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holeintheground03.jpg?w=640


[The Hole in the Ground]

 [The Hole in the Ground]는 시작부터 음산한 분위기로 가득합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사라는 그녀의 어린 외아들 크리스와 함께 비교적 외딴 곳에 있는 집에서 새 출발을 하려고 하는데, 어느 날 밤에 일어난 이상한 일 이후로 그녀의 아들이 낯설게 느껴지기 시작하니 그녀는 서서히 불안해져만 가지요. 짧은 상영 시간 동안 영화는 분위기를 꽤 잘 유지하는 편이지만, 정작 이야기와 캐릭터를 평탄하게 굴려만 가니 별다른 재미가 없고, 그러니 전반적으로 밋밋한 인상만 남깁니다. 아주 형편없지는 않지만, 딱히 추천할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 



climax01.jpg


[클라이맥스]

 가스파 노에의 신작 [클라이맥스]를 보기 전에 상당한 염려가 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많은 분들도 알다시피, 그의 전작들인 [돌이킬 수 없는]과 [엔터 더 보이드]를 보는 건 그리 유쾌한 경험이 아니었거든요. 다행히도, [클라이맥스]는 이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더 편히 볼 수 있었는데, 음악과 춤이 넘쳐나는 전반부를 보는 동안 흥이 절로 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단지 후반부에 가서 영화가 주인공들과 함께 어두컴컴한 광기와 혼란의 도가니 속으로 굴러 떨어지면서 온갖 기분 나쁜 순간들을 던져대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 본 영화를 보는 건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경험이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관람 전에 어느 정도 각오는 하셔야겠지만요.  (***)




aresistance04.jpg?w=640


[항거: 유관순 이야기]

 [항거: 유관순 이야기]에 관해 처음에 들었을 때 전 그다지 기대가 많이 가지 않았습니다. 일단 감독 조민호의 전작이 2009년 최악의 영화들 중 하나였던 [십억]이었고 (제 리뷰 제목: “문제는 내 육천 원이야, 멍청아!”), 제목만 봐도 뻔한 삼일절용 영화 같았거든요. 다행히도, 영화는 생각보다 괜찮은 편이었는데, 이야기를 우직하면서도 절제력 있게 굴려가면서 유관순과 그녀를 둘러싼 다른 여성 캐릭터들을 진솔하게 그려가는 게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간간히 좀 투박하긴 하지만 여전히 좋은 영화인 가운데, 고아성, 김새벽, 김예은, 정하담 등의 쟁쟁한 여배우들이 이를 든든히 지탱하고 있으니 괜히 툴툴거릴 필요는 없겠지요. (***)



theboywhoharnessedthewind05.jpg?w=640


[바람을 길들인 풍차소년]

 넷플릭스 영화 [바람을 길들인 풍차소년]은 국내에서도 번역 출판된 동명의 논픽션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말라위의 한 작은 농촌 마을에 사는 소년인 윌리엄 캄쾀바가 어떻게 한 영리한 아이디어를 통해 자신의 가족과 마을에 크나큰 도움을 주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로서 영화는 감동 실화 바탕 영화 공식을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감독 및 각색과 조연을 맡은 치웨텔 에지오포는 이야기와 캐릭터를 성실하게 다루면서 여러 작은 좋은 순간들을 제공하고, 주연인 맥스웰 심바를 비롯한 출연배우들의 꾸밈없는 연기도 좋습니다. 전형적이지만 재미와 감동이 적절히 곁들여진 좋은 기성품입니다. (***)




thefrontrunner01.jpg


 [프론트 러너]

 국내에선 DVD/블루레이로 직행한 제이슨 라이트먼의 신작 [프론트 러너]는 1988년 미국 민주당 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콜로라도 주 상원의원 개리 하트에 관한 영화입니다. 경선 출마 선언하기 직전에도 상당한 지지와 인기를 얻었던 그가 어떻게 한 섹스 스캔들로 순식간에 추락했었는지를 영화는 여러 시점들을 통해 보여주려고 하는데, 그 결과물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여러 시점들 사이를 계속 오가는 동안 이야기는 구심력을 잃어가면서 산만해져만 가는 가운데, 휴 잭맨 등의 좋은 출연 배우들은 이 와중에서 그저 각자 역할들만 채울 따름이거든요. 참고로 라이트먼은 작년에 본 영화와 [툴리]를 내놓았는데, 전자보다 훨씬 나은 후자를 대신 볼 것을 권유해드리겠습니다. (**) 




captainmarvel02.jpg?w=640


[캡틴 마블]

  모 블로거 평

 “Although it is one or two steps below what was achieved by “Wonder Woman” (2017) or “Black Panther” (2018), “Captain Marvel” is fairly entertaining despite several weak aspects including its predictable third act, and it certainly brings some diversity to its genre territory as required. In short, this is one of better MCU films, and I sincerely hope that its heroine will go further than whatever she will do in the upcoming Avengers movie.” (***)





voxlux03.jpg


[Vox Lux]

