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득 어떤 재단들의 장학생 선발기준을 살펴보다가, 아 이거 좀 모순되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생계곤란한 사람에게 장학금을 주겠다고 하면서 외국어 우수능력, 사회봉사활동, 대외활동, 논문 입상 같은것도 같이 보더라구요.

그런데 그런 사람은 대체로 드물지 않나요 ? 진짜로 생계가 상당히 곤란한 사람들은 일단 아르바이트를 하고 그 외 시간에는

성적장학금을 노리고자 학교공부를 열심히 듣느라 정신이 없던걸요. 학원에 등록하는 것 하나에 벌벌 떨고 봉사활동은

우리집에 와서 해주는게 맞는것 같고 논문은 졸업논문이나 써내면 다행이고......

 

바보야 그러니깐 장학금이지. 그런 드물지 않은 사람한테 주니깐 -_-

 

음.  그렇게 말하면 할말읎지만....

 

주변에 성적은 장학금 받을만큼은 안되는데 (운도 없지 어떻게 매번 0.1 차이로 떨어지는지)

형편은 어렵고 정말 건실하게 살아서 이 친구는 누가 꼭 좀 학업 마칠 수 있게 도와줬으면 좋겠는데

저런 기타사항좀 안보면 안되나, 하는 마음이 벌떡 들드라구요^^;; 물론 안 보는 장학금은 받은적이 있어요.

근데 중복지급이 안 되니깐 다른 장학금을 알아보는데 전부 부가조건을 요구하니.

하긴 그 재단들이 누군가를 도와주고자 선뜻 돈을 내놓는것만으로도  참 대단한거니깐,

게다가 50,. 80지원도 아니고 전액이거나 반액 지원이니 그정도 선발기준이야 정할 수 있겠지요.

 

그래도 그래도 뭔가 아쉬운 마음이 들어요. 이기적인거겠죠?

 

제가 그 사람들이랑 비슷해서 그런가봐요. 이도 저도 아닌, 아주 애매한 포지션에 있는, 하지만 분명히 빠듯한 사람들....

단 10만원만, 30만원만, 50만원만........당장 만원이 아까운 사람들이 있을텐데, 가능성 있는 인재를 먼저 키우는건 당연한건데.

그 사람들이 더 위해져야 되는건 맞겠지만. 그래도 우리도 힘든데, 라는 투정이 나와요. 철없게도.

 

 

2.

 

아 정말 새삼스럽게 느끼는거지만 등록금, 학비라는것들 너무 비싼것 같아요.

책값도 그렇고. 학원비도 정말 비싸고. 뭐 하나 마시는것까지. 팍팍해요. 팍팍합니다.

2800원짜리 바닐라 초코티가 비싸게 느껴지는거 있죠. 1학년, 2학년때는 덥석덥석 잘도 사먹었었는데 하하.

 

편의점에 붙어있는 아이스커피 1000원이 그나마 마음을 덥혀주네요.

그 커피를 마셔본적은 없지만 요즘엔 천원짜리로 뭔가 해결하기가 어렵다보니깐요.

그냥 그런 문구 하나조차도 아이구 우리를 위해서, 고맙기도 해라 하는 묘한 기분이 드네요.

 

사실 저 이런거에 왕 둔감했는데..... 없으면 없는대로, 가 제 신조였는데.

올해부터 갑자기 그런걸 피부로 느끼네요. 고시공부를 했었고 또 다시 해볼 생각이라서 그런건지.

 

곧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 시간이 흐르는게 초조해요. 아악 돈을 쳐발쳐발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는구나.

예전에는 설렜는데 이제는 좀 무서워요. 이건 뭐 성과가 있어야 하는데,

아 내가 괜히 이러는게 아닐까. 내가 너무 내 주제를 모르는게 아닐까, 하는.

엄마 아빠는 도와줄게 걱정마라고 하시지만, 글쎄요~ 동생이 이제 1학년인데 그 녀석 학비 대기도 허허. :)

 

일단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힘들고 돈 많이 든다는거 알아도, 다시한번 고시공부 하고 싶거든요.

엄마 아빠가 못도와주신대도 제 힘으로, 설령 통학을 하는 한이 있더래도, 1년만이라도 하고 싶어서요.

근데 계산해보니깐 알바를 오래 해야 할것 같드라구요 ㅋㅋㅋ 방값은 대주신다고 쳐도 흠...

