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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감독 : 마크 허먼    주연 : 에이사 버터필드, 데이빗 튤리스, 베라 파미가, 잭 스캔론

2차대전 시절, 베를린에 살던 부르노는 SS친위대 장교인 아버지 랄프의 전출로 이사를 가게 됩니다. 
랄프는 폴란드의 유대인 수용소장으로 빌령이 났고, 가족은 수용소 근처의 군부대 관사로 이사합니다.
브루노는 창밖 멀리 보이는 농장에 파자마를 입은 사람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고 새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 기대하지만, 어른들은 농장에 가까이 가지 말라고 합니다.
학교도 다닐 수 없고, 가정교사의 딱딱한 나치식 교육은 재미가 없고, 유일한 또래인 누나 그레텔은 젊은 독일군인에 설레는 중이고, 엄마 엘자를 도와 부엌에서 감자를 까는 줄무늬 파자마 차림의 할아버지는 의사였다고 하고...
혼자 놀던 브루노는 호기심에 뒷문으로 이어진 뒷동산으로 가고, 그 넘어에 있는 수용소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철조망 안에 있는 또래소년 슈무엘을 만납니다.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나누며 두 사람은 친구가 되고, 브루노는 어른들의 눈을 피해 슈무엘을 만나러 다닙니다. 두 사람은 간식도 나눠먹고 게임도 같이 하며 친분을 쌓아 갑니다.
집에서 벌어진 파티의 시중을 위해 동원된 슈무엘을 만난 브루노는 반가워하며 케익을 나눠 먹는데, 독일군인에 들켜 추궁당하자 겁을 먹은 브루노는 슈무엘이 훔쳤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슈무엘은 이 일로 구타를 당하지만, 브루노의 사과를 받아주고 여전히 친구로 지냅니다.
수용소의 진실을 알게 된 엄마 엘자는 경악하여 랄프에게 항의하고, 나치를 혐오하던 할머니의 장례식에서 나치식 의례를 갖추는 랄프를 보며 절망합니다.
엘자가 비탄에 빠지자 랄프는 아내와 아이들을 독일로 이사시키기로 결정하고, 갑작스런 이사 결정에 브루노는 슈무엘에게 작별인사를 하러 갑니다.
슈무엘은 일하러 간 아버지가 돌아오지 않는다며 걱정하고, 브루노는 자기가 철조망 안으로 들어가 아버지 찾는 걸 도와주겠다며 다음 날 만나기로 합니다.
다음 날 이삿짐을 싣는 중에 브루노는 삽을 가지고 슈무엘을 찾아와, 철조망 아래 땅을 파고 들어가 슈무엘이 준비해 온 줄무늬 파자마를 입고 수용소 안에서 슈무엘의 아빠를 찾아 다닙니다.
그러다가 갑작스런 호출로 끌려가는 수용자들 행렬에 휩쓸리게 되고, 수용자들과 함께 샤워실로 들어가게 됩니다.
사라진 브루노를 찾던 가족들은 그의 흔적을 좇아 수용소로 들어갔음을 알게 되고, 랄프는 서둘러 가스실을 중단시키려 하지만 이미 작업이 끝난 후입니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절규하는 가족들의 모습과 가스실 앞에 남겨진 줄무늬 파자마들을 보여주며 영화가 끝납니다.


[쉰들러 리스트]의 아동문학판.
끔찍한 장면이 하나도 없는 끔찍한 영화.
천진난만한 브루노의 행동 하나하나마다 가슴이 철렁합니다.
[휴고], [엔더스 게임],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이 집], [스페이스 비트윈 어스], [오티스의 비밀상담소]로 쭉쭉 커가는 에이사 버터필드의 8살 시절 순진무구한 눈망울이 또랑또랑합니다. 

