㅎ

 

사실 주변은 조금도 의식하지 않고 그냥 카메라에만 정신이 팔려있었거든요...

 

그런데 저도 모르게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있더군요. 그것도 상향선을...

 

뭔가 따가운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드는 순간 미니 스커트를 입은 어느 처자분이 저를 째려보고 있으시더군요.

 

엇...뭔가 이상한데 하고 정신을 수습해 보니 그 여성분이 가방으로 다리부분을 가린 채 저를 마치 벌레보듯이 노려보고 있는 겁니다.

 

이윽고 그 여성의 일갈~~ "지금 카메라 들고 뭐하시는거에욧!!!!!!"

 

아하 이 분이 오해를 하셨구나...내 신형 사진기로 자신을 도촬하려고 한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ㅜ\ㅠㅠ

 

빨리 오해를 풀어드리려고 뭔가 말을 하려고 하는데....이상하게 (당황해서인지) 말이 나오지를 않는겁니다. 어버버버 모드로 순식간에....ㅠㅠ

 

제가 버벅거리는 모습을 보더니 그 분은 더 이상 상대할 가치도 없다는 듯이 종종 걸음으로 에스컬레이터를 올라가시더군요 ㅠ

 

이렇게해서 저는 변명의 기회도 갖지 못한 채 그분에게 파렴치한 도촬매니아로 각인된 것입니다 ㅠㅠ

 

차라리 촬영여부를 확인하셨으면 모든 오해가 풀렸을텐데...

 

몇 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제 부주의함을 자책합니다.

 

저 그런 사람 아니에요 ㅠㅠ 오해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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