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당 50분 정도, 전체 에피소드 7개로 이루어진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입니다. 시즌 2 같은 건 나올 틈 없이 완결되는 이야기에요. 스포일러는... 구체적인 스포일러는 적지 않겠으나, '대략 이런 분위기다'라고만 이야기해도 상당 부분 예측이 가능해져버리는 드라마라... 그런 의미의 스포일러는 되는 글이니 혹시 보실 예정인 분들은 글을 읽기 전에 심사숙고를.


993FB7395EC71F371B



 - 때는 대략 1940년대 헐리우드입니다. 주인공은 '잭'이라는 이름의 젊은이이고, 은막의 별이 되겠다는 꿈을 품고 임신한 아내와 함께 이 동네에서 살고 있지만 그게 뭐 쉽게 될리가요? 영화 엑스트라라도 해보겠다고 집 근처 대형 스튜디오 근처를 얼쩡거리느라 제대로 된 돈벌이도 안 하는 한량 생활로 힘든 아내에게 민폐만 끼치는 중입니다. 하지만 사람은 착해요. 잘 생겼구요. (극중에서 여러번 반복적으로 나오는 평가를 인용했습니다. ㅋㅋ) 암튼 그렇게 잉여잉여거리던 그는 어느 날 생활고의 절정으로 급전이 필요하던 와중에 수상한 아저씨에게 낚여서 주유소를 빙자한 성매매업에 뛰어들게 되는데...


 이 분 말고도 사실 주인공은 아니지만 주인공급의 캐릭터가 여럿 있습니다만. 귀찮네요. 일일이 소개하지는 않기로 하겠습니다. ㅋㅋ

 


 - 사실 이 드라마의 내용에 대해선 'xxx 버전 yyyyy' 라는 식의 딱 한 구절로 요약 정리가 가능합니다만. 그렇게 적어 버리면 이 드라마와 모 작품을 한 방에 동시 스포일링 해버리는 게 되어서 참도록 하구요.



 - 라이언 머피의 작품입니다. 참 많은 작품을 만들었고 지금도 만들어내고 있지만 제게는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와 '폴리티션'으로 기억되는 사람이죠. 사실 그래서 오프닝 크레딧에 이 사람 이름이 뜨는 순간... 그냥 꺼버릴까 했어요. ㅋㅋㅋㅋ 제가 비록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의 호구이긴 하지만 절대로 그 시리즈를 호평하는 입장은 아니기에.

 뭐 결국 이 시리즈도 대체로 제가 아는 라이언 머피스럽습니다. 필요 이상으로 야하고 선정적이며 전개는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고 막판에 가면 대부분의 갈등이 어이 없이 풀리며 마무리 되는. 그러면서 아주아주 PC하고 리버럴한 주제를 완전히 직설적으로 강조하는 이야기이죠. 


 다만 예전의 (제가 본) 라이언 머피 작품들과 크게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선량함'입니다. 분명 상황은 자극적인 막장극으로 흘러가는데도 이 드라마는 계속해서 꿈, 희망 같은 건전한 가치와 세상을 이루는 다수의 착한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아니 뭐 라이언 머피의 주인공들은 늘 정의로운 편에 속해 있는 캐릭터들이었긴 합니다만, 그 결이 많이 달라요. 이야기와 캐릭터들의 나이브함이 거의 어린이용 소설 수준이랄까요. 넘나 격하게 나이브해서 사실은 이거 반어가 아닌가 싶을 정도.


 그런데 반어가 절대로 아닙니다. ㅋㅋㅋ 뭐랄까... 이게 '라이언 머피 것치곤 너무 순한데?' 정도가 아니라 제가 살면서 본 영상물들 중에 손꼽힐 정도로 순진무구 천진난만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좋은 곳이야... 모드라 보면서 계속 당황했네요. BGM으로 "우리~ 함께에~ 만들어가요! 아르음다우운 세싸아아아아앙~~~" 이런 노래를 깔아야 할 것 같은 기분이랄까요.



 - 그 외엔 대체로 라이언 머피의 제가 본 드라마들과 비슷합니다. 하고하자는 이야기는 건전한데 화면을 장식하는 풍경들과 주인공들이 처하는 상황들은 계속 필요 이상으로 야하고 자극적이구요. 쉴 새 없이 뭔가 사건이 벌어지고 도저히 헤어날 길이 없어 보이는 위기들이 연속해서 터지면서 연속 시청을 유도하는데 그 중 대부분이 맥없이 허탈하게 해결되구요. 캐릭터들은 일관성 없이 상황 따라 작가 편할 대로 오락가락 널뛰기를 하고 결말은 뭔가 '폭주'하는 느낌으로 과장되게 마무리되죠.


