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희극지왕. 주성치 사랑해요

2019.10.26 17:11

보들이 조회 수:1291

hr5DNFU.jpg?1




<희극지왕>이 나온 지 벌써 20년이 되었군요. .. 세상의 많은 영화 중에서도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네요. 신 희극지왕이 나왔다는 걸 알았을 때, 무엇보다도 주성치가 자신의 그 수많은 작품 중에서도 <희극지왕>을 특별히 마음에 간직하고 있었다는 점이 무척 기뻤습니다. 긴 영욕의 세월을 거쳐 이제 흰머리가 성성한 그가 돌아보고 싶었던 건 초심이었을까요. 자신이 데뷔시킨 장백지와도 더빙 때문에 오랜만에 만났던데, 그 청초했던 장백지도 20년 세월이 지나는 동안 그야말로 산전수전 공중전을 다 겪은 세 아이의 엄마가 되어있는 터, 서로 감회가 어땠을지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희극지왕은 우선 주인공이 여자라는 설정과, 특유의 이쁜 여배우라도 가차 없이(?) 막 다루는 점이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ㅋㅋ 그리고 현실은 10년 째 엑스트라이지만 순수하고 신념 있고 열등감이 없는 긍정적인 성격인 점이 좋았어요. 초반에 <백설공주: 차이나타운의 피바다>라는 영화를 찍고 있는 장면은 주성치표 코미디를 즐기는 부분입니다. 유치하고 키치하고 풍자적이며, 짧게 치고 빠지는 타이밍 감각까지, 오랜만에 키득거리며 웃었습니다.ㅋㅋ 그리고 원작의 명장면을 패러디 하는 장면에서는, 익숙한 그 음악이 나오는 순간부터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원작은 비극이지만 희극적으로 끝났던 것 같은데, 신편은 희극이지만 비극의 향이 진하게 풍기는 채로 끝나는 느낌이었습니다. 인터뷰를 보니 주성치는 원작에서 주인공이 바다를 향해 외쳤던 분투, 노력이라는 네 글자가 마음에서 지워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희망이 없는 데도 희망을 가져야 했던 엑스트라 시절의 기억, “, 앞이 캄캄해,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아.” “아니야. 날이 밝아오면 아름다울 거야.” 희극은 가 서로 어우러져야 한다고, 가장 비참했던 기억으로 가장 웃긴 영화를 찍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광대의 눈물을 이해하는 진정한 코미디의 왕인 것 같습니다. 희비가 공존하는 상황을 극적으로 찍어내는 데 탁월한 봉준호 감독에게서도, 가끔 주성치스러운 향기를 희미하게 느끼곤 합니다. 


마지막 부가영상에서 주성치 감독이 나오는 걸 보고 너무 반가워 소리지를 뻔.ㅋㅋ 흰머리는 났어도 꽤 예전 모습 그대로의 느낌이었습니다.    





    

ecCwNnI.png?2 


0C0RFLn.png?1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390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233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0733
124768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플루토' 를 봤습니다. [3] soboo 2023.11.18 427
124767 한일전 신승' 이바타 감독 "한국 투수진 어려웠다…포수 도루저지 인상적"/19:00 대만전 [14] daviddain 2023.11.18 123
124766 [넷플릭스바낭] 사랑스런 두 궁상의 뿌듯한 성장담, '지옥만세' 잡담입니다 [7] 로이배티 2023.11.17 408
124765 아버님이 병원 가셨다가 귀가가 늦어지신 이유(정부의 전신마비... 가 아닌 전산마비) [4] 상수 2023.11.17 345
124764 한일전 라인업/이강인 LG 팬 daviddain 2023.11.17 96
124763 프레임드 #616 [4] Lunagazer 2023.11.17 70
124762 한국영상자료원 2023 사사로운 영화리스트 [2] 상수 2023.11.17 322
124761 불완전한 레시피의 매력 [14] Sonny 2023.11.17 386
124760 SSG 새 감독 이숭용/이종범 LG 떠날 것/11:55 호주 대만/19:00 한일전 abpc [4] daviddain 2023.11.17 145
124759 [왓챠바낭] 웨스 크레이븐의 로맨틱 다크 히어로물, '스웸프맨' 잡담입니다 [8] 로이배티 2023.11.16 302
124758 프레임드 #615 [4] Lunagazer 2023.11.16 100
124757 플라워 킬링 문 리뷰 둘 daviddain 2023.11.16 245
124756 윙코맨더 음악 [2] 돌도끼 2023.11.16 117
124755 문동주 맞아 가네요/19:00 대만 일본 티빙 중계/하이라이트 [25] daviddain 2023.11.16 290
124754 여미새에 대해 [6] catgotmy 2023.11.16 312
124753 더 킬러 보며 생각난 뮤비 daviddain 2023.11.16 195
124752 가레스 베일이 벨링엄에게 마드리드 식 게임을 하라고 daviddain 2023.11.16 76
124751 [핵바낭] 수능 전날 & 기타 등등 일상 잡담 [14] 로이배티 2023.11.15 398
124750 방금 끝난 대종상 시상식 결과 [1] 상수 2023.11.15 452
124749 에피소드 #63 [5] Lunagazer 2023.11.15 7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