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는 거리를 걷는것만으로도 황홀한 도시입니다.


맛있는 음식점이 어딜가나 널려있고, 거리마다 오래된 화장품 가게(혹은 의약품을 파는 가게)와 가죽공방은 양질의 상품들을 뽐내고 있습니다. 건축물들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아무렇지도 않게 널려있는 조각상들은, 역사속에서 살아남은 위대한 작품들입니다.


3일간의 피렌체 일정중에 하루는 밀라노에 쏟아부었으니 나머지 2일은 구석구석 피렌체를 둘러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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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오모를 처음 봤을때의 충격은 잊혀지지 않습니다. 숭고미(Sublime)을 느꼈달까요. 인간이 만들어낸 아름다움의 끝이 어디인지 궁금했습니다.


피렌체에 가면 다들 가보는 그런 유명한 관광지들은 물론이고, 미술관도 오랜시간 돌아다녔습니다. 너무나 작품들이 많아 아무렇게나 걸려있던 예술작품들의 모습들이 꽤 인상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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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카페를 다니는 일도 잊지 않았습니다. 여기가 어디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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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를 대표하는 올드스쿨 카페, 카페 질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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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리는 사실 커피보다도 초콜렛으로 더 유명합니다.


피렌체의 가장 중심에 있는 카페기도 하며,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 랜드마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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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판입니다. 에스프레소 기준으로 설명하자면 메뉴판 가격의 4유로는 앉아서 먹는 가격입니다. 바에서 먹을 경우 1.5유로고요. 약 3배정도 차이난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실, 로마에서도 그렇고 앉아서 먹는다고 했을때 엄청나게 비싼 가격은 아닙니다.


하지만 둘러봐야 할 곳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 앉아서 여유를 즐길 시간이 없습니다. 지나가다 훌쩍훌쩍 한 잔씩 하는게 오히려 더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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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생각에 동의하시는 분들은 이렇게 바에서 커피를 드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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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는 환하게 웃습니다.


카페 질리의 바리스타는 그 명성답게 가장 깔끔하게 차려입고, 완벽한 서비스를 보여주었습니다. 두 번 방문을 했는데, 두 번 다 만족스러웠습니다.


이에 비해 로마의 바리스타들은 매우 까칠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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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가 나옵니다. 잔이 참 예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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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리의 에스프레소는 초콜렛과 같습니다. 달콤하면서 또 쌉사름 합니다. 산미도 꽤 있는 편이에요.


이 커피를 마셨을때가 이탈리아 여행 4일차였으니, 이제는 이 맛이 커피맛이란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클린컵은 이미 잊어버린지 오래고요. (이후에 밀라노를 다녀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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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를 대표하는 카페들은 이 광장을 중심으로 각각의 모서리에 있다고 합니다. 질리와 앞으로 소개해드릴 카페 도니니 1984를 포함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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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하다는 카페 도니니 1984도 가봅니다. 처음에는 세련된 인테리어를 보고 무심코 지나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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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서 살펴보니 이곳이 카페 도니니 1984가 맞고요, 리뉴얼을 거친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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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아껴라, 대신 투스카니 와인을 왕창 들이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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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는 에스프레소를 마십니다. 맛있었어요. 하지만 밸런스는 질리의 커피가 훨씬 낫습니다. 한 잔으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던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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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니니의 옛날 사진들. 이제야 이곳이 오래된 카페임을 실감합니다.


야외 테이블이 저렇게 생겼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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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젤라또집 라 까라이아La Carraia입니다.


맛있었었지만, 로마의 지올리띠가 아직 제마음속에선 1등입니다.


이렇게 로마와 피사를 들러 도착했던 피렌체에서 반나절을 보내고 저는 밀라노를 다녀왔습니다.


밀라노의 이야기는 지난 포스팅을 참고해주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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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잘 Cafezal의 바리스타가 추천해준 피렌체의 스페셜티 커피숍 디타 아르티지아날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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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유명한 이유야 몇가지 있겠습니다만,


무엇보다도 2013년 이탈리아 바리스타 챔피온이자 월드바리스타 챔피언십 파이널리스트 프란시스코 사나포 Francesco Sanapo가 이탈리아 커피의 부활을 외치며 만든 카페로 이름이 알려져 있습니다.


스페셜티 커피 시장이 성장하고 있음에도 전통에 묶여있던 이탈리아 바리스타들은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었죠. 그러다가 호주 맬번에서 열린 세계 바리스타 대회에 사나포가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이탈리아 스페셜티 커피는 처음으로 주목받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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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밀라노편에서 말씀드렸듯, 이탈리아는 두가지의 카페 문화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클래식 이탈리안 에스프레소를 기반으로한 올드스쿨 문화가 지배적인것이 사실이지요. 디타 아르티지아날래는 이러한 상황에서 올드스쿨의 장인 정신을 가지고와 스페셜티 커피시장에서 다시 일어서고자 합니다. 


