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저튼 감상기

2021.01.10 00:28

Tuesday 조회 수:951

(자극적인) 프라임타임 소프 오페라(그레이 아나토미, 스캔들, 범죄의 죄구성 등등)의 부흥을 이끌었던, 숀다 라임즈가 ABC를 떠나 넷플릭스와 계약한 뒤.....

갑자기 지난 달에 브리저튼이라는 쇼의 예고편이 올라왔고, 크리스마스에(무슨 의도죠???) 본편이 올라와서 바로 보았습니다.


전체적인 감상은 '가십걸+제인 오스틴 소설' 입니다.

제인 오스틴 소설을 좋아한다면 더 재밌게 보실 수 있고, 일부 지나치게 구시대적인 설정도 배경 생각하면 넘길 수 있습니다.

그 와중에도 당대의 여성들이 가지고 있던 불평등한 사회상이나 거기에 반기를 들고 싶어하는 캐릭터도 나오고는 있으니...


조지3세 말년 시기의 런던, 사교 시즌이 되어, 자그마치 8남매를 거느린 브리저튼 가문은 장녀 다프네의 사교계 데뷔를 앞두고 분주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정작 다프네의 그 빛나는 외모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요상한 소문으로 인해 상황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게 되죠.

결국엔 어쩔 수 없이 남자로서 관심은 없어도 무도회에서 만나 죽은 잘맞던 공작이자 난봉꾼인 헤이스팅스와 계약연애를 하게 되고, 인기를 좀 얻나 싶더니....

생각지도 못한 인연을 얻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딱 줄거리가 이렇습니다. 결말도 예상되고 대충 어떻게 이어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시죠?


원작은 자그마치 8남매가 스스로가 주인공인 각각의 책 1권을 가지고 있기에 아마 원작처럼 이 쇼도 그렇게 갈 거 같아요. 

앞서 말했던 그 소문에 관해서 레이디 휘슬다운이라는 흥미로운 캐릭터(이 캐릭터가 바로 가십걸입니다.)가 나옵니다만, 시즌 1이다 보니 특별히 주어지는 건 없어요.


저는 그래도 다프네보다 둘째딸 엘로이즈가 맘에 들었고, 아들도 첫째 안소니보다 둘째 바론이.. 더.. 인간적으로 느껴졌어요.

지금 시대에 보면 그 둘이 더 안타까워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어요. 오만과 편견을 읽을 때 늘 안타까웠던 캐릭터가 마지막가서는 그냥 방치되는 메리였는데,

이 엘로이즈가 딱 메리와 엘리자베스가 조금씩 섞여 있는 느낌이라 좀 더 마음이 갔습니다.ㅋㅋㅋ

다프네는 딱 제인과 엘리자베스의 좋은 점들만 섞여있는 캐릭터라서 아 주인공이겠구나... 이 정도였네요.


원작을 읽어보지 않아서 원작의 느낌은 모릅니다. 현재 마지막권을 제외하고는 한국에 다 출간이 되어있다고는 해요.

원작이 로맨스물이니 가장 중요한 게 로맨스라서 당대의 시대적 배경을 다 다룰 필요가 없으니 극의 세계관은 매우 좁아서, 사실 시대극이라는 소개는 의미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캐스팅부터 많은 변화를 가한 쇼인데요. 일단 인종 구성이 다양합니다. 다양한 인종의 상류층들이 존재해요. 철저한 고증을 따르는 시대극이 아니기에 할 수 있는 바람직한 모험이죠.

이 작품에서 귀족은 인종에서도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가문에서만 나오는 걸로 추측되는데, 공작가인 주인공 남주부터 흑인입니다.

특히 당시 조지 3세의 왕비였던 샬롯 왕비는 실제로 흑인의 혼혈이었다는 이야기가 역사 연구 쪽에서 많이 나왔다던데, 그런 걸 생각하면 재밌습니다.

마룬 5나 빌리 아일리시, 테일러 스위프트의 히트곡이 당시 시대에 맞게 편곡되어 중요 장면마다 삽입되어 있는 것을 듣는 것도 의외의 재미였구요.

참고로 할리퀸 로맨스물 답게 수위가 좀 있는 편이라, 가족들과 보시다가는 좀 놀라실 수도 있겠어요. 


해외 웹진에서는 가십걸이 다운튼 애비를 만났다고 적었던데, 저는 생각이 좀 달라요. 일단 이 쇼에는 시대 설정이나 세계관이 그 정도로 촘촘하지도 않거니와...

계급적인 측면에서 무겁게 다뤄지는 부분이 거의 없어요. 평민들(?)의 비중이 별로 높지도 않고요. 물론 시즌 1이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장르 자체가 어쩔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들만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는 제인 오스틴 소설, 정확히는 오만과 편견 스타일에 더 가까운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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