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는 소개팅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가 작년 연말부터 간간히 소개팅이 들어오곤 합니다. 소개팅을 할 때 가장 고민했던 것이 장소 선정이었는데 메뉴의 맛이 훌륭하면서도 비싸지 않고 그러면서 시끄럽지 않은 레스토랑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보통은 예전에 한 번 다녀온 레스토랑 위주로 소개팅 장소를 정하곤 하지만 혼자나 친구와 다녀올 때와 소개팅으로 식사를 하는 것은 또 다른 케이스라는 것을 깨닫게 되기도 하네요. 일단 소개팅 하기 전에 상대방의 동선과 주의해야 할 식단을 먼저 물어보고 장소를 정하는데 일시는 가능한 한 일요일과 식당 오픈 시간으로 정하는 것이 좀 더 여유있게 만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1. 압구정 : 트라토리아 몰토

 

 뭐 2008년 즈음인가 부터 맛집 블로그에서 알려진 만큼 알려진 레스토랑입니다. 트라토리아라는 명칭에 맞게 작고 소박한 느낌이 드는 외관이지만 내부 인테리어는 정결하고 테이블 수가 그렇게 많지 않으므로 소음 때문에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는 경우는 없는 레스토랑입니다. 한 때 마약 스테이크라고 불리웠던 전남 옥과산 안심 스테이크와 계란으로 만든 전통 까르보나라가 특히 유명하죠. 메뉴는 많지 않지만 그만큼 메뉴 하나하나의 퀄리티가 높은 곳입니다. 예전에는 정말 사전 예약을 빨리 해야만 했지만 최근에는 예전만큼의 인기는 아니라서 예약이 어렵지 않습니다.

 

 

장점 : - 누구에게나 부담스럽지 않은 깔끔하면서도 빼어난 맛.

           - 단아하고 정결한 인테리어

           - 너무 조용하지도 시끄럽지도 않은 레스토랑 분위기

           - 압구정과 가로수길 사이에 있어 1차 이후에 2차로 갈 수 있는 장소 선택의 다양성

 

단점 : - 런치셋트는 가성비가 괜찮으나 디너는 저렴하지 않고 전반적으로 소개팅으로 다녀오기 부담스러운 가격.

           - 코스 요리 위주로 된 메뉴의 비 다양성

           - 역사에서 떨어진 골목에 위치해 있어서 길에 익숙치 않은 분이 찾아오기가 쉽지 않다는 점.

           - 가끔 런치에서 안심스테이크가 제외되는 경우가 있음.

 

비용 : 7 ~ 10만원

 

 

2. 강남 : 나무와

 

 요즘에는 종종 1층 카페와 2층 레스토랑으로 구성된 카페 겸 레스토랑이 종종 보이는데 나무와도 그 중에 하나입니다. 사실 강남은 그 엄청난 유동인구 때문에 소개팅하기에 적합한 장소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강남 CGV 뒷편 골목은 그나마 일요일에 한가한 편이기도 하고 2차로 갈만한 카페가 종종 보이므로 동선을 선택하기에 나쁜 편은 아닙니다. 나무와는 이름대로 목재를 중심으로 한 인테리어와 독특하게 중앙에 커다란 나무를 비치해 놓아 전형적인 강남스타일의 화려함 보다는 좀 더 모던하면서도 푸근한 이미지를 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강남 스타일과 홍대 스타일의 그 중간 어디쯤 있는 분위기라고 해야 할까요.

 

장점 : - 세련되었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인테리어

           - 카페 골목 사이에 위치해 있어서 2차 카페 선택의 용이함

           - 메뉴가 다양하여 예산에 맞는 코스 구성이 가능

 

단점 : - 테이블 간격이 좁아서 옆자리의 말소리가 쉽게 들린다는 점. ( 옆자리도 소개팅하는 구나!)

           - 중앙의 커다란 나무는 소개팅으로 적합한 자리에서 잘 보이지 않음.

           - 딱히 빼어난 맛의 메뉴가 없음.

           - CGV 뒷편 골목길에 위치해 있으므로 역사에서 좀 많이 걸어야 함.

 

비용 : 4~ 10만원

 

 

3. 명동 : 몽앤몽

 

 남산 예술센터 안에 위치한 레스토랑 몽앤몽은 네이버 검색결과에서 강남의 미즈컨테이너 강동의 성수족발과 더불어 2011년 최고의 핫플레이스로 자주 언급이 되는 바람에 기대를 가지고 있었던 레스토랑입니다. 남산 근처에 갈만한 일이 올해는 없어서 기회를 놓치고 있다가 초여름에 다녀왔는데 다녀온 뒤의 소감은 3대 핫플레이스라고 하기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레스토랑이네요.

 

장점 : - 클래시컬한 음악이 흐르는 화려하지 않지만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 봉골레 파스타는 소문만큼은 아니더라도 훌륭한 편.

           - 테이블 간격이 좁지 않고 2인용 테이블도 넓은 편.

