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소설들

2010.10.28 00:51

august 조회 수:3750

책 잡담입니다.


- 작은 아씨들

작은 아씨들은 정말 외울 정도로 많이 읽었는데... 못 외웠습니다.ㅎㅎ 이 책도 속편이 있죠. 옛날옛적에 중원이라는 출판사에게 3권까지 냈는데, 4권은 책날개에 광고만 하고 결국 안 나오더군요.OTL 작은 아씨들 속편 정도는 다시 또 나올만 한데, 모르겠네요. 어디 준비하는 데가 있는지.

작은 아씨들 외에는 전원 세레나데나 로즈 시리즈 같은 책들을 옛날 지경사 소녀문고로 읽었는데, 전원 세레나데는 집에 있어서 종종 보는데 로즈 시리즈는 무슨 내용이었는지 전혀 기억이 안 납니다. 작은 아씨들도 전원 세레나데도, 지금 읽으면 '착한 기독교인'의 명제때문에 나름 기독교도;;인 저도 손발이 좀 오글거릴 때가 있지만요. 

작은 아씨들에 얘기가 많이 나와서 번연의 천로역정도 읽었는데 재미있었어요. 지금은 기억이 안 나지만;;


- 빨강머리 앤

솔직히 어렸을 때는 빨강머리 앤을 그다지 안 좋아했어요. 앤이 드센 성격이라고 생각해서 좀 무서웠거든요ㅎㅎㅎ 또 다이아나가 너무 앤만 졸졸 따라다니는 것 같아서, 어린 마음에도 이런 애가 친구라면 피곤하겠지, 하고 생각했습니다.=ㅂ=;;; 쬐금 나이가 들어서 다시 읽어봤을 때 앤의 매력이 더 돋보였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앤의 이미지가 약간 말괄량이 기질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숙녀가 되려고 하는 이미지가 되어서, 영화에 나오는 앤은 그다지 어울리는 것 같지 않더라구요.

앤도 속편이 있죠. 열권이나ㅎㅎ 옛날 옛적에 민서출판사에서 나온 책을 친구에게 빌려 읽고 엄청 갖고 싶었는데, 그 책은 절판이 되고 얼마 전에 동서문화사에서 나온 책으로 구했습니다. 동서문화사의 책은 열권짜리인데, 8권까지가 기존의 열권 분량이고(어떻게 이렇게 된 건지는 모르겠어요;;) 나머지 두 권은 앤의 어린 시절이나 앤의 주변 인물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기타 몽고메리 여사의 작품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지경사 소녀문고에서 읽었던 과수원 이야기도 여기 나오더군요. 과수원 이야기의 주인공 이름이 키르메니여서 무척 이상한 이름이라고 생각했는데, 저 이름은 일어를 한번 거친 이름이었나봐요. 새로 접하게 된 과수원의 그이의 이름은 킬머니=ㅁ=;;;


- 키다리 아저씨

키다리 아저씨도 정말 좋아한 소설이었어요. 주디도 그렇고 주디가 다니는 학교가 어찌나 생기발랄한지ㅎㅎ 정말 기숙사가 있는 여자대학교는 이렇게 재밌을까, 나도 함 가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집 근처의 공대;;; 키다리 아저씨의 속편은 주디의 친구인 샐리가 고아원 원장을 맡으면서 일어나는 얘기들인데, 이 책도 참 생기발랄하고 재밌더군요. 당시에는 후천적인 돌봄보다 유전자를 더 중시하는 분위기였는지, 샐리가 안 좋은 유전자를 타고난 아이들에 대해 걱정하는 부분이 좀 인상적이었습니다. 키다리 아저씨와 마찬가지로 샐리의 연애가 대단원을 맞으면서 마무리됩니다. 스포일러지만, 샐리의 연애의 마무리는 제인 에어를 떠올리게 했어요.

