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포인트, 무기력감

2010.07.30 22:37

sophie 조회 수:1677

한동안 의욕 충만-> 적극적인 노력-> 그에 따르는 성취감 획득의 나날을 보냈어요. 힘든 면도 있었지만 제가 원하는 제 모습에 다가간다는 뿌듯함도 있고 주변 사람들의 칭찬도 받는 나날이었죠.

 

하지만...어떤 일을 계기로 제가 스스로에게 가지는 불신감이 다시 저를 사로잡았고 저는 의욕 상실-> 노력 포기-> 예전 상태로 급격히 돌아감-> 대인 기피라는 악순환의 늪에 빠져들고 말았어요. 그리고 지금은 무기력과 우울함의 절정으로 손 하나 까딱하는 것도 싫을 지경이네요. 그리고 억울하단 생각이 들어요. 제가 원하는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 것은 그토록 쉽지 않았고 노력이 필요했는데, 제가 벗어나고픈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은 참으로 한순간이네요. 제 몸에 내장된 세트 포인트가 있어서 전 아무리 해도 그걸 벗어날 수 없는 것 같아요. 그것이 몸무게건, 인간관계건, 생활에서의 즐거움이건 어떤 상황을 의지로 향상시킨다는 것은 한없이 부자연스러운 일일뿐듯해요. '네가 아무리 노력해서 얻은 것이라도 그것은 네 스스로의 원래 모습을 인정하지 않고 억지로 만들어낸 것 뿐, 네가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넌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게 되어 있어.'라고 누군가 속삭이는 듯하네요.

 

사실 가장 바꾸고 싶은 건 '여기보다 어딘가에'서 '내가 아닌 누군가가'되고 싶은 성향을 고치는 것이 아닌가 싶을 때도 있어요. 제가 가진 것에만 초점을 맞추어서 범사에 감사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꽤 풍요로울 수 있을지 모르는데, 전 그게 안되는 성향이거든요.

 

여하튼, 지금은 무기력과 우울의 한가운데,  의욕 증강제 내지는 무기력 탈출제 내지는 우울감 감소제 같은 것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나날들이에요. (그렇다고 항우울제를 복용할 생각은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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