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칭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 아까 주제의 글이 흥미로와 좀 길게 써봅니다 (페이지가 넘어가서)

 

우선 댓글로 대화가 진행될 수록 선생님이라는 호칭 자체가 상당히 광범위로 쓰이고 있다는게 드러나서 좀 나눌 필요가 있겠네요.

 


1. 고등학교때 까지의 교사 + 학원/대학 강사+과외선생+기타선생+등등

 우리가 보통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죠. 공식/비공식적으로 가르침을 주는 사람들이고,  눈높이 선생님(?), 에어로빅선생님 등도 포함되는..

가장 좁은 의미의 '선생님'이기도 하고요. 이분들을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별 이견없어 보이네요


2. 대학 교수

이분들에 대한 호칭은 교수님 vs 선생님 으로 갈리는데 어법상 선생님이라고 부르는게 맞고요

 (아까 다른 분이 설명한 바와 같이 '교수'는 호칭이 아닙니다. '의사님' '교사님'이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요. 물론 이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변호사님 대통령님처럼 호칭과 직업명이 같은 것들도 있으니까요)

전 개인적으로 교수님이라는 호칭을 대학에서 쓸 경우, 비슷한 수업을 하는 강사에 대한 차별적 호칭이 되기 때문에 모두 공통되게 '선생님'으로 써주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1+2는 기본적으로 선생-학생(제자) 관계를 전제로 하니, 그래도 좀 덜 헷갈리죠.

이제부터는 상대방이 학생도 아닌데다가, 지들끼리 쓰는 경우가 있고(?) 상관없는 나까지도 그렇게 불러야하는 경우가 있어 좀 더 의견이 분분합니다.

 

 

3. 직업적으로 직급이 존재하지 않으나 도제 시스템으로 말미암아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두루 사용하는 집단

주로 작가, 만화가 같은 예술가 집단이고 더러 배우라든지 이런 쪽도 포함입니다.
특이한 것은 젊은 층에게는  '~씨'와 같이 부르며 '선생님'이란 표현을 안써요. 윗사람의 경우 존경의 의미로 선생님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는 집단 특유의 도제 시스템, 강의 겸직 등이 반영된 것 같고요.  그리고 이 계층은 상대적으로 대중들과 마주할 일이 많다보니, 나머지 사람들도 그들을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약간 자발적인 존경이죠(물론 동시에 싫어하는 사람도 많을테고.. 가령 소설가 김영하를 김영하 선생님이라고 부르는건..뭔가 의미를 내포한 것 같은 호칭입니다). 

의미상으로는 Guru / Master 혹은 Sir 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4. 직업적으로 직급이 존재하나 직급이 애매한 경우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두루 사용하는 집단

간호사 포함한 병원 직원, 학교 교직원, 공무원 사회처럼 약간 독특하고 폐쇄적인 공적인 직업군 정도가 될 것 같네요.

이쪽은 3번과 반대로 오히려 과장 부장 정도로 직급이 올라가면 그냥 그 직급호칭을 부르고, 오히려 낮은 직급의 경우 부르기 애매하니 선생님을 많이 쓰는 거 같아요.

대부분 그들끼리 쓰는거지만, 그들과 공적으로 관계맺는 상대방에게도 그 호칭에 맞춰 불러줄 것을 원합니다. (작가는 '선생님'이라고 불러주세요 요청은 못하죠 민망해서..) 

3번과 달리 존경의 의미라기보다는 이쪽 사회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를 요구하는 것에 가깝겠네요. 

기본적으로 권위를 필요로 하는 직종이다보니 (병원 직원은 환자에 대해, 교직원은 학생/교수에 대해, 공무원 사회는 민원인에 대해) 가장 낮은 직급이라도 어느 정도 이상의 호칭이 필요해서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나이랑 직급이랑 꼭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도 관련이 있어 보이고요.  성별 차이도 최대한 배제하는 호칭이기도 하고요. 회사에 들어가자마자 주임 달아주는거랑 좀 비슷..

의미상으로는 Mr./Mrs./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만약 병원 직원과 비슷한 전문가 집단 사례가 나오면, 이 사례는 공무원와 전문가 케이스로 나누어야할지도 모르겠네요.

 
5. 직업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연령대도 다양하고, 이해관계로 이루어지지 않은 집단: 지역이나 친목 모임

예를 들면 4050 등산 동호회, 생협 조합원, 좋은 아빠 되기 모임 뭐 이런 것들..??
나이도 어느 정도 있는데 예의는 갖춰야겠고, 직업적으로 만난 것은 아니니 회사에서 쓰던 호칭을 쓰는건 이상하고, 나이로 형아우언니동생 먹자니 딱히 그렇게 친하진 않고, 기본적으로는 평등한 관계이다보니..등장한게 '선생님'.

이 '선생님'들끼리의 모임은 술을 마셔도 반말 등으로 생기는 트러블은 현저히 적고, 좀 '양반'스러운 느낌이랄까요. 이 경우는 4번에 비해 확실히 남자 중심의 호칭 같습니다.. 

 저희 부모님이 속한 모임 기준으로 보면 남자 중심으로 모인 모임이라 그런지, 보통 남자에게는 '김선생님' 그의 부인인 여자에겐 '이여사님'이라고 많이 하더라구요.

그래서 의미상으로도 Mr.로 수렴되는 것 같습니다.

* 여자들의 모임에서도 선생님으로 호칭을 통일하는 경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못봤지만 있을 것 같기는 해요.

 

 

 + 

저도 생각나는대로 정리해본거라 아마 안맞을수도 있고, 예외도 많을 것 같기는 합니다.

그래도 최소한 이정도는 분류를 해야 오해가 없을 것 같아서요.

가령 4번 같은 경우 남들이 보기엔 '뭐야 쟤네'일 수도 있지만, 그쪽 집단에서는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달까요.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5번처럼 같은 커뮤니티 내에서 적당히 객관적인 거리감을 유지하면서도 공평하고 존중의 의미를 담는 호칭으로선 거의 유일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선생님'이란 호칭을 남발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원래 뜻에서 그렇게 틀린 것도 아니고, 서로가 서로를 '선생님'으로 여기는건 나름 의미있는 일이잖아요.

언니오빠이모삼촌 같은 어설픈 가족 호칭은 예의도 없고 거의 가식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터라;; 

그에 비해 '선생님'은 비교적 좀 '어른'다우면서 격식있는 호칭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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