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배경은 미래입니다. 뭐 특별한 디테일은 없구요. 걍 지구는 자원 고갈 & 기후 변화로 인한 사막화 콤보로 거의 맛이 간 상태라는 거. 그래서 지구를 살려 보겠다는 일념으로 달 개척에 성공해서 달에 풍부하다는 헬륨3을 신나게 캔 후 그걸 달표면에서 에너지로 변환해서 지구로 쏘아 보내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그냥 지구로 실어와서 발전기 돌리는 게 훨 효율적이지 않을까 싶지만 뭐 그건 넘어가구요. 암튼 그런 시설을 돌리려면 당연히 아주 큰 규모의 기지와 시설들이 필요할 거고 그래서 달에서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겠죠.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달 기지에 대정전이 일어나고, 그 순간부터 에너지 전송이 끊깁니다. 심지어 기지에서 일하다던 사람들이 몽땅 사라졌네요? 에너지를 받지 못하게 된 지구는 다시 급속도로 황폐해지고, 달로부터의 에너지 전송 계획은 폐기됩니다. (아니 왜? 가서 고치면 되지;;) 


 그로부터 5년 후. 달 개발에 참여했던 사람들 중 소수의 집념어린 계획으로 도대체 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파악한다는 목적으로 요원 한 명이 로켓을 타고 달로 향하게 되는데...



 - 소규모 제작사가 만든 소규모의 게임입니다. 근데 또 '인디'라는 이름을 붙여주기도 애매한 게 제작 인원이 그렇게 적은 게임도 아니에요. 요즘엔 이런 경우가 많더군요. 어쨌든 메이져 제작사가 만들고 메이져 배급사가 배급하는 작품은 아니니 분류상으론 인디 게임이 맞겠지만요.


 게임의 형식은 그냥 익숙합니다. 인디계의 최고 인기(=흔한) 장르인 '걷기 시뮬레이터'요. 걷기, 달리기, 점프, 상호작용. 딱 네 개의 행동만 취하면서 주어진 배경을 돌아다니며 '사건의 진상'을 조금씩 알려주는 문서들을 찾아 읽고 길을 찾고 퍼즐을 풀며 진행하다가 아주 가끔씩 등장하는 액션(이라고 해봐야 달리다가 점프하고 타이밍 맞춰 지시대로 버튼 눌러 주는 정도가 전부입니다) 구간을 통과하다 보면 나름 정성들여 쓴 이야기가 진행되는 식이죠.


 퍼즐은... 한 두 번 빡치게 만드는 난해한 구간이 있긴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경우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해도 술술 풀리도록 쉽게 짜여져 있구요.

 가끔씩 등장하는 액션 구간도 막 한 번에 그냥 다 통과해버릴 정도로 아주 쉽지는 않으면서 특별히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적당하게 되어 있어요. 그러면서 그냥 걷고, 물건 구경하고 하느라 질릴 때마다 나름의 분위기 전환 포인트는 되어 주고요.


 전체적으로 상당히 양호한 완성도의 걷기 시뮬레이터 되겠습니다.



 - 그리고 이 게임의 차별점이라면, 제목에 적어 놓은 대로 나름 'SF 분위기'를 풍기는 스토리와 비주얼입니다.

 하드 SF 수준의 설정이나 이야기가 등장하는 건 아니지만, 적당히 우주 과학 다큐멘터리의 분위기를 모사하고 있는데 그게 나름 그럴싸해요.

 특히 중간중간 우주 공간이나 달표면으로 나갔을 때의 비주얼과 사운드가 꽤 괜찮습니다. PC판의 경우엔 하드웨어 레이트레이싱까지 지원한다고 하는데 전 엑박으로 해서 애초에 레이트레이싱 되는 최신 그래픽카드가 없지만 그런 건 체험 못 했구요. 하지만 그럼에도 상당히 훌륭한, 수준급의 비주얼을 보여줍니다. 미술 디자인도 적당히 현실 감각 유지하는 수준으로 잘 되어 있구요. 비록 프레임이 자주 덜덜거리긴 해도(...) 나름 의외의 눈호강 게임입니다.



 - 하지만 뭐 당연히 단점도 많아요.

 일단 스토리는 정말 특별할 게 없구요. 특별히 나쁘다고 말하긴 그렇지만 따로 칭찬할만한 수준은 아닌, 임팩트 없는 좀 흔한 스토리 정도.

