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02 00:40
회식이...정확히 말하면 우리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하는 회식이...
저랑 안 맞는 것 같아요.
잔 돌리면서 억지로 술마시게 하는 거, 폭탄주도 너무 힘들고....
술먹고 헤롱 거려도 귀여워 보이지 않는 나이라 '놓지 말자 정신줄!' 하고 버티면
잘 마신다고 더 주고...
'오늘 같은 날은 좀 취하고 발산 하는 거야~' 라고 하는데,
전 맨 정신으로 계속 있는 게 편해요.
반대로 정신이 없을 정도로 술을 마시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쌓이는 걸요...
얄궂게도 술은 약한 편이 아니라 잘 안 취하고 티가 안나요.
그러니까 기어이 제가 취해서 넘어가는 걸 보려고 먹이는 사람이 있어요 ㅠ-ㅠ
흥을 돋군다고 억지로 노래해라, 춤춰라...그런 것도 힘들어요.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한 곡 고르려고 해도 거기서 제일 높은 사람이
알 만한 노래가 아니면 안되죠. 춤을 추더라도 높은 분 주위에 원을 그리고 띄워드려야하고...
집이 멀거나 차가 끊길 거 같아서 가려고 하면 꼭 붙잡고,
굳은 얼굴로 마지 못해 보내 준다는 식으로 부담 주고...
하지만, 무엇 보다도 술 먹으면 꼭 엉겨오는 사람이 싫어요.
뭐 주요 부위를 만졌다거나 진한 뽀뽀를 한 것도 아닌데 어떠냐고 할 지도 모르지만...
그런 미묘한 스킨십이... 악수나 하이 파이브 처럼 정말 순수한 것 같지도 않아요.
제 애인이 어디가서 회식자리에서 그런다면 정말 싫을 것 같아요.
그 분들도 자기 애인/ 배우자/ 자녀들이 동석했더라도 그랬을까요?
제가 너무 보수적인가요? ㅠ-ㅠ
오늘 제 옆구리를 더듬는 손을 피하면서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온 몸을 딱딱하게 굳히고 있었어요.
제 10년지기 이성 친구도 제 옆구리를 그렇게 안 만지는데... 사촌오빠두요. 아버지도. 남동생도...
그런데 직장 상사, 선배는 그보다 더 가까운가보죠?
그나마 전 티나게 딱딱하게 굴면서 심리적 셔터를 내리는데도 이래요...
성희롱 교육 자료에서 나오듯이 '지금 그 행동은 악의는 없었겠지만 매우 불쾌합니다.'라고 말하고 인사부의 상담원과 상의 하는 건,
그건 정말 책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에요....
집에 와서 '이제 오니? 고생한다'고 한약 데워 주시는 부모님 얼굴 보니까 괜히 더 슬프네요.
2010.09.02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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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뭐가 화합하는 자리라는 건지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