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래 스위치 독점으로 나온 게임이었는데 얼마 전에 pc, 엑스박스로도 출시가 되었습니다. 고로 플스 빼고 다 나온 진귀한 일본 알피지 게임이 되겠... 지만 뭐 조만간 플스로도 나오겠죠. 그리고 엑스박스 출시와 동시에 게임패스에 등록되어서 전 당연히 그걸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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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왠지 21세기 벽두에 잘 나갔던 맥주집 프랜차이즈가 생각나는 제목입니다만. 영어 철자를 보시고 위의 이미지를 보시면 짐작 하시겠죠. 여덟명의 여행자가 그리는 여덟가지 여정을 보여준다... 뭐 대략 그런 컨셉의 게임입니다. 다채로운 옷차림을 보면 또 짐작 가능하듯이, 이 여덟명은 결국 여덟개의 게임 속 롤, 그러니까 직업을 하나씩 맡고 있기도 하죠.

 처음엔 자유롭게 이 중 한 명을 주인공으로 택하면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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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렇게 생긴 월드맵을 돌아다니면서 다른 동료들을 하나씩 하나씩 모아가며 이야기를 전개하는 식인데...


 한 가지 골때리는 점이 있습니다. 스타트를 끊을 캐릭터를 맘대로 고를 수 있고, 첫번째 지역을 떠나면 어디를 향하든 기본적으로 게이머 맘대로에요. 그렇다면 동료들의 파티 합류 순서도 제각각이니 스토리 전개와 장면 연출을 대체 어떻게 해결한 것이냐!! 라는 게 궁금해지겠죠.


 근데 뭐, 당연히 예상 가능한 수순대로, 첫 시작 캐릭터를 고를 수 있다는 것 외엔 아무런 자유도나 진행상 달라지는 점이 없습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구요? 그게 좀 충격적인데요.

 주인공을 누굴 골라서 진행하든 여덟명의 캐릭터가 각자 본인만의 이야기를 챕터 4개씩 갖고 있고, 스토리에 맞는 특정 지역에 도달하면 그 스토리가 전개되는데. 그렇게 한 명의 캐릭터 스토리가 시작되면 나머지 일곱명은 투명인간이 됩니다. ㅋㅋㅋㅋ 대화씬에서 그냥 사라져버려요. 그러니까 특정 인물의 스토리를 진행할 때면 나머지 일곱명은 그냥 전투용 파티원이 되는 거죠. 사실 이런 식의 게임이라면 주인공 캐릭터들간의 상호작용이 스토리상 재미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게 보통인데, 게이머의 다양한 선택과 진행 순서에 맞춰 상호 작용을 일일이 작업하기가 어려우니 걍 화끈하게 상호작용 자체를 삭제해 버린 거죠.


 사실 이런 식의 구성은 20세기 일본 알피지에서 이미 수차례 시도된 적이 있습니다. '로맨싱 사가' 시리즈라든가, '라이브 어 라이브'라든가. 음. 생각해보니 모두 스퀘어 제작 게임이네요. 이 '옥토패스 트래블러'도 마찬가지구요. 근데 오히려 20세기에 나온 게임들은 이런 상호작용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보려고 (한계는 컸지만) 애를 쓴 편이었는데. 21세기에 나온 이 게임은 쿨싴하게 그걸 그냥 포기해버리니 뭔가 허탈한 기분이 들더군요. ㅋㅋㅋ


 덧붙여서 그 여덟명의 스토리란 것들은... 뭐 별 거 없습니다. 일본 알피지 게임 스토리 클리셰 모음집 같은 느낌이에요. 그리고 각각 스토리의 스케일이 작습니다. 원래 이런 장르라면 마왕이 부활하고 용사가 파티원 모집해서 무찌르고 세상을 구하고 해야겠지만 그러려면 마왕이 여덟개나 나오고 그걸 파티원 중 한 명이 혼자 무찔러야 하니 그런 전개가 어렵죠. 