그러다보니깐 포기해야 되는게 생겨요. 일정한 수업이라든가, 과목이라든가, 어떤 것들.

갑자기 눈물이 홀- 나는겁니다. 아 아주 짜증이 나더라구요. 이런 기분을 느껴보게 될거라곤, 1년전만해도 몰랐는데.

이게 나이를 먹었다는건가, 하는 생각에 쓸쓸해지기도 하고. 우울한게 제일 커요.

 

얼마전에 본 꿈꾸는 자들의 섬, 노량진이라는 다큐가 떠올랐어요.

그 사람들만큼이나 어려운건 아니지만 어쩐지 알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눈물이 났었드랬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그 장면장면이 떠오르네요. 사실 그 사람들처럼 힘든 형편은 아닌데..

갑자기 미안해집니다 급. 나 사실 배가 불러서 이런 글씩이나 쓰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허이고 쓰다보니 두서가 많이 없었네요...고칠 엄두가 나지 않을정도로 ㅠㅠ

아무튼 요즘.... 느껴요. 돈 없으면 정말 공부도 못하는 세상이구나, 하는거요.

개천에서 용 나는거 이제 정말 힘들구나..... 정말 힘든 세상이 되는구나......

그리고 여지없이 슬퍼져요. 주제넘는 꿈을 꾸고 있는건 아닐까, 그냥 어디 적당한 직장 취직해서 다녀야 되는거 아닌가.

웃기죠? 요즘처럼 실업률 돋는 시대에 왠 거만함인지. 누가 날 취직시켜준다고~꺅~

난 뭣도 아무것도 없는데. 그냥 나 하나일 뿐인데.

 

 

3.

 

............ 그래서 왠지 불안한 마음에 모아둔 돈으로 지난주에 토익 학원도 끊었드랬죠.. -_-;;;;;

엄마가 아니 고시공부한다면서 토익 공부는 왜 해 ? 700맞으려고 토익학원을 다녀? 라고 하시는데,

엄마! 인생이 어찌 될줄알고 :) 라고 해버렸어요. 으악! 고시공부하는 사람 누군가가 그랬는데.

고시생은 자기를 벼랑으로 밀어넣을때 진가;;를 발휘한다나....... 그런데 전 벌써 비빌 언덕을 찾고 있네요.

이게 맞는 걸까요? 너무 웃긴거 아닐까요 ? 참 일관성 제로에요.

어때, 이러면 좀 어때, 라고 합리화하고 있습니다.

 

4.

 

 

강남역까지 버스를 타고 가는데 서초, 반포, 송파 이쪽을 관통하게 되었어요.

 

정말 1년전만해도 그쪽으로 시험을 치러 갈때도 그런 아파트들 쳐다보지도 않았어요 레알.

근데 왜 이렇게 그 높은 고층 아파트들이 떼지어 있는게 눈에 들어오던지요.

게다가 저 엄청 자세히 봤어요. 정원도 있고, 놀이터도 있고, 안에 뭐 작은 폭포도 있는것 같고.

지하철 출구가 두 세 개정도 있는데 다 아파트로 이어지더군요. 이런 경우가 있나 ?

으흠, 아무튼  그곳을 거니는 사람들은 제법 다 행복해보이더군요. ..... 아 착시효과인가봐.........

천진난만하게 꺄르륵 웃으면서 엄마손을 잡고 단지 안으로 들어가는 애들을 보면서, 금탯줄을 잡았군. 이라는 돋는 생각도 -_-;

 

저 사람들은 다 뭘하고 살길래, 여기 살지? 라는 궁금증이 들었어요.

정말 예전에는 그런거 하나도 안 궁금했는데, 말이죠.

1년 사이에 갑자기 이런게 생겼을리가 없는데. 1년전에도 있었을텐데. 왜 갑자기 올해는 눈에 들어왔을까.

이런건 영영 눈에 안 들어와도 될것 같은데 말이지요.

 

다른 세상, 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떠올랐어요. 이 버스로 이곳을 지나갈수 있다만, 여긴 다른 세상이구나.

왠지 내가 내리면 안될것 같은 정류장들.

여기서 살면.... 살면 어떨까..... 라는 상상.

 

아....... 이런게 말로만 듣던, 빈부격차구나.

아이고....이 기분 참 싫으네요 ^^;;;

 

5.

 

이 길디 긴 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