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를 보는 문 대통령의 눈

2020.01.16 18:00

Joseph 조회 수:900

1.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정부는 조국 사태로 단단히 트라우마가 생겼습니다.


2. 문재인 정부가 조국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은 (겉모습보다는 속마음에 가까운) 그간의 대응을 보면 크게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고 생각합니다.


입장 1)

1) 조국은 잘못한 것 없다 (왜냐하면, 그렇게 털면 안 걸릴 사람 없다.).

2) 조국 사태를 만든 것은 검찰, 자한당이다.

3) 따라서, 잘못을 인정할 것도 반성할 것도 없고,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을 벌일 수 없도록) 검찰의 힘을 빼 놓고 자한당을 무너뜨려야 한다.


입장 2)

1) 조국이 잘못을 하긴 했다 (우리라도 잘못을 모르겠나..). 그런데, 이 정도까지 간 것은 조국이 크게 잘못해서가 아니고 우리를 무너뜨러고자 하는 검찰, 자한당의 음모 때문이다.

2) 따라서, 지금 이걸 인정하고 반성하는 순간 우리는 검찰, 자한당의 공격에 무너질 것이다.

3) 따라서, 잘못을 인정하거나 반성하면 안 되고,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을 벌일 수 없도록) 검찰의 힘을 빼 놓고 자한당을 무너뜨려야 한다.


입장 3)

1) 조국이 잘못했는지는 중요하지도 않고, 그것을 따질 이유도 없다 

2) 왜냐하면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 그 자체가 "선"이고 "옳기" 때문이다.

2) 따라서, 잘못을 인정하거나 반성할 이유가 없고,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을 벌일 수 없도록) 검찰의 힘을 빼 놓고 자한당을 무너뜨려야 한다.


3. 물론, 조국 씨 관련 수사는 박근혜 정권에 대한 적폐수사와 동일한 수사진이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진행해 온 "눈 먼" 수사라는 점에서 비판을 받을 부분도 분명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추후에 더 논의하고 싶습니다.)


4. 하지만 분명한 점은, 

어떤 경험을 했을 때 그 경험으로부터 배우려면 (그래서 자기 발전의 기회로 삼으려면)

경험으로부터 배우고자 하는 겸허한 자세와 잘못을 인정하는 솔직함이 전제가 되어야지, 

위와 같은, 미숙하고 퇴행적인 방어기제가 중심이 된 반응으로는 결코 조국 사태를 정권의 성공을 위한 발전적인 방향으로 승화시킬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음의 트라우마를 제대로 넘기지 못한 것이 (그것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 문재인 정부의 밑바닥에 깔린 가장 큰 문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5. 마침 한겨레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op-ed가 있어서 가져와봅니다.

 

지난 14일, 예정된 90분을 넘겨 110분 동안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다소 아쉬웠다. 무엇보다 지난 반년 가까이 들끓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그를 둘러싼 검찰 수사에 대한 문 대통령의 답변이 그랬다.

문 대통령은 ‘조 전 장관 사퇴론이 한창일 때 장관 임명을 밀어붙였다. 그 배경을 말해달라’는 <불교방송> 박준상 기자의 질문에 “(조 전 장관의) 유무죄는 수사나 재판을 통해 밝혀질 일이지만, 결과와 무관하게 조 전 장관이 지금까지 겪었던 고초만으로도 아주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 임명으로 인해 국민들 간에 많은 갈등과 분열이 생겼고 그 갈등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점에 대해 참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답변이 임명권자로서 인사 실책을 사과한 것인지, 그로 인한 국민 분열을 사과한 것인지 모호하다. 분명한 것은 문 대통령은 이날 조 전 장관의 비위 의혹에 대해서는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참모’ 조국이 겪은 ‘고초’를 공개적으로 마음 깊이 위로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조 전 장관 등 정부 인사를 겨냥한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검찰이) 어떤 사건은 선택적으로 열심히 수사하고 어떤 사건은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다면 수사 공정성에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며 에둘러 비판했다.

문 대통령 얘기대로, 아직 조 전 장관의 유무죄가 확정되지 않았고, 정치적 논란이 큰 사안인 만큼 신중하게 답변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소탈하고 솔직한 문 대통령이 좀 더 적극적인 입장을 밝힐 것으로 기대했었다. ‘기자들이 조 전 장관 인사에 대한 대통령 책임을 명확하게 질문하지 않으니, 대통령이 대답하고 싶어도 못 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날 기자들은 ‘조 전 장관을 신뢰하느냐’고 묻는 등 대통령에게 이 대목을 여러 차례 질문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들으면서, 조 전 장관 기소 때나 검찰의 압수수색 때 청와대가 왜 자꾸 남 탓을 하는 방어적인 입장만 내놓는지 조금은 이해하게 됐다. 지난달 31일 검찰이 조 전 장관을 11가지 비리 혐의로 불구속 기소할 때 청와대가 내놓은 서면브리핑이 대표적이다. 당시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언론 보도를 보면 조국은 중죄인이었지만, 수사 결과를 보면 태산명동서일필”이라며 “수사 의도가 의심되고 검찰에 대한 국민 신뢰가 흠집이 날 것”이라고 검찰과 언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가 보기에, 조 전 장관의 비위 혐의가 생각보다 약할 수 있지만, 조 전 장관이 청와대는 물론 대한민국 권력기관의 기강을 책임지는 민정수석이었고, 국가의 법무 담당 장관이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답변은 달랐어야 한다. 검찰 수사나 언론 보도를 비판하기에 앞서, 조 전 장관의 행위가 적절했었는지에 대한 사과를 먼저 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청와대는 이를 ‘태산이 흔들렸는데 쥐 한 마리가 나왔을 뿐’이라며 시선을 바깥으로 돌렸다.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인권침해 요소가 있으니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해달라’고 한 국민청원을 청와대가 인권위에 송부한 것도 인권위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부적절한 ‘하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대선 때 문 대통령을 지지했던 이들 중 상당수는 조 전 장관 수사를 놓고 청와대와 검찰이 보이는 태도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렇게 털면 안 털릴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 개혁에 저항하려는 검찰의 편파 수사다’라는 청와대의 항변은 맞는 대목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턴다고 그만큼 털릴 사람이 누가 있냐, 산 권력을 수사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는 검찰의 항변도 틀려 보이지 않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조 전 장관 임명으로 인해 국민 갈등이 빚어졌다며 “송구하다”고 했지만, 이보다는 조 전 장관의 잘못은 무엇이었고, 검찰 수사는 무엇이 잘못인지, 본인의 실책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는지 진솔하게 밝혔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그분(조 전 장관)을 지지하든 반대하든, 그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이제는 끝냈으면 좋겠다”는 문 대통령의 호소도 더 빨리 실현될 수 있었을 것이다.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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