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스탁 재밌더군요.레알.

 

반항과 재미가 넘쳐나니까 18일 토요일 5시에 시작하는 공연 시간되면 꼭 가보시라는게 요점이고, 아래는 17일 금요일차 본부스탁 후기입니다.

 

1. 밤섬해적단.

전 그냥 펑크밴드려니 했는데,
처음 듣는 밤섬의 음악과 멘트는,
인디계의 정치범이라고 할까? 인텔리 테러리스트라고 할까;

이를테면 '검은띠한국인'이라는 곡이있더군요.
뭔소린지도 모르겠는걸 막 시끄럽게 연주하고 가벼운 해설멘트.
'이주노동자를 태권도로 때려잡자는 곡입니다.'
뭐 이런식의 노래와 멘트.
그리고 볼륨은 무조건 최대한으로, 가사전달이니 뭐니  필요없고,
그냥 꼴리는 대로 가는 느낌의 밴드였고.

미니멈웨이지맥시멈레이지;라는 곡은최저임금은 최대의 분노를 불러일으킨다는 노래라네요.
그런가보다 했어요. 일단 가사는 안 들려요.
가사전달을 별로 신경안쓰는 밴드기도 하고,
무조건 맥스로 올린 앰프가 하도 울려서,
앞에서 들으면 돌림노래네요.

이런 밤섬해적단의 음악과 멘트.
물론 다른 곳에서도 반응이 좋겠지만,

본부스탁은 그야말로 청춘과 분노?저항?이 함께하는
곳이니까, 밤섬해적단의 매력이 정말로 크게 펼쳐질수 있는 무대였지 싶어요.
지산이나 펜타에서 더 유명하고 테크닉이나 표현력이 뛰어난 밴드가 올수는 있겠지만,
락스피릿을 구체적이고 물리적이고 정치적인 현실에 대한 욕구불만으로 본다면,
이번 본부스탁의 밤섬해적단은 락스피릿의 엑기스였죠.

 

2. 디제잉 세션.

저도 일렉좋아해서 꽤 많은 유명디제이의 파티와 행사에 갔는데,
한국은 열린 공간에서는 공연이 별로 없죠.
끽해야 지산이나 펜타나 월디페나 뭐 이런 건데,
새벽1시2시 넘어가면 디제잉은 됐고 집에가는 분위기가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월디페는 아마도 예외겠지만 제가 지산 펜타만 가보고 월디페는 못가봐서;

본부스탁은 디제잉세션때 3시반까지 미친듯이  놀더군요.
취미로 볼룸댄스추시는 듯한 남자분이 열심히 스텝밟으시던게 기억나네요.

하늘에는 달과 구름이 떠있고,
2시가 넘으면서 날벌레도 안보이고(자러갔나?)
사람들만 남아서 열심히 춤추고 노는데 상당히 즐겁습니다.
쌈싸페나 뭐 그런식의  구수한 분위기에서 춤추고 노는게 좋더군요.

그리고 호텔에서 하는 유명디제이 파티같은건 옷차림도 신경써줘야 되고,
은근 신경쓰이는 거 많잖아요.
담배안피우는 분들은 사실 음악듣고 노는건 좋아도 담배냄새 몸에 쩌는 것도 싫고.
옷차림에 신경전혀 안 써도 되고, 바람이 솔솔 부는 잔디밭에서 춤추고 있으면,
몸에서 풀향기라도 나지 않을까 싶은 기분이 들고 좋아요.

 

3. 그리고 기타.
서울대랑은 아무런 상관없는 저같은 사람들이 새벽까지 놀고 차가 끊기면 어떡할지 걱정되실 텐데,
본부에서 그냥 신분증만 보여주고 들어가서 잘 수 있답니다. 복도에서 이불깔고 자면 된다는데,
화장실 가느라 본관실내에 들어가봤는데, 그다지 안락하지는 않아보이더군요.
택시비 준비하셔서 댁에서 주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술은 팔지 않고,
음료수(천원)
피자(5천원이던가? 코스트코 피자)같은 거 팔더군요.
음료수,주류,식품류 반입을 막는 사람은 물론 없고요.
정치적으로는 좋아 보이는데 재미있을지 없을지 궁금한 분이라면 가 보세요. 꽤 재밌어요.
단 밴드별로 호불호 취향을 타실수는 있겠네요. 저는 jerry k라는 힙합하는 분 시간에 도착했는데,
밤섬해적단은 취향이었고, jerry k씨와 비아라는 밴드는 취향이 아니었어요.

입장료는 물론 무료고, 미성년자 입장도 물론 환영이고, 서울대 입구나 낙성대역같은 데서 택시타면 4천원 안쪽으로 나오는거 같아요.

의외로 사람은 많지 않아요. 미어터지지 않을 테니까 가볍게 들러보셔도 좋을 듯해요.

반항과 욕구발만이 아닌 다른 종류의 락스피릿은 어차피 재미없잖아요.(이건 저 혼자만의 생각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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