웹스터의 책은 역시나 지경사 소녀 문고에서 요지경 파티라는 역시나 여학생 기숙사 이야기가 또 있는데, 최근에는 말괄량이 패티라는 제목으로 다시 소개되었더군요.


- 말괄량이 쌍동이 

기숙사에 대한 로망을 심어준 또 하나의 책입니다ㅎㅎㅎ 듀게에 기숙사가 있는 여학교 다니신 분들 있나요? 여학교 기숙사는 이렇게 재밌는 데인가요? 궁금하고, 가본 적도 없는데 그립고 그렇습니다. 하긴 제 여고 시절을 돌아보면, 걔네들도 합숙이라도 하며 살았다면 이렇게 놀았을 것 같아요. 지경사 소녀문고에는 쌍동이의 1,2,3학년때의 시절과 6학년때의 이야기만 나와있는데, 원작이 원래 이런 분량인지 모르겠어요. 새로 번역되어 나온 책도 있던데 그 책도 여섯 권만 있는 것 같더라구요.  

에니드 블라이튼의 책은 세인트 클레어 학교 시리즈 외에도 엘리자베스나 다렐르가 나오는 소설을 읽었습니다. 다 기숙사 얘기였던 것 같아요.

얘들이 다니는 학교는 크레아 학교였는데 세인트 클레어가 익숙하다니, 이상하기도 하죠. 지금 읽어보면 '친구 버릇을 고쳐주는' 장면들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도 해요.


- 소녀 레베가

뭔가 빨강머리 앤과 닮은 것 같은 소녀 레베카입니다. 이 책도 서니브룩 농장의 레베카라는 이름으로 무려 두권짜리가 나와 있더군요.


- 플롯시

변신 소녀물입니다ㅋ 열네살 짜리 어린 소녀가 막 성년에 다다른 언니의 모피옷을 몰래 입으면 딱 언니 나이가 된다는 설정인데요. 그래서 아르바이트도 해 보고 공연도 가고 언니의 친구들과도 어울리고, 정말 열네살 소녀의 로망이죠ㅎㅎ


- 쥬리의 영광

편부 슬하에, 미술에 재능이 있고 아버지가 운영하는 멍멍이 농장 일을 거들어드리기도 하며 자라나는 쥬리의 이야기가 있는 이 책이 틀림없이 판본이 두권 이상인 것 같아요. 왜냐면 제가 이 책을 어렸을 때 학교인지 성당인지에서 무척 재밌게 읽었고, 그 다음에 서점에서 다른 판본으로 나온 것을 보고 샀거든요. ...지금 찾아보니 세로쓰기본이 있군요;; 이건 아닌데;; 이 책도 정말 좋아하는 책이에요. 쥬리의 두려움과 두근거림과, 쏘니와 함께 보낸 긴 여름과, 헤어졌다가 멍멍이 전시장에서 다시 만나는 그 장면이랑, 학교 파티에 가는 마지막 장면까지, 굉장히.


- 초원의 집

이 책은 소녀소설이라고 하기엔 좀 안 어울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여자애들이 좋아하는 소설, 이라는 게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제 주위에 초원의 집을 아는 사람들은 다들 읽다보면 배고파지는 책이라고 부른답니다. 하루하루 먹을 양식, 쓸 생활도구와 옷, 그리고 집을 만들어내는 얘기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괜히 내가 풍요로워지는 기분. 이 책도 제가 기억하는 것만 해도 세가지 번역본으로 나왔는데, 지금은 비룡소에서 나온 책이 유일한가 봅니다. 범우문고에 이 책이 들어있었는데, 나중에 보니 빠지고 다른 책이 그 번호에 들어가 있더라구요. 퍼블릭 도메인인 줄 알았는데 아닌걸까요? 근데 참 평화로운 이 책을 읽다보면 그런 생각이 들어요. 로라네 가족은 계속 서부로 이사를 가죠. 그리고 로라네 가족들을 위해 미국은 인디언들을 계속 몰아냈구요. 


재밌게 읽은 소녀 소설들 또 뭐가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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