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거울을 깼습니다...

2010.07.09 13:58

주근깨 조회 수:4382

늦은밤  좋아하는 상대에게 아리송한 전화를 받았어요.

상대도 제 의중을 떠보는것 같았어요..비겁하게 대답했어요.상대도 실망한건지 기분이 나빠진건지 짜게 식으며 전화를 끊었어요..

그 친구도 내게 마음이 좀 있었구나.를 직감하는 동시에 뭔가 중요한 타이밍에 일을 그르친것 같아서 마음이 뒤숭숭한 상황이었지요. 

 

거실과 식당을 공유하고서 방만 빌려 쓰는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제 방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고정되있지 않고 약간 불안하게 벽에 기대놓은 전신거울이 있었어요.

매번 좀 위태로웠는데 방금 부주의하게 거울주변에 얼짱대다가 거울을 바닥으로 톡 떨어뜨렸습니다.

그냥 몽룡한 상태에서 일을 저질렀어요.

와장창.파편이 튀기진 않았지만 가운데에서부터 완전히 조각조각 깨져버렸어요.파편들은 대부분 나무틀에 붙어있는 상태..

주인이 소리를 듣고 올라와서 보고는 괜찮다고.아침에 자기가 치우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반응해야할지를 모르겠더군요.

 

같이 사는 여자애는 나와서 쾌재의 팔짱을 끼더니 거울이,그것도 전신거울이 깨진건 집안 전체적으로 불운을 가져온다.고 의미심장하게 내뱉네요...

일단 깨진거울을 보면 안된다고 제게 경고를 하면서 천으로 깨진거울을 덮어두었어요..

전 행여 조각이 떨어졌을까봐 바닥을 쓸었습니다.

 

아....뭔가 기분이 나빠요..

전 다음주에 이집을 나가는데..이제 한국으로 돌아가서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하는데 이게 뭔가 전조일까요..

기분나쁠 주인집에게도 너무 죄송하네요.. 

 

별일 아니야.그냥 거울이 깨진것뿐이야.

그렇죠?

뒤숭숭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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