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트위터에서 심영섭 평론가와 듀나님은 호평을 하셨더군요...


전 솔직히 정말 별로 였어요.


촬영(홍경표)이 기가 막히게 좋은 몇몇 장면이 있긴 하지만, 중반을 넘어가자 하품이 쏟아지더군요.


끔찍했던 음악 테러는 그렇다치고, 일단 저는 강동원의 초인 캐릭터에 공감할 수가 없었습니다.


눈빛만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알겠습니다. 그리고 그걸 세계정복에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도 충분히 설득력 있어요.


근데, 그렇다고 그렇게 사람을 막 죽이고 그러면 쓰나요. 왜 그렇게 비뚤어졌는지에 대한 연원을 가족 혹은 신체적 장애에서 찾는 것 같은 설정도 좀 그랬어요.


뭔가 자꾸 그럴싸하게 보이려고 하는 과시적 장면들도 별로에요. 최후의 만찬 패러디 같은 경우도 그냥 웃음만 나올 뿐이죠. 


더 나쁜건 고수 캐릭터죠. 특히 지하철 역에서 '유토피아 어쩌고 저쩌고' 고함 지르는데 정말 손발이 오그라들뻔 했네요.


김민석 감독은 봉준호, 김지운 감독의 조감독 출신이죠. 심영섭 평론가는 '좋은 감독 밑에서 나오는 더 좋은 감독의 싹'을 이야기 했지만 전혀 동의할 수 없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장르쪽 신인감독 영화들이 스타일 과시에만 치중한채 점점 빈곤해져간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러고보면 요즘에 데뷔하는 감독들은 한국영화 부흥기였던 2000년대 초반에 영화판에 진입한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죠.


저는 이들이 '올드보이의 추억'(김민석 감독의 단편)에 매달리기 보다는 좀 더 자기만의 뭔가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 


이제 박찬욱, 봉준호, 홍상수, 김기덕은 나오기 힘든걸까요.


모방에 모방은 재미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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