가슴 아픈 엔딩에 충격받은 마음을 추스리고 영화평을 찾아보다 발견한 감독의 이야기는 더욱 더 큰 충격을 남겼습니다.
"관객들은 브르노의 죽음은 안타까워 하지만, 유태인들의 죽음은 관심 밖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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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머테리 정션]

감독 : 리키 저베이스, 스티븐 머천트   주연 : 크리스찬 쿡, 톰 휴즈, 잭 둘란, 펠리시티 존스, 레이프 파인즈, 매튜 구드, 에밀리 왓슨

73년 영국의 작은 마을 세머테리 정션에 살고 있는 프레디, 브루스, 스노크 세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고등학교 졸업하면 공장에서 일하는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은 프레디는 보험회사에 취직합니다.
정장을 빼 입고 가죽가방을 챙겨든 그에게 친구들은 '호모같다'는 야유를 하지만, 지점장과 사수를 본받아 이 바닥에서 성공하기로 다짐합니다.
프레디는 지점장의 딸이자 사수의 약혼녀인 친구 졸리와 재회하는데, 그녀는 사진작가를 꿈꾸지만 아무도 그녀의 꿈을 진지하게 들어주지 않습니다.
공장에서 일하는 브루스는 집을 떠난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그 때 그 남자를 줘패서라도 어머니를 잡지 않은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길거리 주먹다짐으로 해소합니다.
멋진 여자들과 연애를 꿈꾸는 스노크는 제 멋대로의 행동과 썰렁한 유머감각으로 비웃음거리가 되기 일쑤입니다.
프레디는 사람들의 불안함을 부추겨 휴가여행을 포기하게 하고 보험에 가입시키는 사수를 보며 보험영업에 회의를 느낍니다.
그리고 그렇게 보험에 가입했던 남편이 갑자기 사고로 사망하고, 부인이 '여행을 갈 걸 그랬다'는 후회를 하는 것을 보고 자괴감에 빠집니다.
아내와 딸을 무시하며 권위의식과 권모술수에 가득한 지점장의 모습도 동경할 만한 롤모델은 아닙니다.
보험회사의 파티에 참석한 세 친구는 불편한 자리에 간신히 적응하려는 순간 스노크의 실수로 분위기가 썰렁해지고, 파티장에서 내쫓기듯 빠져나옵니다.
세 친구는 마을을 떠나기로 의기투합하고, 내일 짐을 싸서 기차역에 모이기로 합니다. 
프레디는 졸리를 찾아가 여행계획을 말하며 함께 가자고 제안합니다. 어머니가 차를 준비해줘도 고마워하지도 않는 이런 집안을 떠나 꿈을 잡으러 가자고 합니다.
그들의 대화를 들은 졸리의 엄마는 '1964년에 마지막으로 남편에게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브루스는 클럽에서 함께 춤추는 흑인여자를 조롱하는 남자들과 주먹다짐을 하고 또 다시 유치장에 들어가고, 아버지의 친구인 경찰에게 진실을 듣게 됩니다.
어머니는 바람나서 브루스를 버리고 떠났고, 아버지는 브루스를 지켜야 했기에 위해 무슨 일이라도 저지를까봐 참았던 거라고.
유치장을 나온 브루스는 집에 돌아와 소원했던 아버지에게 맥주 한 병을 내밀고, 두 사람은 말 없이 함께 맥주를 마십니다.
스노크는 그에게 호감을 표하던 동네아가씨가 남들이 비웃던 자신의 사고방식을 잘 이해하고 공감하는 걸 알고 사랑에 빠지고, 마을을 떠나지 않기로 합니다.
브루스도 떠나지 않겠다는 전화에 기차에서 내린 프레디는 캐리어를 들고 역으로 달려오는 졸리를 만나고, 두사람은 함께 기차에 뛰어올라 꿈을 잡으러 떠납니다.


쇄락해 가던 시절의 영국 젊은이들을 향한 청춘 예찬.
[오피스]의 리키 저베이스, 스티브 머천트가 감독한 영화는 [트레인 스포팅], [빌리 엘리어트], [풀 몬티] 같은 영화들이 떠오릅니다.
암울한 현실과 더 나은 내일을 향한 꿈, 그리고 그 꿈을 향해 내딛는 한 걸음에 보내는 응원.
비록 내일이 오늘보다 썩 나을 거라는 장밋빛 기대는 없더라도, 비록 꿈을 찾아 떠나지 않고 현실에서 소중한 가치를 찾고 안주하더라도, 모두에게 따뜻한 격려를 보내고 싶어집니다.


두 영화 모두 8/31 넷플릭스 종영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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