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오븐 치킨을 안 좋아하고 특히 굽네 치킨을 안 좋아합니다. 오븐 치킨 원조인 건 알겠는데 그동안 시켜먹어본 바로 늘 뭔가 애매하더라구요.

애매하게 푸석한 느낌에 애매하게 부분부분 질긴 느낌에 기본 간도 제 입맛에 안 맞고. 그래서 안 시켜먹던 브랜드였는데.

작년쯤에 주변 사람들이 '고추 바사삭'을 맹렬히 추천하길래 한 번 호기심에 먹어봤어요. 오. 근데 이게 저는 물론 식구들 입맛에 딱 맞아 버린 것...

이름대로 맵긴 한데 매운 거 잘 못 먹는 저 같은 사람도 먹을만하게, 그냥 딱 느끼함을 대략 잡아줄 정도로만 맵구요.

순살로 시킬 경우 값은 더 비싸지지만 순 다릿살만 갖고 만들어서 퍽퍽살을 싫어하는 저에겐 아주 고마운 아이템입니다.

의외로 100% 다릿살만 쓰는 순살 치킨이 거의 없어요. 대부분 가슴살로 만들거나 섞어 쓰죠. 제가 확실하게 아는 건 비비큐 순살크래커랑 이것 뿐.



암튼 그래서 이걸 종종 시켜먹었는데, 다 좋은데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일단 비싼 것에 비해 양이 좀 부실한 느낌이었구요.

또 순살이라 그런지 양념 반죽이 덜 묻은 부분을 통해 육즙... 을 빙자한 기름이 흘러나와서 '바사삭'이란 이름이 부끄럽게도 1/3 정도는 눅눅했거든요.

마치 손으로 찢어 놓은 것처럼 좀 보기 싫은 모양을 하고 있는 조각들도 많았구요.

하지만 어쨌든 맛은 있으니까 계속 시켜 먹었죠. 그런데...



어느 날, 매번 시키던 집에서 가장 가까운 매장이 전화를 안 받아서 다른 데에다 시켜봤더니만,

양이 많아요!!!

양념 반죽이 골고루 다 묻어 있어서 기름 흘러나온 것도 없고 눅눅한 것도 없이 정말로 바사삭해요!!!

모양새 보기 싫은 거 없이 다 동글동글 예쁘게 구워져 있어요!!!


그래서 생각했죠.

아, 그동안 내가 시켜먹었던 데가 되게 장사 대충 하는 데였구나. 이젠 이번 매장에만 시켜야지...


그러고 한동안 잘 먹고 살았는데.


어느 날 새로 발굴한 매장이 또 연락이 안 돼서 어쩌나... 하다가, 차마 예전의 그 무성의한 곳으로 또 시키길 싫어서 아예 새로운 매장으로 시켜봤죠.

음. 근데 처음의 그 무성의 매장과 똑같은 퀄리티의 물건이 옵니다?? 전 제가 실수로 예전 거기에 다시 시킨 줄 알고 확인해봤는데 아니에요. 근데 왜? =ㅅ=


이후는 간단히 요약해서,

결국 집 주변에서 배달되는 네 군데의 굽네 매장에서 다 주문을 해봤는데 한 군데만 빼곤 다 비슷비슷하게 구린 퀄리티로 와요.

그냥 좀 더 잘 구워지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라


1. 양이 차이남.

2. 들어 있는 조각의 모양 자체가 다름. (잘 된 곳은 약간 동글동글, 다른 곳들은 상대적으로 좀 넙적하고 끝이 찢어진 느낌)

3. 2번의 영향으로 한 곳은 눅눅함 없이 잘 먹을 수 있는데 나머지는 기름이 흘러서 눅눅하고 식어서 1/3 정도는 먹기 싫은 꼴.


이렇게 확연하게 다르거든요.



여기에서 저의 의문은 이겁니다.

네 곳의 매장에서 시켰는데 한 군데만 상태가 안 좋다... 라고 하면 그곳만 비양심적으로 장사하는 데라고 생각하면 되겠는데,

네 군데 중에서 한 군데만 멀쩡하니 이게 이해가 안 가는 거죠.

명색이 프랜차이즈이니 레시피나 재료도 다 본사에서 똑같이 공급할 거잖아요?

그런데 네 업소 중에 세 군데가 약속한 듯이 구린 퀄리티로 장사를 하는데 한 군데만 멀쩡하게 판다는 게 괴상하잖아요.


이 동네 굽네 치킨집들끼리 무슨 어둠의 카르텔이라도 형성하고 있는 걸까요.

다 같이 재료 아껴서 장사하고 일치단결하여 우리가 야바위친다는 걸 모르게 하자... 라고 약속했는데 눈치 없는 뉴비가 나타나서 카르텔을 파괴하고 있다든가. =ㅅ=;;

가끔 주문하려고 보면 양심적으로 장사하는 가게가 유난히 정기 휴무도 아닌 날에 문 닫고 장사 안 하는 날이 많던데 혹시 카르텔의 위협... (쿨럭;;)



핵뻘글 죄송합니다. ㅋㅋㅋ


하지만 고추바사삭은 맛있어요.

그리고 반드시 순살이어야 합니다. 기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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