 어떻게 봐도 완성도 면에서 좋게 말해줄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건 아주 자신있게,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ㅋㅋㅋ



 - 장점을 찾아보자면 뭐가 있을까요...


 젊은 배우들의 비주얼이 참 좋습니다. 훈훈 예쁨의 파티. 일단 캐스팅이 적절해서 연기들도 나쁘지 않아 보이구요.

 나이든 배우들의 경우엔 역할에 잘 어울리게 캐스팅되어 보기도 좋고 연기도 잘 해요. 얄팍하기 그지 없는 설정과 전개에도 불구하고 몇몇 장면들은 나름 참 보기 좋았는데, 여기에는 배우들 힘이 컸던 것 같습니다.


 1940년대 헐리우드를 배경으로 하는 것치곤 화면빨이나 음악이 그렇게 호사스럽진 않은데... 뭐 제작비 때문이겠죠. 스케일 큰 장면은 일부러 피해가며 찍은 느낌이 들지만 대신에 참 반짝반짝 예쁘게들 꾸며놨습니다. 


 그리고 뭐 어쨌거나... 아주 보편적이고 타당한 가치에 대해 오해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직설적으로 외치는 이야기이죠. 그게 정도를 넘어서 오히려 유치하고 얄팍해 보이기도 합니다만...;



 - 그래서 제 결론은 대략 이렇습니다.


 솔직히 저는 그냥저냥 잘 봤습니다. 왜냐면 제가 원래 괴작 좋아하잖아요. 그리고 이 드라마는 분명 보기 드문 괴작입니다. 위에서 여러번 반복해서 얘기했듯이, 요즘 세상에 이렇게 건전한 주제를 이렇게 직설적으로 들이대는 이야기는 흔치 않거든요. 동시에 이렇게까지 개연성을 내다 던지면서 주인공들에게 행복(...)을 퍼주는 이야기도 흔치 않아요. 주인공들이 하도 운이 좋아서 보다 보면 넋이 빠져나가는 기분이 드는 이야기는 정말 보기 드물죠. 그 반대의 이야기는 되게 많습니다만. 암튼 막판엔 '도대체 어디까지 가나 보자'는 심정이었는데... 제가 졌습니다. 제 예상보다 훨씬 더 나가더라구요. '착한 막장'이라고나 할까요. ㅋㅋㅋ


 뭐 저는 그랬습니다만. 일단 잘 만든 이야기를 원하신다면 보지 마세요. 절대로 권하지 않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훈훈한 비주얼들의 남녀 배우들로 눈요기를 하고, 20세기 초중반 미쿡의 호사스런 버전 비주얼을 즐기고, 별다른 스트레스 없이 술술 넘어가는 이야기로 적당히 시간 때우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한 번 시도해보실만도 하겠지만. 어딘가엔 좀 더 고퀄의 대체제가 있겠죠.

 

 혹은... 현실적이고 암울하고 비관적인 이야기들에 질려서 그 반대편으로 극한의 체험을 하며 해독(?)을 하고픈 분이라면 한 번 시도해보실만도 합니다. 하지만 역시,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완성도는 기대하지 마세요. ㅋ




 + 사실 사마라 위빙 때문에 본 드라마인데 비중이 아주 작습니다. 시무룩...; 뭐 그래도 예쁘게 나오긴 하네요.


 대체 이름을 뭐라고 읽어야할지 모르겠는 David Corenswet이란 배우가 주인공인데, 라이언 머피의 전작이면서 같은 넷플릭스 드라마 '폴리티션'에서 주인공의 절친이자 회장 선거 라이벌 역할로 나왔던 분입니다. 그 때도 보면서 '아이고 어쩜 이렇게 수퍼맨처럼 생겼나'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드라마에서도 여전합니다. 그리고 극중에서 이 분 외모에 대한 아주 적절한 품평이 나오는데 "미국인처럼 생겼다" 입니다. 정말 그래요. 잘 생겼고 허우대 끝내주지만 뭔가 좀 어리숙하고 착해 보이는 역할이 잘 어울리네요.


 그리고 비중 있는 조연으로 미라 소비노, 퀸 라티파, 로브 라이너(!)가 나왔는데. 다 볼 때까지 못 알아봤어요. 이 분들 외모가 크게 변했다기 보단 제가 너무 오랜만에 봐서 전혀 연상을 못 했네요;



 ++ 계속 착함, 선한 의도... 같은 부분들을 강조했지만 그래봤자 라이언 머피 드라마답게 한계가 뚜렷합니다. 여성, 흑인, 동양인, 동성애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이자 소수자들의 설움과 반격(?)을 다루는 이야기인데 정말 메인 롤은 건장하게 잘 생긴 이성애자 백인 남성이거든요. 그리고 이 양반은 시작부터 끝까지 그냥 억세게 운이 좋은 거 말곤 딱히 고생하는 것도 없어요. 하지만 어쨌거나 메인 롤이라서 이야기의 비중을 대부분 잡아 먹어 버리고, 정작 작품의 주제를 보여줘야할 여성, 흑인, 동양인, 동성애자들의 비중은 뒤로 밀립니다.


