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imnews.imbc.com/replay/nw1200/article/2642628_5786.html

 

요즘 읽고있는 한겨레 연재물에 보면, 예전에 말도 안되는 조작 사건으로 사람 여럿 잡았던 경찰, 검찰, 법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상당히 긴 분량에 걸쳐 고문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거기에 등장하는 사람이 김근태지요. 남영동 대공분실로 끌려가 온갖 고문을 받은 김근태는, 기존의 피해자들과는 달리 독한 맘을 먹고 고문 당시의 온갖 정황을 뚜렷하게 기억했다가 폭로해 수사기관을 당황시켰다고 합니다. 하지만 온갖 노력과 사회적 관심에도 불구하고 결국 김근태는 유죄판결을 받았고, 당시 재판장이었던 서성은 나중에 대법관이 되었다 뭐 이런 이야기.

 

링크를 보면 경찰측은 일단 부인하면서 검찰에 가서 진실이 밝혀질 거라고 하고 있는데, 아 진짜 사실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이 좋아져서 현직 검사가 신문에 "검찰에 끌려왔을 때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변호사를 불러라"라는 수사 가이드라인을 알려주고(물론 그러다 사실상 짤렸지만), 경찰에게 강제로 검문당한 후에 고소하면 피해보상도 받을 수 있는데, 아직도 한쪽에서는 이런 고문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이 너무나 믿기 힘들고 믿기도 싫습니다.

 

전 김근태를 비롯한 고문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읽기만 해도 구역질이 나고 겁이 났습니다. 링크에 나온 정도의 고문은 사실 김근태가 받은 고문에 비하면 장난에 가깝죠. 하지만 저같이 심약한 인간은 아마 저정도의 반의 반만 고문당해도 급소설을 써내고 평생 상처를 안고 살 것 같아요. 물론 경찰심문조서는 나중에 부인하면 그만이지만, 아마 검찰에 가서도 "경찰로 돌려보내겠다"는 말이 무서워서 권리 주장을 못할지도 모르고요. 동네 깡패의 폭력도 문제인 판에, 국가의 이런 폭력을 언제까지 봐야 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진짜, 차라리 인권위가 속아넘어간거였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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