 [Vox Lux]의 전반부는 한 끔찍한 교내 총격 사건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 사건의 생존자들 중 한 명인 셀레스테는 추모회에서 언니와 함께 만든 노래를 부르게 되었는데, 그 노래가 전국에 널리 알려지게 되면서 그녀는 인기 스타 가수의 길을 걷게 되지요. 후반부는 16년 후 또 다른 총격 사건 때문에 논란에 휩싸였지만 여전히 콘서트를 하려는 셀레스테의 불안한 심적 상태에 집중하는데, 전반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얄팍한 편이지만 결말에 가서 휘황찬란한 순간을 제공하니 그리 지루하지 않은 편입니다. 성인 시절 셀레스테를 맡은 나탈리 포트먼이 [블랙 스완] 못지않게 열연하는 게 당연히 가장 눈에 띠지만, 그 반대편에서 십대 시절 셀레스테와 셀레스테의 십대 딸을 능숙하게 연기한 래피 캐시디도 인상적이지요. [투모로우랜드]에서 본 게 엊그제 같은데, 그 동안 정말 많이 자랐더군요. (**1/2)  

 




isntitromantic01.jpg?w=640


[어쩌다 로맨스]

 미국에서 극장 개봉된 지 얼마 후 미국 밖에서 넷플릭스에 올라온 [어쩌다 로맨스]는 시작부터 로맨틱 코미디 영화들 공식과 클리셰들을 놀려먹으려고 작정합니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들이 얼마나 진부한지에 대해 주인공이 일장 설교를 늘어놓은 것도 그런데, 나중에 주인공이 로맨틱 코미디 영화 세계에 어쩌다가 굴러 떨어지게 되면서 영화는 여러 자잘한 웃음들을 계속 자아내지요. 유감스럽게도 이야기가 후반부에 가서 결국 여느 다른 로맨틱 코미디 영화들처럼 뻔해지면서 김이 빠지긴 하지만, 주연 배우 레벨 윌슨 등 몇몇 장점들 때문에 시간 때우기 용으로는 그리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이보다 더 잘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여전히 남았지만, 어느 정도 낄낄거리면서 그럭저럭 잘 봤습니다.  (**1/2)     



keepers01.jpg


[Keepers]

 미국에서는 [The Vanishing]으로 제목을 바꾸어 개봉된 [Keepers]는 1900년 스코틀랜드에서 실제로 일어난 한 의문의 실종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그 동네 한 외딴 등대섬에서 세 등대지기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는데, 영화는 이를 갖고 가상의 이야기를 하려고 하지요. 그 결과물을 보다 보면 [쉘로우 그레이브]나 [심플 플랜] 등의 비슷한 부류의 영화들이 자동적으로 연상되지 않을 수 없는데, 정작 결과물은 이야기나 캐릭터 면에서 많이 허술한 편이고 그래서 가면 갈수록 전 지루해졌습니다. 보고 나서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다시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차라리 그걸 대신 추천해드리겠습니다. (**)   




the1517toparis03.jpg


[15시 17분 파리행 열차]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라스트 미션]을 보기 전에 같은 해에 나온 [15시 17분 파리행 열차]를 봤는데, 영화는 듣던 대로 그리 좋은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영화의 중심 소재인 2015년 프랑스 열차 테러 사건이야 극적인 일이긴 했지만, 영화는 이야기와 캐릭터 면에서 아주 밋밋하기 그지없거든요. 본인 자신들을 직접 연기한 주연배우들의 발연기를 봐줄 수 있다고 해도, 결과물은 여전히 많이 심심하기 그지없고, 그러니 상대적으로 더 나은 [라스트 미션]을 보는 게 나을 것입니다.  (**) 




triplefrontier01.jpg?w=640


[트리플 프론티어]

 [마진 콜: 24시간, 조작된 진실]과 [올 이즈 로스트]의 감독 J.C. 챈더의 신작인 넷플릭스 영화 [트리플 프론티어]는 전형적인 액션 스릴러 영화입니다. 전반부가 어떻게 다섯 명의 주인공들이 남미의 어느 마약갱단 두목의 집을 털기로 작정했는지를 보여준다면, 후반부는 당연히 작전 성공 후 어떻게 일이 꼬여가게 되는지를 보여주지요. 여러 좋은 액션 장면들에도 불구 영화는 이야기나 캐릭터 면에서 여러모로 식상한 편이지만, 좋은 출연 배우들 덕분에 시간은 꽤 잘 흘러가는 편이니 킬링 타임용으로 보셔도 무방하실 겁니다. (**1/2)




themule01.jpg?w=640


[라스트 미션]

 [라스트 미션]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전작 [15시 17분 파리행 열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나은 작품이었지만, 2% 부족한 감이 들었습니다. 한 흥미로운 실화에 영감을 받은 영화로서 꽤 재미있긴 했지만, 이야기 전개가 너무 좀 느릿한 가운데 결말은 김빠진 인상만 남겼거든요. 물론, 본 작품이 이스트우드가 여전히 존재감 있는 스타배우라는 걸 잘 보여주는 영화인 점은 부인할 수 없긴 합니다. (**1/2)




prospect01.jpg?w=640


[프로스펙트]