 그리고 또 뭐랄까. 주인공들이 너무 운이 좋아서 이 분들의 '선량한 의지'가 그렇게 부각이 되질 않아요. 게다가 주인공 녀석은 생각 하면 할 수록 '선량한' 것도 아닌 것 같단 말이죠. 그냥 넘나 어벙해서 남에게 해를 끼칠 생각도 못 할 인간 같다고나 할까... 



 +++ 헐리우드의 역사적 순간을 다루는 드라마답게 실존 인물들이 많이 튀어나오죠. 대부분은 그냥 재미 거리로 짧게 나오고 흘러가지만 그 중 전설의 레전드급 한 명은 주인공 중 한 명이에요. 근데... 역시나 다른 사람들 소감들을 찾아보니 이 분 캐스팅에 대한 불만이 많군요. ㅋㅋㅋ 뭐 그 역을 맡은 배우의 외모 자체에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만. 워낙 레전드님이셔서 그런 반응도 어쩔 수가 없겠다 싶네요.



 ++++ 글에서 '쓸 데 없이 선정적이고 야하다'는 말을 반복했는데. 일단 구체적인 폭력 장면이 심하게 나오는 건 전혀 없습니다. 베드씬은 자주 나오지만 신체 노출은... 남자들만 잔뜩 나옵니다. 것도 아주 강려크한 수준(...)으로 계속 나와요. 그러고보면 라이언 머피 드라마들이 대체로 좀 그랬던 것 같네요. 이것도 최근의 넷플릭스식 트렌드 같은 걸까요. 신체 노출을 남자 캐릭터들에게 몰빵하는 것 말이죠.



 +++++ 이제 '헐리우드'라고 적으면 옛날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네요. 이 드라마 제목도 그렇고 뭐 어딜 봐도 다 '할리우드'라고 적네요. 음. 말 꺼낸 김에 덧붙이자면 이 드라마의 원제는 그냥 '할리우드'입니다. 한국에서 '오'를 덧붙인 건데, 이걸 붙인 게 차라리 나은 것 같아요. 드라마 분위기와도 어울리고, 뭣보다 그냥 '할리우드'는 검색이 너무 불편해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380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10516
114112 [KBS1 독립영화관] 애월 [4] underground 2020.09.12 224
114111 인도 영화는 담배 그림자만 보여도 [1] 가끔영화 2020.09.11 327
114110 바르토메우 안 나간다 [2] daviddain 2020.09.11 242
114109 아무 사진들 - 이자벨 아자니, 소피 마르소, 스머프...... [1] 스누피커피 2020.09.11 418
114108 추호 김종인 선생도 태극귀 세력은 아까운가 보네요. [5] 가라 2020.09.11 811
114107 ZOOM 이용후기 [1] 예상수 2020.09.11 524
114106 다이너마이트 노래 너무 좋네요.. [4] 초코밀크 2020.09.11 613
114105 오늘의 일기...(일상, 떡볶이) 안유미 2020.09.11 253
114104 Diana Rigg 1938-2020 R.I.P. [5] 조성용 2020.09.10 240
114103 그림을 판매합니다 [6] 딸기케익 2020.09.10 762
114102 [듀게인] 지인의 공황장애 [11] 쏘맥 2020.09.10 912
114101 미국의 가장 부자 구단주들 daviddain 2020.09.10 327
114100 인터넷에서 알게 된 사이 [1] 예상수 2020.09.10 393
114099 요즘 군 병원은 좋아졌나요? (ft. 조선일보) [5] 가라 2020.09.10 685
114098 잡지 보물섬에서 뜯어낸 페이지들 (스압) [4] 스누피커피 2020.09.10 372
114097 [게임바낭] 드디어 마소가 차세대기 가격 등등 출시 디테일을 공개했습니다 [8] 로이배티 2020.09.10 476
114096 듄 예고편 [3] 예상수 2020.09.10 498
114095 히트맨 영업 reasonable 2020.09.10 318
114094 3만여명 보수집회 신고...개천절과 한글날 [7] 가을+방학 2020.09.09 875
114093 국격이라고요? [10] 여름 2020.09.09 82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