 또 걷기 시뮬레이터가 대부분 그렇듯이 플레이어가 직접 조작함으로써 느끼는 즐거움은 적은 편이라 취향에 따라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

 (다행히도 플레이타임은 짧습니다. 5시간 정도? 이 장르 많이 해보신 분들이면 알겠지만 걷기 시뮬레이터는 플레이타임이 길면 나빠요. ㅋㅋ)

 그리고 위에도 적었듯이, 인디 개발사치고 비주얼은 되게 좋은 대신 최적화가 꽝이라서 프레임이 덜덜덜. ㅋㅋ 특히 상하좌우 구분이 없어지는 우주 유영 구간에서 프레임까지 떨리면 상당히 짜증이 나더군요.

 마지막으로 참으로 특별할 거 없는 그 스토리가... 전달이 좀 잘 안 되는 느낌이 있습니다. 조각조각 문서들로 힌트 얻고 진행 중 발견하는 영상들로 짜맞추는 식으로 '진상을 파헤치는' 식의 게임들이 종종 이러는데, 이 게임도 그걸 남들보다 특별히 잘 해내진 않았네요.



 - 한 마디로 '걷기 시뮬레이터' 좋아하시고, 내셔널 지오그래피 풍의 과학 다큐멘터리 '분위기' 좋아하는 분이라면 큰 기대 없이 가볍게 한 번 해 볼만한 게임입니다. 가격이 2만 6천원 정도로 이 장르 게임 치곤 비싼 편이라는 게 문제인데... 뭐 세일로 만원 이하로 내려간다면 그 돈 값은 할 거에요.

 물론 저의 경우엔 게임패스로 했으니까 돈이 추가로 안 들었구요. 그래서 아무래도 좀 호의적으로 평하게 된다는 건 감안해서 받아들이시길. ㅋㅋㅋ



2.



 - 캡콤의 '파이널 파이트'는 당시 게임판에 저엉말로 큰 영향을 남긴 게임이었죠. 그게 최초의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은 아니었습니다만. 이후에 나온 벨트 스크롤 액션들은 수년간 모두 '파이널 파이트'의 짭이라 불러도 억울해하지 못할 수준이었으니까요. 뭐 지금은 이 장르가 쇠퇴해서 인디 게임으로나 가끔씩 나오는 형편이고, 그 수많은 '짭'들 중 나름 수작으로 분류되었던 이 시리즈 역시 그렇습니다. 무슨 프랑스의 소규모 제작사가 라이센스로 만든 게임이래요.



 - 추억팔이에는 두 종류가 있죠. 나름 성실하게 시대 감각에 맞춰 업그레이드하는 부류가 있고, 그냥 옛날 감각 최대한 그대로 살려서 문자 그대로 '추억'을 파는데 집중하는 부류가 있구요.

 이 게임을 굳이 둘 중 한 그룹에 집어 넣자면 후자에 가깝습니다. 그림 한 장과 자막 두어줄로 스토리 전개를 땜빵하는 90년대 갬성. 심지어 담겨 있는 스토리가 유치뽕짝 이해 불가 수준인 것까지 그대로 완벽 재현이구요. ㅋㅋ 게임 시스템도, 조작도 다 그 시절 그대로에요. 업그레이드된 건 그래픽 정도인데 그것도 게임 하다 보면 일부러 옛날 스타일을 그대로 살린 게 종종 눈에 띕니다. 심지어 게임 중 점수를 얻어서 언락할 수 있는 추가 캐릭터들이 죄다 그 시절 버전 캐릭터들인데, 기술과 성능도 그대로에 그래픽도 그 때 그 도트 그대로더군요. ㅋㅋㅋ



 - 암튼 뭐 길게 설명할 게 없는 게임입니다. 벨트 스크롤 좋아하시고 '베어너클' 시리즈에 추억이 있으신 분이라면 한 번 해볼만 합니다. 게임 시스템이 좀 불합리한 부분들이 있어서 거슬리긴 해도 아무 생각 없이 쥐어 패면서 길 가면 되는 거지 뭐... 라는 맘으로 가볍게 플레이해볼만 해요. 다만 장르 특성상 혼자 하면 재미가 반감되니 오프라인에서 나란히 앉아 즐길 사람이 있는 분에게 추천합니다.

 저는 혼자 했지만... 역시 게임패스로 해서요. 사실 게임패스 아니었음 이런 코옵 필수 게임을 따로 돈 주고 사진 않았을 겁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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