 근데 전 이건 오히려 맘에 들었습니다. 어차피 제게 일본 알피지의 캐릭터와 스토리란 짜증나서 게임하기 싫어지게 만들지만 않으면 되는 거라서(...)

 제가 그래서 파판15를 하다말고 지워버렸거든요. 그냥 그래픽 구경하고 전투하는 재미로만 어떻게든 해보려고 애를 써봤는데 캐릭터만 보면 한숨 나오고 스토리는 욕이 나와서 도저히...;

 뭐 이 게임의 스토리도 딱히 칭찬해줄만한 건 아니지만 차라리 이렇게 소박하게 짧게 짧게 끝나는 다른 이야기들 여덟개를 보는 게 낫더라구요.



 - 그리고 또 이 게임의 커다란 특징이라면 그래픽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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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놓고 일본풍이지만 그렇다고해서 남들 앞에서 보기 민망한(?) 풍이 아니어서 맘에 들었던 일러스트들)


 이런 멋진 일러스트... 를 보고 오해하시면 안 됩니다. 사실 위의 저 놈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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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생겼거든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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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고 돌아다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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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싸우는 게임입니다. 하하. 


 그러니까 90년대 일본 알피지 추억팔이 게임... 이라고 하면 되겠죠. 대략 슈퍼패미콤 시대이면서 좀 더 콕 찝으면 파이널 판타지 5편이나 6편이 나올 즈음.

 사람들이 일본 알피지의 황금기로 기억하는 그 시절의 그래픽과 게임 시스템을 최대한 재현해서 나이 먹은 게이머들에게 어필하는 게임이에요. 그래서 제가 낚였


 그런데 한 가지 참신한 게 있습니다.

 이게 얼핏 보면 옛날 도트 그래픽 같지만 짤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옛날 도트 그래픽 느낌을 제대로 살린 최신 그래픽이라는 것.

 그러니까 옛날 도트 그래픽에 광원, 그림자, 그리고 원근감 표현 효과 등등 21세기저거 그래픽 효과들을 때려 박아 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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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짤의 먼 바다 쪽을 잘 보시면 쉽게 알 수 있을 듯 싶고, 던전에 들어갔을 때도 확 티가 납니다. 등불 들고 돌아다니면 오브젝트들 그림자가 일렁일렁 거리죠.

 그리고 그 최종 결과물이 상당히 보기 좋아요. 좀 과하게 효과를 넣은 느낌이 들긴 하지만 어쨌든 추억의 도트 그래픽이 이런 식으로 업그레이드된 걸 보니 기분 좋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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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략적 느낌을 알 수 있는 움짤을 찾아봤습니다.)



 - 또 한 가지 특징이자 장점이라면 전투 시스템입니다.


 사실 일본 알피지라고 하면 노가다 게임(...)인 게 디폴트이고. 그래서 전투가 중요하죠. 전투가 재밌어야 노가다도 기꺼이 즐길 수 있고 그래야 엔드 컨텐츠까지 다 즐길 수 있으니까요.

 근데 뭐 듀게에 쓰는 게임 글에 시스템 설명을 세세하게 할 필요는 없겠고. ㅋㅋ 암튼 이걸 참 잘 만들어놨습니다. 

 초반엔 걍 캐릭터들 스킬 쓰는 재미로 하다가, 중반엔 캐릭터들 기술 하나씩 해제하며 더 강해지는 걸 즐기는 정도... 인데. 

 캐릭터별 엔딩을 다 본 후 이후로 이어지는 컨텐츠들을 즐기다보면 점점 전략성이 강조되는 식이에요. 그러다 숨겨진 최종 보스까지 가면 정말 캐릭터 하나하나, 장비와 아이템, 기술 하나하나를 정확한 타이밍에 정확히 배치해서 작전을 구사하지 않으면 본인이 렙업 노가다를 했든 말든 걍 다 순식간에 누워버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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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리고 캐릭터도 뭐고 일본 알피지의 핵심은 전투죠)


 전 언제나 게으른 게이머라 최종 보스는 걍 선현들의 공략을 참고해서 그대로 따라했는데.