 지크 얼과 크리스 콜드웰의 장편 영화 데뷔작인 SF 영화 [프로스펙트]를 보다 보면 향수가 돋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영화 시작부터 복고풍 SF 영화 분위기가 푹푹 나는 가운데 이야기 자체는 전형적인 서부극 생존담이거든요. 이 두 다른 장르들의 혼합 결과에서 딱히 새로운 게 나오는 건 아닌 가운데, 저예산 영화 티가 간간히 나긴 하지만, 영화는 여전히 분위기와 스타일 면에서 나름대로의 인상을 어느 정도 남기는 편입니다. 소박하지만 할 만큼 한 가운데 꽤 좋은 인상을 남기는 소품입니다. (***)

  



idreaminanotherlanguage01.jpg?w=640


[나는 다른 언어로 꿈을 꾼다] 

 지난 주 토요일 밤에 본 멕시코 영화 [나는 다른 언어로 꿈을 꾼다]는 생각보다 즐길 게 많았습니다. 일단 생생한 지역 분위기와 가상의 토속 언어로 흥미를 유도하는 가운데, 나중에 가서는 영화 속 두 늙은 주인공들을 통해 상당히 찡한 멜로드라마를 제공하거든요. 한마디로, 극장에서 경험할 가치가 충분한 좋은 아트하우스 영화였습니다. (***)




kursk01.jpg?w=640


[쿠르스크]

 올해 초에 국내 개봉한 [쿠르스크]는 2000년에 일어난 러시아 핵잠수함 사고를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실화에 대해 미리 어느 정도 알고 보았기 때문에 전 영화를 비교적 덤덤하게 지켜보았는데, 그 때문인지 평탄한 이야기 구성과 캐릭터 묘사가 더 눈에 띠었습니다. 전반적으로 그리 나쁘지 않지만, 감독 토마스 빈터베르그의 전작들에 비하면 개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이고, 그러니 그의 최근 전작들인 [더 헌트]나 [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를 대신 권해드립니다. (**1/2)




intheaisles01.jpg?w=640


[인 더 아일]

 작년 말에 국내 개봉한 독일 영화 [인 더 아일]은 건조한 유머 감각이 돋보이는 작은 드라마 영화입니다. 어느 한 대형 마트에 취직한 평범하고 내성적인 주인공의 시점을 통해 그려내는 여러 소소한 순간들을 통해 영화는 덤덤하면서도 능란하게 유머와 드라마 사이를 오가고, 이를 보다 보면 로이 안데르손과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코미디 영화들이 절로 연상되곤 하지요. 처음엔 좀 느릿하고 건조하지만, 의외로 즐길 순간들이 많은 수작이니 기회 있으면 한 번 챙겨 보시길 바랍니다.  (***1/2)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480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362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1710
125041 [스크린 채널]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 (9시 8분에 시작했어요.) [1] underground 2023.12.21 186
125040 [핵뻘글] 아무 영양가 없는 근황 글입니다 [16] 로이배티 2023.12.20 729
125039 미국 콜로라도 법원, 도널드 트럼프 내란선동으로 경선 출마 금지 판결 [1] 상수 2023.12.20 348
125038 프레임드 #649 [6] Lunagazer 2023.12.20 80
125037 (회사바낭) 오랫만입니다. [5] 가라 2023.12.20 336
125036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을 보고(스포있음, 히어로 영화라기 보다는 해양판타지에 가까운 속편, 그리고 약간 불쾌한 스포) [2] 상수 2023.12.20 319
125035 키호이콴의 액션 [1] 돌도끼 2023.12.20 247
125034 인디아나폴리스 500 음악 [1] 돌도끼 2023.12.20 87
125033 어제 서점에서 산 것들 상수 2023.12.20 236
125032 [도둑맞은 키스] 보고 왔습니다 [2] Sonny 2023.12.20 213
125031 듀게 오픈채팅방 멤버 모집 물휴지 2023.12.20 87
125030 신이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 리들리 스콧과 약간의 <나폴레옹> 이야기 [2] 스누피커피 2023.12.20 352
125029 '세인트 모드' 감독 신작 [4] LadyBird 2023.12.20 266
125028 에피소드 #68 [2] Lunagazer 2023.12.19 69
125027 프레임드 #648 Lunagazer 2023.12.19 80
125026 서경식 작가가 돌아가셨네요. [6] thoma 2023.12.19 551
125025 [괴물] 감상 [2] 영화처럼 2023.12.19 350
125024 미래의 범죄들 Sonny 2023.12.19 247
125023 잡담 - 리젠을 생각하다, 연말 새해맞이 추천 노래들(캐럴 포함), 40까지 못쏠인 남자 상수 2023.12.19 158
125022 배우 조나단 메이저스 유죄판결, 마블 스튜디오의 해고와 어벤져스 5 부제 캉 다이너스티 삭제 [4] 상수 2023.12.19 45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