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좋아하는 니체의 여러 유명한 생각과 말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거리를 두는 열정 Pathos zur Distanz> 라는 표현입니다. 지금이야 이에 관심 두는 사람들 없겠지만 니체가 저 새상으로 갔을 당시에는 유럽 젊은이들이 모두 이 말에 열렬하게 동의했다고 합니다. 토마스 만, 그보다는 나이 많은 슈테판 게오르게 등은 모두 니체의 이 말에 충실하게 살았다죠. 타인이 자신에게 가까이 오지 못하게 막는 니체의 열렬한 의지가 옹호받은 거였죠. 이런 천재들과 이야기하려면 멀찍이 거리를 두고 오래 지켜봐야 하는데 그래봐야 그들은 이미 우리에게서 얼굴을 돌리고 있으니 저는 이렇게 작은 게시판에다 깨작깨작~
거리를 두는 열정이라는 표현 대신에 <거리를 보장하는 마법>은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이건 동화적인 이야기이기는 합니다. 그림 형제가 수집한 동화 중에 <거위치기 소녀>가 있는데, 여기에는 어머니가 친히 짜준 손수건 이야기가 나오잖아요. 공주가 이웃나라에 시집가야 하는데, 달랑 하녀 한 명과 같이 떠나며  공주가 한 말이 있잖아요. " 하녀는 악독하고 공주를 못살게 군다. 이럴 때마다 마법을 행사하며 공주를 지켜준 건 손수건이었습니다. 그래서 좀 전에 용기를 얻고 너무 비싸다 싶어 망설이던 타올 열장을 확 질렀습니다. 인터넷에서 얻는 지혜들이 만만치 않아요. 어둔 하늘을 날아가는 포탄을 잡는 기분이 들 때가 적잖이 있습니다. 물론 캄캄한 하늘인 경우가 더 많지만. ㅋ

백두 번째 애인이었던 이와 저녁식사 약속을 잡았어요.  안 그럴 것 같았는데 좀 긴장되네요. 설마 19세기에 유행했던 '결투'로 나아가며 결국 누군가 한 사람이 죽는 결말로 마감되는 일은 없겠죠. 하하. 
죽기 전에 꼭 한번은  봐야할 것 같아서 연락했대요. 마법을 행사하는 묘한 그리움인 거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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