           - 예술극장과 남산 오르는 길과 연계.

 

단점 : - 안심 스테이크가 없어서 돼지 안심을 시켰으나 퀄리티가 좋지 않음

           - 남산 오르는 길에 있어서 여름이나 겨울에 가기 어려움

           - 런치는 가성비가 나쁘지 않으나 디너는 맛에 비해 조금 비싼 편.

           - 조용한 레스토랑이므로 이야기가 단절 되었을 경우 금방 서먹해진다는 점.

           - 소개팅 코스라기 보다 데이트 코스나 친구들과의 만남 코스로 더 적합한 레스토랑

 

 비용 : 7~ 9만원

 

 

4. 가로수길 : 샤이바나

 

 소개팅 장소로 항상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고르는 것은 좀 지겨운 일이므로 다른 나라의 메뉴도 고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 그러면서 무난한 메뉴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샤이바나는 미국 가정식 레스토랑인데 본점은 서래마을에 있고 최근에 체인점화 되었는지 강남과 광화문에도 본 것 같네요. 본점은 다소 레스토랑이 작고 번잡한 부위기라 조금 장소가 넓다는 가로수길에 위치한 샤이바나를 선택했는데 다소 캐주얼한 분위기의 카페테리아와 트라토리아 사이의 느낌을 주는 레스토랑입니다.

 

장점 : - 두툼한 미트로브와 소프트 쉘 크랩은 독특하면서도 웬만한 사람에게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메뉴.

           - 샌드위치에서부터 미트로브까지 가격대가 높지 않으면서 메뉴는 다양한 편.

           - 오픈된 매장 분위기가 서먹서먹한 느낌을 많이 희석

           - 가로수길의 골목 안쪽에 위치하여 카페와의 연계가 나쁘지 않음.

 

단점 :  - 메뉴가 전반적으로 헤비하므로 느끼한 것을 드시지 못하는 분들에게 메뉴 선택의 제약권이 있음.

           - 힙합 음악이 들려오는 시끄러우면서 캐주얼한 레스토랑 분위기

           - 가로수길 골목길 안쪽에 위치하므로 초행길에 레스토랑 찾기가 어려움.

           - 음식들에 소스가 듬뿍 첨가되므로 깔끔한 식사의 어려움.

 

비용 : 4 ~ 6만원

 

 

5. 홍대-상수 : 달고나

 

 달고나는 상수역에 위치한 가정식 이탈리안 식당으로 파스타로 꽤 유명한 상수역의 맛집 리스트의 레퍼런스 중 하나입니다. 2층에 춘삼월이라는 한정식당이 위치해 있는데 주인이 같다고 하네요. 상수역 4번 출구 근처에 위치해 있는 이 작은 식당은 가성비의 종결자라고 말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부가세가 계산서에 따로 표기되지 않고 비싼 메뉴가 없으므로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다녀올만한 식당입니다. 한 번 운좋게 손님 없는 시간에 혼자 파스타를 먹고 와서 맛을 기억한 후에 소개팅으로 다녀왔는데 까르또쵸라는 숭어찜 요리가 깔삼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제 취향이었기에 소개팅이라는 것을 잊고 꽤 감명 깊게 먹었네요.

 

장점 : - 파스타와 요리 모두 맛이 빼어나면서도 비싸지 않음

           - 하우스 와인 및 상그리아 등 나쁘지 않은 음료 메뉴

           - 상수역 4번 출구 근처에 위치한 접근성

           - 카페 느낌의 소박한 인테리어지만 시끄럽지 않은 분위기

 

단점 : - 코스 요리는 없으므로 에피타이저와 디저트 성향의 메뉴가 없어 식전 대화의 어려움

           - 길가에 위치해 있는 식당인데다 평소에 가게문을 자주 오픈하므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자주 봄

           - 파스타와 요리 2종류만 선택 가능한 단촐한 메뉴

           - 토요일에는 웨이팅하는 사람들이 많으므로 오래 앉아 있을 수가 없음.

           - 모종의 이유로 듀나게시판의 사람들이 자주 출몰하는 거리이므로

             듀나 오프에 자주 나온 분이라면 아는 분을 만나게 되는 민망함 -0-

 

비용 : 3 ~ 5만원

 

 

 추석 연휴에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혼자 가도 코스 요리를 준비해 준다는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몇 개 발견했고 마감일이 임박한 스테이크 쿠폰이 꽤 남아 있기에 당분간은 소개팅을 안해도 될 것 같긴 한데 만약 소개팅을 하게 된다면 뭔가 새로운 메뉴에 도전해 보고 싶기도 하네요. 델리지오제나 아따블로 가고 싶은데 여긴 첫 만남으로 선택하기에는 가격 부담이 있어서 더치 페이로 맛집 좋아하시는 분을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다른 분들은 소개팅으로 어떤 장소를 선택하는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저렴하고 조용하고 맛난 식당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다른 분들은 최근에 만족스럽게 다녀온 식당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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