 아무 생각 없이 따라하는데도 전투의 양상이 흘러가는 걸 보니 진심으로 감탄이 나오더군요. 

 이렇게 시스템을 짜놓은 제작진이나, 그걸 또 분석해서 이렇게 해결책을 찾아낸 게이머들이나. 둘 다 상종 못 할 인간들이라는 생각이 절로. ㅋㅋㅋㅋ

 나는 분명 일본산 턴제 알피지를 하고 있는데 어째서 세키로 최종 보스를 상대하는 기분이 들까... 라는 생각을 하며 맘 졸이고 싸우다가 클리어 순간엔 소리라도 지를 뻔 했습니다(...)



 - 종합하자면. 90년대 일본 알피지 황금기의 재림! 이라는 확실한 컨셉을 잡고 그에 걸맞게 잘 만들어낸 게임입니다.

 그 시절 게임들에 추억이 많은 분들이라면 스토리가 구리든 말든 걍 붙들고 끝까지 달리게 될 거에요. 제가 그랬듯이. ㅋㅋ

 스토리 말고도 게임 페이스 조절 같은 부분이라든가... 찾아보면 아쉬움이 작지 않은 물건이지만, 장점들이 워낙 커서 그걸 대략 덮고도 남습니다.

 하지만 애시당초 일본식 알피지가 취향이 아니고, 90년대 스퀘어 게임들에 추억도 없는 분들에겐 굳이 추천하진 않습니다.

 어차피 놀이인데요 뭐. 남들이 재밌어한다고 해서 본인 취향에 안 맞는 걸 억지로 붙들고 적응할 필요가 있나 싶어요.




 + 게임패스 얼티밋 유저라면 pc, 엑스박스, 그리고 핸드폰으로 모두 세이브 데이터를 연동하며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이거 안 겪어 보시면 모르는데, 레알 편합니다. ㅋㅋㅋ

 이게 안 됐음 최소 열흘은 더 붙들고 있어야 엔딩 봤을 거에요. 저의 최종 플레이 타임은 대략 90시간 근처쯤 되는 듯.



 ++ 짤들을 구글링으로 아무 거나 긁어오다 보니 죄다 영어랑 일본어만 적혀 있는데, 현지화 잘 되어서 한글 잘 나옵니다.



 +++ 어쩌다보니 아쉬운 점을 본문에 안 적어 버렸는데.

 전략성이 본격적으로 강조되는 후반부가 너무 짧고 컨텐츠가 적다는 게 가장 큰 아쉬움이었습니다.

 최종 보스전까지 가는 과정에 적절하게 빡센 전투가 좀 더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뭐 스퀘어 브랜드는 달고 있어도 외주로 소규모 제작사에 맡긴 거라 한계가 있었을 듯 하네요.


 그리고 뭐냐 그. 스토리상 캐릭터별 접점이 없다... 는 얘길 위에서 했는데. 사실 최종보스전에서 그 '접점'이 대략적으로 밝혀집니다.

 근데 그걸 대화씬 연출 하나 없이 걍 텍스트 여덟개로 요약해서 때워버려요. ㅋㅋㅋ 여러모로 아쉬운 부분이었네요.

 심지어 최종보스전은 그냥 흔한 서브퀘 중 하나로 취급되어서 클리어해도 컷씬도 없고 스탭롤도 없고 도전과제 조차 안 줍니다. 명색이 최종보스인데 대우가... ㅋㅋㅋㅋㅋ



 ++++ 그래도 어쨌든 게임이니 소개 영상 하나는 올리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찾아보니



 무려 김기현 할배께서 소개를 해주시네요. ㄷㄷㄷ 역시 닌텐도가 맘 먹으면 홍보 참 잘 해요. 맘을 안 먹었을 때가 문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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