동도서기東道西器라고 하면 딱 맞는 표현이겠네요. 물론 여기서 동은 이탈리안 올드스쿨 커피 문화를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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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맛보는 에어로프레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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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사진들을 보셨겠지만 보통의 스페셜티 카페에서 볼 수 있는 미토스 그라인더와 라마르조꼬 스트라다 MP, 브루잉용 그라인더로 쓰이는 EK43그라인더가 세팅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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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 종류가 꽤 많습니다. 하지만 소비량이 엄청나 금방 순환되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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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입니다. 클린컵은 훌륭했고요, 테이스팅 노트 또한 완벽했습니다. 자몽과 핵과의 산미가 매력적인 한 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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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시간은 이렇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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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와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해 소통하고 있습니다.


올드스쿨 카페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모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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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은 꽤 바쁩니다. 여행객들도 많은편이고요.


이탈리아 사람들이나, 여행객들이나 지나다니며 마신 그 흔한 이탈리안 에스프레소에 조금은 지쳐 이곳을 찾게 되는것 같습니다.


밀라노 편에 이어서 이런 얘기를 꺼내니 스페셜티 커피가 더 우세하다는 그런 주장을 하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나포가 이곳 말한것처럼 두 문화는 공존 할 수 있으며, 상호 보완적일수 있습니다.


클래식 이탈리안 에스프레소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스페셜티 커피가 없었던것도 사실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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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티 커피 시대가 도래하면서 '장인 정신' 혹은 오랜시간 훈련된 기술자로서의 바리스타 개념은 많이 흐려진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디타 아르티지아날레는 그 정신을 본받아 이탈리아에 스페셜티 커피 문화를 전파하기 시작했고, 그 시도는 꽤 성공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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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의 샵은 처음 소개해드렸던 지점 Via del Neri에 있는 곳입니다. 이곳은 바로 강건너편에 새로생긴 두번째 샵이죠. Via dello Sprone에 있습니다. 무려 1년만에 이룩한 성과죠. 최근에는 La Compagnia Cinema와 함께 세번째 매장을 내었다고 하는데, 여기까지는 가보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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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 가격은 정말 말이 안됩니다. 특히나 스페셜티 카페들은 매장에서 마신다고 해서 별도의 비용을 더 받지 않습니다. 바와 테이블의 가격이 다른 올드스쿨의 문화를 따르지 않죠.


하지만 1유로대의 에스프레소에 친숙한 손님들을 위해 가격책정을 낮게 했습니다. 물론 원두 선택에 따라 가격을 올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경우 충분한 설명이 뒤따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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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빅토리아 아르두이노의 미토스 그라인더와 라마르조꼬 에스프레소 머신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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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과 이탈리아 현지인이 두루두루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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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은 이렇게 생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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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바라본 바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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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매장에서는 브루잉과 에스프레소를, 여기선 카푸치노를 시켜봅니다.


올드스쿨 카페에서는 볼 수 없는 섬세한 라떼아트를 감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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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맛도 훌륭합니다. 옆에 있는게 베리로 만든 마멀레이드 빵인데, 마멀레이드 만큼이나 달콤하고 향기로운 카푸치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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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도 구입했습니다. 바리스타 추천으로 브라질을 샀는데, 한 달 내내 신나게 마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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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객들 사이에서도 이탈리아 여행에 지친 순간, 리프레쉬를 주는 공간으로 소문이 났습니다.


덕분에 아침일찍 찾았음에도 손님들이 끊이질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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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여느 이탈리아의 카페들과 같이 술을 파는건 당연한 일입니다.


올드스쿨과 스페셜티 커피는 전혀 다른 것처럼 느껴지다가도, 공존하고 또 서로에게 배우며 성장하기도 합니다. 이탈리아 커피문화가 가진 저력이랄까요.


다음 포스팅은 다시 로마로 돌아갑니다.


로마의 유이한 스페셜티 카페 두 곳을 마지막으로 길고 긴 여정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Caffè Gill

Via Roma, 1r, 50123 Firenze FI, 이탈리아

+39 055 213896

매일 0730 - 2400


Caffé Donnini 1984

Piazza della Repubblica, 15, 50123 Firenze FI, 이탈리아

매일 1000 - 2600


Ditta Artigianale via del Neri

 Via dei Neri, 30/32 R, 50122 Firenze FI, 이탈리아

+39 055 274 1541

월-목 0800 - 2200 / 금요일 0800 - 2400 / 토요일 0930 - 2400 / 일요일 0930 - 2200


Ditta Artigianale via dello Sprone

Via dello Sprone, 5/R, 50121 Firenze FI, 이탈리아

+39 055 045 7163

월-목 0800 - 2200 / 금요일 0800 - 2400 / 토요일 0930 - 2400 / 일요일 0930 -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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