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할 자격

2010.11.18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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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 결혼 적령기 (20대 후반~30대 중후반) 에 들어서 결혼에 골인한 사람들은 일련의 능력을 패키지로 갖추고 있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이 패키지를 구성하는 남녀공통된 일련의 능력은,


1) 정기적인 소득

2) 안정적인 직장

3) 일정한 저축

4) 이성이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신체적 성격적 특징들 


여기에 좀더 더한다면, 


5) 남자의 경우에는, 함께 가정을 꾸릴 집이 있느냐 (전세든지 자가소유든지) 

6) 그리고 남녀 모두 1번, 2번, 3번, 그리고 5번 (때로는 4번도?) 이 없더라도 부모의 재력이 충분하며 그 재력을 자식의 결혼식과 결혼생활의 지속을 위해 투자할 의사가 있느냐. 


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물론 결혼은 사람의 일인지라 다양한 양상을 하고 있겠지만 보통 대졸 사회초년생이라면 저런 조건을 갖추어야 결혼 적령기가 되었을 때 결혼이라는 인생과업을 이루게 되는 것 같아요. 



과거에는 여자의 경우 1,  2, 3번의 경제적 능력조건을 총족하지 않아도 상대방 남자가 그러한 결핍을 뛰어넘을 정도로 여자에게서 가치를 느낀다면 (여자의 외모가 뛰어다든가, 심하게 사랑한다든가, 현모양처의 자질이 충분하다든가, 사미센을 기가막히게 연주한다든가, 개개인 남자들의 선호에 따라 다르겠죠) 무난히 결혼할 수 있었습니다. 여성의 경제적 능력이 결혼에 있어서 별로 고려가 되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요즘처럼 벌어먹고 살기 팍팍한 시대에 여자도 1, 2, 3번의 경제적 능력이 없다면 일반적으로 대학을 졸업하여 회사원으로 일하며 부모의 지원은 보통 수준인 남자들이 결혼상대로 생각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단지 저의 관찰에 의존한 결과입니다.) 


1, 2, 3번 같은 경제적인 능력이 결혼 가능성을 얼마나 높이는지에 대한 연구는 이미 많이 나와있는데요. 제가 요새 관심이 생긴 것은 이른바 '결혼의 경제적 선행조건' 입니다. 그러니까 저런 조건들이 갖춰져야만 결혼을 염두에 두거나, 결혼을 할 수 있는 자격이 가지고 있다고 사람들이 생각한다는 거죠. 좀더 오래 기간 교육을 받기 때문에 (학생신분으로는 소득도 없고 직업도 없으니까요) 현대사회에서 결혼이 늦춰지는 요인도 크게 차지하지만, 요즘처럼 혼자 벌어서 가족을 꾸리기 힘든 시대에는 남녀 모두 경제적 선행조건을 갖춘 다음에야 결혼을 고려할 수 있어서 점점 결혼이 미뤄지는 게 아닐까 생각해봤어요. 그러니까 경제적 선행조건을 원인, 결혼을 결과로 보는 인과관계를 주장하는 것인데 이 주장을 뒷받침하기에는 현재 제 논리가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껴요. 아, 물론 모든 사람이 그러하다는 건 아니고요. 제 주변의 인식을 바탕으로 생각해본 건데 다른 의견이나 수정해주실 얘기가 있다면 논의 부탁드려요. 



6번 항목에 대해서도 더 할 얘기가 있고, 결혼하기 이전에 육아와 양육에 대한 고려도 들어갈 경우 추가되는 선행조건도 있지 않을까 더 얘기하고 싶은데 우선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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